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행하는 퀴즈 하나.

<질문> 조선일보의 가장 열렬한 독자는 누구인가?

기사의 토씨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며, 기사 행간의 의미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읽는 조선일보의 열혈 독자는 과연 누구일까?

맞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다. 정답은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오늘> 기자들이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진실은 자주 시중의 우스갯소리로부터 그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다.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오늘>의 조선일보 관련 기사에서 드러나는 것은 언제나 그 정치적 기동이다. 조선일보의 열렬한 독자이기는 하되, 그들이 열혈 독자로 활동(?!)하는 목적과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트집을 잡기 위해서'다. 참으로 얼척없고 웃기잡는 일이다.

게다가 이는 무용하기까지 한 일이다.

"오늘 한번 시험해보라. 신문이나 책을 펼쳐들고 거기 나오는 어떤 글이든지를 선택한 다음, 오로지 시비꺼리를 찾을 목적으로 그 글을 살펴보라. 아마 시비꺼리들이 부지기수로 눈에 들어올 것이다."

지난 1998년 언론비평웹진을 내면서 썼던 글이다. 내 눈에 '불순한 목적'이라는 들보를 박고서 다른 이의 눈에 든 티끌을 찾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그렇게 해서 얻는 게 무엇이며, 얻는 게 있다고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겨레와 조선일보는 지금 '데칼코마니'의 양편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거울을 보고 짖어대는 격이랄까."

얼마 전 한겨레신문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에 방문객이 달아둔 댓글이다. 동의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데칼코마니'는 양편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었을 때 데칼코마니다.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과연 이같은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한겨레나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이 조선일보와 균형을 이룬다고 믿을 사람은 없다. 전자는 우선 역량에서 미달이다. 그렇다면 언론 본연의 자세에 충실한 선명성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또한 제눈에 '들보'를 박고 있는 모습에서 보듯 미달이다. 오죽하면 조선일보가 '비판언론'임을 자임하고 나섰겠는가?

결국 '개마이'나 '한걸레'나 '미달이오늘'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조선일보의 열혈독자가 되어 열심히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것, 남보다 먼저 조선일보를 읽고, 남보다 1초라도 먼저 티끌을 찾아내는 것, 그리하여 그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 그 뿐이다.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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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마이뉴스의 식상한 게임 문법 ?!

    Tracked from 사발통문 2006/07/24 01:06 Löschung

    전여옥 파문과 오마이 낚시 "흥분하는 네티즌, 쌩뚱맞은 기사에 놀아난 꼴" 출처 : 오마이뉴스 2005-06-03 18:42 /* 다른 건 하는 짓이 둘 다 '도진개진'이니 접어둔다 하더라도.. 다음 대목?

  2. 대중 vs 시민, 블로그 민주주의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6/09/30 12:44 Löschung

    &nbsp;all my love, Led Zeppelin (노래 엄청 좋네요. ^^;;) &nbsp; #. 요즘 자의반 타의반으로 너무 쉬었네요. ^^; 오랜만에 등록합니다. 고맙습니다. &nbsp; ▲ [목구멍 깊숙이] 포스터 ; 약...

  3. 민노씨는 왜 필넷에 올인하나? [2차 추고]

    Tracked from 민노씨 2006/09/30 12:46 Löschung

    #. 흘러간 유행가님의 답글(\"민노씨는 왜 필넷에 글을 쓰나요?\")도 있고 해서, 생각난 김에 등록합니다.&nbsp;아래 글은&nbsp;특히 은물결님의 애정어린 조언에 대한 \'방명록에서의 문의와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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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민노씨 2006/09/29 16:2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렇다면 하민혁님의 지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진영을 넘어선 무정부주의적 지향을 갖고 계신지요?
    소위 '진보진영'의 게으름과 아마추어정신과 오만한 권위의식, 도덕적 우월감..
    저도 굉장히 싫어합니다만..
    이런 식의 대안적 비전 없는 소모적인 '비아냥' 역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몹시 유감스런 포스팅이네요.

