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살아…” 통곡하던 家長, 보험금 노린 살인극이었다는 기사를 보다가 한동안 목이 메었다.
다음 대목에서였다.

조사 결과 장 씨는 18일 오전 8시 10분경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한 모금 마신 뒤 미리 준비한 청산가리를 집어넣었다. 평소 식구들이 일어나자마자 물을 먹는 습관을 이용했다.
10분 뒤 김 씨와 큰아들 및 둘째 아들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쓰러졌다. 장 씨는 물을 마시지 않은 막내의 목을 졸랐다. 막내는 숨이 막혀 오자 아버지의 뺨을 때리며 저항했지만 이내 숨졌다.

저 장면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져 왔다. 그러다가 이어진 관련기사를 봤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작성된 홀로 남은 30代 가장 “나만 살아 뭐하나” 통곡이라는 기사였다.

그런데 기사를 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한 대목과 마주쳤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김 씨는 막내아들을 품에 안고 거실에서 숨져 있었으며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방문과 현관 앞에서 각각 발견돼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던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부분이다.

1. 기사에 쓰인 경찰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따르자면, 김씨와 큰아들 및 둘째 아들이 청산가리를 마시고 쓰러진 것은 아버지가 막내의 목을 졸라 죽이기 10분 전이다. 그렇다면 '발견 당시 김씨가 막내아들을 품에 안고 숨져 있었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이뿐인가.

2. 경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족이 사망한 시각과 방화를 한 시각 사이에는 무려 12시간의 시간차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던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 것인가?

물론 변명은 가능하다.

처음 기사가 작성된 때가 초동수사 단계다보니 경찰관계자가 판단 미스를 범한 것일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예컨대, '필사적인 탈출' 운운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김씨가 막내 아들을 품에 안고 있었다'는 부분 또한 (기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남편이 상황 연출을 한 것일 수도 있고, 청산가리를 마셨지만 숨이 붙어 있던 아내 김씨가 남편에게 목이 졸려 죽은 아이를 안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기사의 엽기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엽기적이고 나아가 절망하게 되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바로 오판과 오보에 대한 관점에서 봤을 때 드러나는 문제성 때문이다.

기사를 보면, 처음 인용된 경찰관계자의 발언은 완전한 거짓이다. 그 거짓을 전한 기사 또한 거짓된 기사다(이걸 '오보'라고 봐야 할 것인지는 또다른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기사는 팩트로 기능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기사가 주는 교훈은 경찰과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결과는 진실과는 정반대에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유사한 다른 상황을 통해 우리가 만나는 사건들이 실제로는 그 진실과 전혀 동떨어진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우리를 절망하게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누구라도 그 피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엽기적인, 무서운.  


<덧붙이는 글>
`고시원 화재' 노래방 주인 방화 부인
  <== 이 사건의 진실은 과연 어느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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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번적어봄 2006/09/10 02: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당췌.... 1년전 기사라는게..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 ··· id%3D102


    1년전 기사가 왜 지금에 나오서 사람 헷갈리게 하죠?


    거참...거시기...뭔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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