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태생은 못 속인다'는 말이 있다. 아닌 척 해도 사소한 행동이나 말 등에 자신의 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다. 이같은 인간의 행동 양식을 다른 방향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론이 이른바 '파블로프의 개'로 잘 알려져 있는 조건반사 이론이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 말씀을 하시었다. 여전히 불평 불만이 가득 담긴 볼멘소리다. 그 가당찮음을 따지기에 앞서 노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 먼저 떠오른 것은 저 '파블로프의 개'였다.


"성탄 축하합니다. 그리고 잘들 지내셨나요? 오늘도 한 말씀 드릴까요? 옛날엔 성탄절이면 술도 많이 마시고 그랬는데 요즘은 잘 안마시죠. 술은 빛깔이 좋고 냄새가 좋고 그다음 맛이 좋으면 그걸 좋은 술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뒤가 깨끗해야 그게 좋은 술입니다."


고건을 비판하지 않는다면서도 고건을 뒤끝이 좋지 않은 사람으로 간접 비난하기 위해 노무현이 국무회의석상 허두에 늘어놓고 있는 말이다.

노무현은 성탄을 이야기하면서 "옛날에는 성탄절이면 술도 많이 마시고 그랬다"고 한다. 노무현에게 '성탄절'이란 '술 많이 마시는 날'인 셈이다. 이것이 노무현의 기본적인 인식틀이다.

그러나 과연 이같은 인식틀이 정상이라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야 그런 경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아니, 국민 일반의 상당수는 이같은 인식틀로 살아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것이 아니다. 노무현은 '성탄을 축하한다'고 했는데, 그 성탄 축하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의미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 더 많은 이들이 있다. 성탄절이 성탄절일 수 있는 힘은 거기서 나온다. 그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한 나라의 수반이 성탄절을 '술 많이 마시는 날' 정도로 인식하고 그것을 국무회의석상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한 나라의 수반이 될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행동이다.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모든 공휴일이란 술 많이 마실 수 있는 날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많은 문제의 바탕에는 일정 부분 노무현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틀이 굳게 자리하고 있다. 교정하려 하기보다는 기어이 '티'를 내어 '깽판'을 치려드는 '부박한' 인식틀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들으면서 대통령의 자질까지를 떠올리는 까닭이다. 

노무현과 파블로프의 개 / 논노무현 (새 창으로 열기) | 2006-12-26 13:26



  1. che ny 2006-12-26 14:51 추천 0 | 리플 2

    좋은 글 쓰셨네요... 트랙백 거셨나요? 아직 블로그에 익숙치 않아서 님이 거신 것인 줄 모르고, `내가 언제 트랙백 걸었지?` 하고 혼자 많이 고민 했어요.
    예전에 한국에서는 성탄절에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으니 뭐 `술을 많이 마시는 날`이란 것이 사실관계상 틀린 점은 없겠지만, 하필 성탄절에 저런 식으로 말을 했다는 것이 노통도 참 안 됐지만, 그 참모진에 대해서 슬픔을 가눌 수가 없네요. 어쩌면 저렇게 적을 만드는 단어와 어휘들을 사용해서 말을 하는 지... 70퍼센트 이상의 기독교 인들이 광분할 문장이군요. 성탄절... 술... ㅡ.ㅡ;;

    1. 민혁당 2006-12-26 16:01  추천 0

      단순히 기독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같은 인식틀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겁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신의 부박하고 협량한 인식틀을 지양하려 하기보다는 자랑스레 언술하는 그 자체로 그는 이미 대통령의 자질을 갖추고 있지 못 하다고 봐야 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노빠들이라도 나서 아닌 건 아니라고 말을 해줘야 하는데, 이 치들은 오히려 대통령의 그런 허장성세에 맞짱구들을 돌리고 있지요. 이게 10%대 지지도의 현실입니다.

    2. che ny 2006-12-26 16:28  추천 0

      단순히 기독교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언급한 적은 없었는데 오해가 있군요... 농담처럼 덧붙인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제가 그 아닌 건 아니라고 말 하는 노빠 중에 하나일 수 있겠네요... 그럼 노빠가 아닌 게 되나요? 아 애매하네요...

