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흐름'이라는 노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말 속에 뼈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어떤 분이 한마디를 남겼다.

"노심을 간파할 필요와 이유 조차도 없다. 5.31은 바로 국민의 직접적인 제2 의 탄핵이라는 사실이기에....사퇴해야 한다. 그래야, 더이상 3류국가 전락을 막는 길이다." 고.

공감한다. 노대통령의 의도를 읽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무의미하다. 언제라고 앞뒤 재어가면서 말씀하시는 분이 아닌 까닭이다. 예컨대, 며칠 전 선거 패배와 고나련한 노통의 발언을 두고,

"왜 '민심'이 아니고 '민심의 흐름'인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덧없는 짓이다.

"그게 문제인가? 그럼 그냥 '민심'으로 가지 뭐~!"

노통의 이 한마디면 세상에 하릴없는 뻘짓이 되고 만다. 발언의 배경을 요모조모로 따지고들던 사람만 바보 되고 만다. 구경꾼 또한 허탈해지기 십상이다.

대통령이 설마 그만큼이나 아무 생각없는 발언을 했겠느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누구나가 '설마?' 하는 그 일이 노통에게는 일상이다. 그게 바로 노통을 대통령까지 오르게 한 힘이다. 언론의 표현을 빌자면, 노통의 장기인 이른바 '역발상'이다.

노통은 일반인이 가진 기본적인 상식과 거기에 바탕한 예상을 철저히 뒤집는다. 노통은 이 장기 하나로 대통령까지 먹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그리고 이회창 이인제 등은 노통의 이같은 장기 앞에 무참하게 허를 찔리고 무너져내렸다.

이같은 노통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대북송금 특검 건이었다.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통의 대응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정치인과 비평가들은 특검 수용과 특검 반대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들어가면서, 어떤 경우를 선택하건 노통은 이제 끝났다고 보았다.

나는 이 모든 분석들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통이 특검을 수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논의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도 없어보였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그야말로 "노통 맘대로"일 터였다. 그리고 어떤 걸로 결정나건, 그것으로 타격을 받을 사람은 노통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도 노통은 그들만큼 그렇게 심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통에게 당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노통의 발언 하나 행동 하나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노통의 발언과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앞으로 나올 발언과 행동을 예측하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노통 앞에서는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다. 노통은 그들이 가진 분석틀로는 결코 잴 수가 없는 사람이다. 노통을 백날 분석해봐야 그 결과는 늘 허탈감일 수밖에 없다.

위에서 "노심을 간파할 필요와 이유가 없다"고 말한 분의 발언에 내가 공감을 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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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대통령 曰 "선거에서 졌다고..."

    Tracked from [시사랑]예정된 이별 2006/06/03 22:35 Löschung

    지방선거이후에 침울한 우리당의 분위기를 달래기라도 하듯 노대통령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정동영의장과 더불어 김근태 최고위원등 중진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분위기에서 노대통령의 발?

  2. 5.31 참패, 차라리 잘된 일

    Tracked from 연우의 창 2006/06/04 02:15 Löschung

    이번 5.31 지방선거의 결과를 보며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깨질 때는 어중간한 것 보다는 참혹할 정도로 깨지는 편이 낫지요. 바닥을 쳤을 때 다시 박차고 오를 수 있는 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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