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참혹한, 2007년 대한민국 '쩐의 전쟁'

지난 6월 9일 MBC 뉴스데스크와 시사 프로그램 <뉴스후>에서는 한 학습지 여교사(비정규직)가 학습지 미납 대금 100만 원을 메우기 위해 사채업자에게 120만 원을 빌렸다가 8개월 만에 빚이 1억 5천만 원으로 불어났다며 "차라리 빨리 구속시켜 달라. 이제는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절규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이 여성이 빌린 사채의 이자는 '한 달에 100%, 연 1200%'다. 엄청난 이자를 감당 못해 연체되며 빚이 늘어나자 사채업자가 하자는 대로 '먼저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또 다시 빚을 내는 식'의 자동차 담보 사채를 스무 차례나 반복하다 8개월 만에 원리금이 무려 1억 5천만 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 여교사는 결국 남편과도 이혼하고 혼자서 18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었다. 단 한번 잘못 발을 들여놓은 '사채의 덫'에 걸려 그녀의 모든 것이 일순간 날아가버린 것이다.

이 뉴스와 방송을 접한 많은 이들은 사채업자의 수법과 횡포에 경악했다. 지금 최고의 인기 드라마 <쩐의 전쟁>에 나오는 악덕 사채업자 '마동포(이원종 분)'가 저지르고 있는 횡포보다 더 악랄한 현실을 목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여교사가 당한 일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란 게 소름끼치도록 저마다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 살인적인 초고금리 대부와 채권추심을 위한 협박, 폭행, 인신구속, 신체포기각서, 장기밀매, 가족에게 불안·공포심 유발하기 등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그에 따른 정신적 모멸감으로 자살하거나 가정이 해체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건 더이상 비밀도 아니다.

최근 '마이링커'로 잘 알려진 쇼테크의 '유석호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다가 장기, 각막, 신장 등 7개의 장기를 담보로 잡는 '신체포기각서'를 무려 4번이나 쓰고 자살까지 생각했었다고 털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즘 대출 좀 받아보려고 은행에 갔다가 '비정규직(계약직)'이라고 하면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다. 오히려 '계약직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는 은행은 없다.'고 당연하다는 듯 잘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대략 850만 명. 은행권 대출이 불가능한 '저신용(신용등급 7~10등급)' 계층은 '700만 명'. 이들이 은행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면 갈 곳은 초고금리의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밖에 없다.

그것도 등록 대부업체에 대출 받으러 갔다가는 단 한번의 대출 문의(조회)만 해도 신용조회 기록이 금융권에 공유돼 개인 신용등급이 급락하고 차후에 제도권 금융기관의 대출 길이 막힐 것을 우려해, 신용조회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거짓 선전하는 초고금리의 무등록·불법 대부업체로 가게 된다. 그야말로 돌아올 수 없는 '지옥의 문턱'을 넘게되는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대부업자들의 살인적인 고리대와 채권추심행위(빚 독촉) 시 불법적이고 잔인한 행태에 치를 떨면서, 이처럼 범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도대체 경찰과 정부 당국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중략)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우리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 2005년 5월 17일 국민연금의 돈을 투입해 운영할 첫 사모펀드(PEF)의 운용사로, 이미 리드코프를 통해 대부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있던 'H&Q AP'의 한국지사를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선정해 무려 2000억 원을 출자해주었다. 이에 따라 2005년 말부터 H&Q AP 코리아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수천억 원을 투자한 'H&Q-국민연금 제1호 사모펀드'의 운용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피 같은 돈으로 고리대금업자인 대부업체의 '전주(錢主)'를 키워준 꼴이다. (계속)


<관련 기획기사 전문보기>

- 정부, 국민연금으로 사채업체 '전주' 키워줘 / 김영국
- 대부업 '殺人 금리' 평균 197%, 9600%도 / 김영국
- 사상최고 '주가'와 사상최악의 '가계 빚·파산'  / 김영국
- '쩐의 전쟁', D급 최수종은 참회, A급 전범은?  / 김영국

<출처>
인터넷신문 대자보(www.jabo.co.kr)
            참정연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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