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국민정당 어떻게 만들건가
특별취재팀 hanki@ohmynews.com

개혁적 국민정당의 정체성은? 노무현당?
건달장군, 2002/08/29 오후 11:14:35  추천수 : 61  

어제 유시민님이 마른 들판에 지핀 불씨 하나가 온나라를 온통 불바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이 8월 후반 아직 장마도 오르락 내리락하는 습한 계절이고, 초록이 마지막 자기확인을 하려는 푸르른 계절임에도 이처럼 순식간에 번져 버린 들불을 설명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도 이러한 들불의 한 가운데에서 기꺼이 타오르는 마른 풀섶이고자 하며, 벅찬 가슴을 주체할 수 없음이 자랑스럽고,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신당을 창조하고자하는 실무기획단이 한가지 중요한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심히 우려됨을 그냥 감추고만 있을수 없습니다.

먼저 나의 성분부터 밝히는 것이 나의 생각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수 있고, 이러한 논의가 맹목적인 피아(彼我)구분에 의한 비난과 거부의 형태로 표출되어 발전적인 길을 모색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장애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희망입니다.

나는 지역갈등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던 DJ의 정계복귀를 절절하게 반대했음에도 당선된 후에는 ,DJ의 개혁정책에 지지를 보냈고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국가의 위기적 상황에서 탄생한 국민의 정부는 위기를 슬기롭게 수습하고 나름대로 정치,경제,사회,언론,남북관계 등 각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해 왔음에도, 보수기득권세력의 역공을 지혜롭게 제어하지 못한 결과 개혁정책들이 정권후반기에 와서 진퇴양난에 처하거나 되레 후퇴하는 한계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특히 홍삼비리를 계기로 야당은 오직 반DJ정서만을 자극하고 그 동안의 개혁적인 정책마져도 정권비리의 일부로 폄하하고 지역적 이간질에 정치력을 집중하여 지역간 갈등만을 증폭시키고, 국민들도 이에 부화뇌동 하고 있는 현실에, 다시금 DJ정계복귀를 원점에서 되새김길해 보게 됩니다.

나는 현재 노사모의 강동지부 회원이며, 민주당의 소극적지지자입니다. 잡탕찌게가 끓어 넘치는 작금의 민주당의 상황을 냉정하게 조명해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외는 달리 봐줄 방도가 없다는 생각에 절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민중들도 냄비끓듯 근시안적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자세를 지양하고, 냉철한 이성을 바탕으로 정치조직을 설계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때이고 당당히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열광하다 쉬 식어버리고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고 눈길도 주지 않는 무책임한 손님의 틀을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절망적 현실과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갈구하는 시점에서 "개혁적 국민정당"창당을 위한 불씨가 이미 던져 졌습니다. 이는 전국민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되고 또한 그것이 현실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기획단은 단호히 부정하지만, 개혁적국민정당은 콧구멍을 씰룩거리며 진짜 냄새를 맡아 보면, 금년 12월 대선정국을 위한 초단기적인 정치행위로 보이고, 민주당 노무현후보를 위한 정당으로서 기존의 자율조직인 노사모를 정치조직화하고자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유시민이 던진 불씨의 개혁적 국민정당은 현 노사모회원과 노무현후보에 우호적인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가능이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정당사를 보면 특정인을 위한 편협된 정당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자랑스런 전통을 꿋꿋하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개혁적국민정당"도 추호의 흔들림없이 그 전통을 성실히 이어받겠다는 것인가요?

현재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바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정부패의 청산, 개혁,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의 제시도 탈지역주의로부터 출발되어야 성공가능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생명력있는 국민의 정당으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정당이 특정인 대통령만들기에 휘말리는 것은 존재의 토양을 척박하게 하고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시대적 요구와 조성된 정치적 환경이라는 영양분을 토대로 "개혁적국민정당"은 우선 그 정체성을 명확히 하여야 할 것이고, 다른 정치세력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지향하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봅니다.

명확한 정체성과 당이 추구하는 목적과 목표하에서 다른 정치세력과의 전략적인 제휴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당의 출발점에서 특정인과 관련짓다 보면 특정인이 없어진 경우에 당은 심각한 정체성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존재의 의의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개혁적국민정당"과는 관계없이 현재의 대통령후보군 중에서 어떠한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노무현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할 것이며 내가 할수 있는 것을 할 것입니다. 노후보가 개혁적이고 서민적이라서가 아닙니다. 노후보가 국민경선에 의한 후보라서는 더더욱 아니고, 내가 소극적이나마 지지하는 민주당후보라서도 결코 아닙니다.

노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망국적 지역갈등구조에 바탕을 둔 정치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주는 지역갈등구조라는 먹이를 물고 이리저리 끌려 다닐 수 밖에 없었던 내 자신이 해방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거든요.

그리고 "개혁적국민정당"이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나아간다면, 노후보와의 관련성을 떠나서 지지할 것이고 기꺼이 당원이 될 것입니다. 창당의 명분을 노후보와 연계시킴으로서 순간적인 폭발력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좁은 방에 가두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않됩니다.