    ㅡ.ㅡ;;

    • 하민혁 2006/09/29 21:17  편집/삭제  댓글 주소

      먼 친척 중에 무정부주의자가 있기는 한데요. 저는 그런 축(?)에능 안 낍니다. 오히려 변혁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는 적극적 참여론자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대안적 비전없는 소모적 비아냥'이라는 민노씨의 평가에는 결코 동의할 수가 없네요. 나는 언제나 싸움의 최전선에 있어 왔으니 말이지요.

      차이는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법론에서입니다. 나는 이른바 수구 기득권 층의 '권력'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지만, 소위 '진보연'하는 아해들의 견고한 '유아론적 사고'와 이로부터 비롯되는 '기생적' 접근방식에서는 '구토'까지를 느낍니다.

      위의 포스팅이 언론에 관한 것이니 언론과 관련해서만 말한다면, 수구 언론이 그렇게 못 마땅하다면 더 나은 언론을 만들면 되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그럼에도 이런 노력은 도외시한 채 늘상 '기생'하는 짓으로 밥벌이를 하려 듭니다. 기득권 층에 비해 하나 나을 게 없는 행태입니다. 기득권에 빌붙어 제 밥그릇을 챙기려 드는 이같은 행태는 전형적인 '기생의식'에서 비롯됩니다. 한마디로 '기생층들'이라 할 수 있지요.

      이같은 기생층은 누가 뭐래도 혐오집단입니다. 대중은 멍청하지 않습니다. 혐오집단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동의하지는 않지요.

  4. 민노씨 2006/09/30 12:4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말씀 잘 들었습니다.

    1. 제 논평은 민혁님의 활동 전반, 혹은 민혁님의 글 전부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 논평의 대상은 이 짧은 글에 한정됩니다. 이 글에 한정해서 말씀 올리자면, 저로선 '비아냥'이 맞다고 판단합니다. 그 비아냥은 조선일보라는 그 악랄한 기만의 공장에, 결과적으로, 동조하는 비아냥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조선일보와 '현실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한겨레는 부족하지만, 필요한 존재이고, 그 위대한 상징성의 크기를 쉽게 포기하기 힘든 매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2. 방법론의 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긍하게 됩니다. 그 판단표준이나 판단의 정도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방법론의 차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로선 유감스럽게도 '대중'은 결코 민혁님의 기대만큼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대중은 기회주의적이고, 자신의 '생계'에 목숨걸 수 밖에 없는 잔인한 현실적 압박과 조선일보라는 기만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그 의식마비기제들에 익숙해진 독자들입니다.

    한겨레는 그 실질이 아직도 그 영향력의 차원에서는 '마이너'를 벗어나고 있지 못합니다. 민혁님의 불만과 염려에 대해선 깊이 공감합니다만, 현실의 차원에서 조선일보라는 저 거대한 악에 대항하기 위해선 다소간 비교형량하여, 기회주의적이 아닌, 전략적인 차원에서의 '비판적 지지'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의견교환과 관용에 바탕한 비판, 그리고 진지한 대화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

    p.s.
    글 한 두개 트랙백 쏩니다.

    • 이규영 블로그로부터 온 세 번째 돌 2006/11/02 02:5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저는 그 "대중"의 일원이지만 제 태도나 속성을 "기회주의적"으로 단정지은 근거를 님의 댓글에서 발견할 수가 없군요.

      조선일보 보는 이유가 "잔인한 현실적 압박" 때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봅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꽤 불편한 구석-노골적인 당파성-을 그런대로 견디어내고 나면 제법 쏠쏠한 정보와 재미를 얻는다고나 할까.. 아, 이게 뭔 대수냐구요? 제겐, 대숩니다. 저는 한겨레나 오마이뉴스로부터 제가 기대하는 정보나 재미를 거의 얻지 못했으며 여전히 그러합니다.

      그리고,, '대중'에 대한 민노씨 님의 규정으로부터 제가 느끼게 되는 '진보진영'의 "아마추어 정신과 오만한 권위의식, 도덕적 우월감"이 한겨레 부류가 여전히 "마이너리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 (동시에 '결정적인')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5. 이규영 블로그로부터 온 세 번째 돌 2006/11/02 03:0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무정부주의적 지향"은 "진영을 넘어선" 것이 아니라
    진영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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