  2. 2006-12-26 16:12  추천 0 | 리플 4 | 삭제

    태생이라...
    이것참...미몹에서 태생 혈통 운운 하는 꼴을 볼날이 올줄이야...
    볼장 다 본 것인가? 잘하면 우생학 나오겠군

    1. 민혁당 2006-12-26 16:24  추천 0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리플이 달리는군요. 내가 하는 말이 지금 님이 지적하고 있는 바로 그 말을 하고 있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노 대통령 처럼 보좌진 수십명 달려들어서 (번역) 해명이라도 해드릴까요? 쯧~ -_

    2. 민혁당 2006-12-26 16:33  추천 0

      대통령은 필부 혹은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온갖 쓰레기같은 말들을 내뱉어도 '오~ 노짱! 우리의 말을 대변하는 우리들의 짱짱짱~!'을 외치다가도, 다른 이가 일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노짱을 비판하는 쪽에서 올릴라치면 '볼짱 다 봤다'고 기어이 찌질대고 나서야 만족해 하는 찌질이들이라니.. 이 알량한 멘탈리티는 대체 어떻게 접수해야 이해라는 거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일까? 한심한.. -_

    3. che ny 2006-12-26 16:34 추천 0

      저는 대체적으로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는 긍정하지만,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이상한 노빠일 수 있겠네요. 근데 저런 분들도 노빠로 불리우면, 좀 이상한 일반화 일 듯 싶네요. 어찌보면 `태생`이란 단어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었다는 점이 없진 않은 것 같군요. 보통은 그렇게 삐딱하게 받아 들이진 않겠지만, 단어가 `태생`적으로 계급론적이기 때문이지요...

    4. 민혁당 2006-12-26 16:37  추천 0

      che ny님/ 내가 하는 말이 그거잖아요. 말을 그렇게 함부로 써서 안 된다는 것. 한 개인이 블로그에 올리는 글에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그것이 일국의 대통령 직에 있다는 사람이 그래서는 안 되는 거지요. 나는 지금 그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3. 2006-12-26 17:02  추천 0 | 리플 0 | 삭제

    앞으로 우아한 말씀을 아끼지 않는 태생 좋은 후보를 뽑으시기를 바랍니다.
    정운찬이나 고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명박은 좀 거친듯도 하던데...그리고 파블로프의 개와 조건반사를 저런 비유로 사용하는 것도 웃기고...제대로 좀 알고 쓰시지...ㅉㅉ

  4. 2006-12-26 17:07  추천 0 | 리플 1 | 삭제

    참...우아한 수사에 첨단을 걷던 클린턴이 백악관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갖던 것은 어쩌구요...님의 대통령직에 대한 잣대가 매우 독특한 것 같군요...
    참고로 이미 중국에선 수천년 전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을소냐' 라고 외치던 무리가 나왔건만...아직 우리나라에선 직위에 맞는 언행을 따지고 들어야 하는 건가 싶고...특히나 미몹에서 이런글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유남생?

    1. 민혁당 2006-12-26 17:34 추천 0

      미몹?
      흠.. 하기사 똥개도 지네 집앞에서는 큰소리 치는 법이라 했지요.
      그건 그렇고.. 미몹씩이나 언급할 정도라면 미몹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사람일 터.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비열하게 익명 뒤에 숨어 뒷다마 까지 마시고 그 잘난 님의 미몹 이력이나 당당히 밝히면서 말을 엮는 게 순서 아닐까요?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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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무현이 '흉기'라구?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6/12/27 12:57 Löschung

    #. 이왕 시끄럽게 된거, 저도 노무현대통령 연설 및 발언 파장에 한 목소리 더합니다. 아는거 없어서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가뜩이나 시끄러운 판에 어수선함만 더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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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istiline 2006/12/27 02:2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런데 이게 파블로프의 개와는 무슨 상관인가요?
    파블로프의 개는 밥줄 때마다 종을 울리다가 나중에 밥 안 주고 종만 울려도 침이 나오더라 그거 아닌가요?
    그런데 여기서 '반사적 행동'을 부르는 종 같은 '조건'은 뭔가요? 잘 읽어봐도 이해가 안 가서요.

    • 하민혁 2006/12/27 03:59  편집/삭제  댓글 주소

      불분명한 글을 써서 미안합니다. -_
      과거의 인식틀을 벗지 못한 채, 대통령이 되어서도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극만 받으면 그것을 참지 못하고 (피해의식에서 비롯됨직한) 공격 성향과 부박한 인식틀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차용한 것인데.. 아무래도 그게 무리한 유비였나 보네요.

  4. df 2007/01/02 11:1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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