노후보와 연계없이 창당하여 뿌리를 내릴 자신이 없으면 시작을 거두어야 할 것이고, 노풍을 재점화하고 노무현 대통령만들기가 목적이라면 공개적으로 노무현지지를 위한 창당을 하십시오. 어느 것이든지 의미있는 것이고 역사적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되는 정당의 출현을 소망하는 시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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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개혁당원 2006/09/19 03:0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개국당, 신판 홍위병무리의 출현인가
    창당 발기인대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
    발기인대회장서 다른 당 후보의 후보수락연설을 듣는 정당이라니

    ▲ 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대회장
    ⓒ vision2002.org

    유시민이 이끄는 개국당(개혁국민당)이 어제 창당발기인대회를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기껏 당의 틀을 잡아 이제 막 그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여야 할 창당발기인 대회장이 다른 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는 유세장 분위기였던 모양이다. 신판 홍위병 무리의 출현이 아니라면 참말로 요상스런 창당 행사도 다 있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한 건 그러나 따로 있다. 분명 요상스럽다고 여겨져야 할 그 소문을 들으면서도 그게 전혀 이상하거나 하게 여겨지질 않으니 그게 더 이상한 노릇이다. 이건 비단 내 경우만 그런 게 아니고 아마 그곳에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여기고 있었던 듯싶다. 요상하기 그지 없는 창당 행사를 지켜보면서도 '감동의 바다' 운운하며 여기저기 글을 퍼다 나르는 걸 보면 말이다.

    뭐라뭐라 변들을 늘어놓고는 있지만, 사실 툭 까놓고 말하자면 그건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다. 개국당이 '노무현 지키기 운동본부'에서 출발했다는 사실만 상기한다면 그건 당연한 수순이고 결과여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개국당 행사를 보면서 몇 가지 남는 의문은 있다.

    도대체 무슨 정당이 '창당발기인대회장'서 곧장 다른 당 후보 지지를 천명하고 그 유세를 벌일 수 있다는 말인가? 대체 그런 정당을 뭣 때문에 만들어야 했던 것일까? 그럴 양이라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당에 들어가서 당당히 자신의 지지를 표명하면 되는 일 아니었을까?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질 않고 굳이 당외 당을 만든 다음 당외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요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모종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해야 할 모종의 필요성이 없고서야 그 일을 할 이유란 없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런 정당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그것은 누구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을까?

    창당발기인 대회장서 곧장 타당 후보 지지를 천명한 당이고 보면 굳이 당의 정체성을 따질 필요도 없는 일이고 큰 관심을 둘만한 일도 아니다. 당 스스로가 당의 정체성을 포기했다고 봐야 하는 마당에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일 뿐이리라. 그러나 여기서 굳이 그 필요성에 약간의 관심을 표명하면서 몇 자 남기는 것은 그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필칭 '개혁'과 '국민'을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국민정당이 필요했던 데는 크게 3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첫째는 민주당내로 들어가서 투쟁하는 경우 당내 헤게모니를 장악할 확률이 크지 않으리라는 판단 때문이고, 둘째는 민주당이 지니고 있는 기득권, 즉 민주당의 재정권에 대한 어드밴티지도 상당 부분 작용했으리라는 것이다. 셋째는 이른바 노풍 시절의 그 '국민 바람'을 어떻게든 다시한번 일으켜보고자 하는 의도일 수 있다.

    첫째 경우는 민주당내에서 이미 당외당을 만들어 연합한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었던 터이기도 하므로 그 연장선에서 이해하여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두번째 노무현이 민주당을 탈당하여 노무현 중심의 신당을 새롭게 만든다고 하는 경우 거기에 소요되는 경비가 거의 천문학적인 액수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세번째 의도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당외당을 만들어 연합하고 새로운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다는 민주당의 외곽당 창당 발상 또한 여기에 근거해 있는 것이었고, 지금 노무현 측에서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정몽준과의 연합을 통한 국민경선도 결국은 여기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개국당 창당은 결국 국민을 우롱하는 이른바 '국민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개혁'과 '국민'을 들먹이고는 있지만 이들의 이런 행태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구 정치권의 행태와 하나 다를 바가 없다. 이들의 행태 어디에서 '개혁'의 의지를 읽을 수 있고 '국민'의 뜻을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개국당의 요상스런 출범을 지켜보면서 문득 현 정권이 출범 초기에 내건 '제2건국준비위원회'인가 하는 '기생' 기구 하나가 생각난다. 그 기구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지는 알 바 없으나, 여기서 뜬금없이 그 기구를 떠올리는 것은 '개국'이라는 이름에서 '건국'이라는 이름이 연상된 탓이기도 하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개국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보면 예의 저 기구가 보여주었던 행태와 많이 닮아 있어서이다.

    그런 점에서 개혁당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행태의 결과는 제2건준위의 활동이 보여준 결과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은 말이나 이름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말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는 행태는 여전한 구태를 버리지 못하는 한 개혁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개혁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행동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행동은 필연적으로 희생을 수반한다.

    개국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그러나 그런 희생과는 거리가 먼 영악한 잇속 챙기일 뿐이다. 정정당당한 국민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개국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 이들이 국민과 개혁을 팔아먹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까닭이다. / 2002-10-22 오전 10: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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