"노무현 정권은 망했다. 망해도 아주 더럽게 망했다."

노무현 정권 탄생에 일조한 서프라이즈의 대표 논객 공희준이 노무현 정권에 대고 '아주 더럽게 망했다'며 악담에 가까운 막말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것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진실이다"고 단언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한 노사모 대표 노혜경의 사려깊지 못한 글이 빌미가 되어 '내뱉고' 있는 말이다. 노혜경의 발언은 확실히 어줍잖았다. 자신의 수준이 '세숫대얏물'의 깊이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세상을 향해 그대로 드러낸 부박한 발언이었다. '촘스키' 어쩌고 하는 데 이르러서는 그 당돌하고 아동티한 '키치'에 웃음이 일 정도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희준의 막말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까?

"노사모 대표 노혜경씨가 또 앞뒤 가리지 않고 입을 놀린 모양"이라는 등의 어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한때 충실한 '노빠'이기를 마다하지 않던 공희준이 지금 이 시점에서 노무현 정권에 대해 이렇게 막말을 해도 되는 것인가? 공희준은 아마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노빠진영과 진작에 결별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직도 저들과 뒤섞여 있었으면 무슨 사단이 벌어졌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싸가지 없고 무능한 거야 충분히 눈치챘지만 저토록 인성마저 피폐했을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공희준의 생각을 집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르자면, 공희준 자신은 '진작 노빠진영과 결별'을 했으니 이제는 막말을 해도 무방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자신은 이미 빠져나왔으니 '노빠진영'과 공희준은 무관한 것인가?

역시 서프라이즈의 대표 논객인 김동렬이 며칠 전 서울대 총학의 한총련 탈퇴 선언과 관련하여 서프라이즈에 글을 하나 올렸다. 서울대 총학의 행동을 비판하는 그 글의 요지는 '한총련 탈퇴 선언은 도망자의 논리'라는 것이다.

나는 김동렬의 이같은 주장에 공감한다. "노무현 정권이 망했다"는 언설의 타당성 여부나, "그때는 미처 몰랐다"는 변명의 정당성 여부에 앞서 '나는 이미 빠져나왔으니 무관하다'는 공희준식 논리에 내가 쉬이 동의를 보낼 수 없는 이유다.

나아가, 공희준의 발언은 이같은 '책임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혹은 세상에 대한 '예의'라는 면에서도 노혜경의 그것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공희준은 말한다. "악플 달러 오는 잔존노빠들과 영남유빠들께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도대체 '잔존노빠'는 무엇이고 '영남유빠'는 또 무엇이라는 말인가? 공희준의 인식틀에서는 유시민을 지지하면 모두가 다 '영남인'인가?


"한번 배씬 쌔린 넘은 두번도 쉽게 배신한다."  
"아는 넘이 더 무섭다."
- 인터넷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내 글쓰기의 바탕에 깔려 있는 (고정된) 인식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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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철새 논객

    Tracked from ▒ 하민혁의 통신보안 2006/05/22 18:52 Löschung

    철새 정치인만 있는 게 아니다. 철새 논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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