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게이지먼트 - 원제: A Very Long Engagement, Un Long Dimanche De Fiancailles, 2004>는  전쟁 영화도 멜로 영화도 코믹 영화도 아니다. 그냥 영화다. 최근 내가 본 영화 가운데 단연 최고의 영화고, '유쾌함' 그 자체다(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유쾌함'과 '상쾌함'에서 앞 글자를 각각 떼고 남은 '쾌함' 바로 그것이다).  

어느 네티즌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삼류영화에 뒤덮여 빛을 못 본 흑진주"라며 "이시대 마지막 장난꾸러기이자 천재 감독은 바로 이 영화를 만든 장 피에르 주네"라는 평을 남겼다. 평을 하란다면 나 역시 똑같은 평을 하고싶다(물론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소감이다. 이 영화에 대한 악평도 널리고 널렸다. 그러니 이 영화 보고 나서 속았다고 내한테 돌 던지지는 마시라.)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했다. 얼마나 유쾌했는가 하면 영화를 보는 동안 때론 감독이 얄밉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사실 이건 설명이 좀 필요한 부분이다. 왜냐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을 생각했다는 건 일반적으로는 영화가 별로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영화를 보면서 극에 빠지는 게 아니라 극을 연출하고 있는 감독이 보인다면 그건 그만큼 관객이 극에 몰입하지 못했다는 의미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래도 무방하다. 맨 처음에 이 영화를 '그냥 영화다'고 소개했던 건 이 때문이다. 이 영화는 누가 봐도 영화라는 걸 안다. 마치 연극이 연극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보는 것처럼).

암튼, 얼마 전 불편하기 짝이 없던 영화(피와 뼈)를 보면서 짓눌렸던 기분이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건 누가 뭐래도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미덕 가운데 하나다. 더 하여 감독의 탁월한 역량이 없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한번 보시라~ <통신보안> 


 
<덧붙이는글> 사진은 네이버에서 가져왔으며,
사진을 누르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일부러 줄여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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