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예상되었던 바 그대로다. 그렇기는 해도 확실히 깨는 부분이 없지않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유감스럽게도 특검 수사결과 발표를 보지 못했다), 조 특검은 "이건희 회장이 불법적 경영권 승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4조5천억원의 차명자산을 보유하면서 세금 1128억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불법적 승계과정에 깊이 개입하고! 4조5천억원의 차명자산을 보유하고! 세금 1128억원을 포탈했다!
허. 허탈하다. 그러나 정작 사람을 허탈하게 만드는 건 그 다음이다.  

같은 기사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들의 조직적 범죄를 적발하고도 모두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가 미진함을 인정한 비자금 부분도 검찰에 넘기지 않고 수사를 끝냈다" 한다.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 실장(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차장(사장) 등 10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불법 비자금 조성과 불법 로비 의혹, 삼성전자 성과급의 횡령자금 의혹 등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모두 내사 종결이나 무혐의 처분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삼성이 법 위에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실망과 허탈함을 넘어 법 감정 자체가 형해화해버리는 느낌이다. 삼성이 아닌 일반인이 저같은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를 생각하면,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 지경이 되고 만다.

그러나 이 일이 과연 분노만으로 해소될 일일까?

확실히 나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사회가 보다 투명화되는 과정으로 이행해갈 것임을 믿는다. 하지만, 투명한 사회로 이행하는데 꼭 이렇게 값비싼 기회비용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다. 다른 길도 얼마든지 있다. 

왜 이같은 위법과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가에만 주목하면 그 답은 쉬이 나온다. 위법과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것은 그 행위를 통해 얻는 이익이 그로 인해 받는 불이익보더 현저히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위법한 자, 탈법한 자, 불법한 자는 사형에 처하면 된다.


위법하고 불법하고 탈법한 자에 대한 불이익이 그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현저히 크다면 어느 누구도 이같은 행위를 쉬이 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같은 방식을 도입하기에 앞서 특정 기간 이전의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소급 적용의 폐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왜냐하면 위법과 탈법과 불법이 곧 그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는 부류가 없지 않아서고, 그 부류가 한 사회의 실제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정권이 천문학적인 뒷돈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위법과 탈법과 불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치자금이란 실은 저 위법과 불법과 탈법에 사정이라는 칼을 들고 위협하거나 혹은 용인해주는 대가에 다름아닌 것이다. 살짝 누르기만 하면 다발째로 돈이 쏟아져 나오는 저 돈줄을 끊으려 할 리가 만무인 이유다.

이번 삼성특검 사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어쨌거나 이제 세상은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정권이 독식하던 저 영역을 지금은 시민단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세상이 변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정권은 위법과 불법과 탈법을 눈 감아주는 대가로 혹은 사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일용할 양식을 챙겼다면, 시민단체는 이제 위법과 불법과 탈법을 까발리는 데서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쪽이든 나로서는 두 방식 모두 그리 탐탁해보이지는 않는다.

한 칼에 문제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충분히 쉬운 길이 있는데도 두 방식 모두 굳이 에둘러가는 길을 택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그 길들이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으며, 그 비용을 치르는 것은 결국 국민 일반이라는 생각이 드는 때문이다.  

간만에 짬을 내어 삼성특검 관련 기사를 보다가 살짝 횡발수발했다. 내가 써넣고도 이게 뭔 말인가싶기도 하다. 지난 1999년에 역시 개발새발 썼던 글 하나를 보론 삼아 덧붙인다. 사천만 모두가 걸면 걸리는 상황에서 벌이는 사정 놀음의 허구성을 지적한 글이다.


more..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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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인테일 2008/04/19 02:0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역씨 하민혁씨다운 글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불편한 진실 같은 영화나 찍으면서 이산화탄소 잔뜩 맹그는 비행기 타고 다니는 엘 고어 같은 인간 아가리를 닥치게 하는 겁니다. 60억 인구가 다 같이 공범이니 불편한 뉴스는 접어버리고 지들도 숨쉬느라 이산화탄소 만드는 환경운동 하는 작자들 다 관타나모에 쓸어담으면 누가 어디서 지구 온도를 올리는지 알게 뭐겠습니까.

    과연 명쾌한 해법입니다.
    不尙賢 使民不爭 不 見可欲 使民心不亂이란 말이 이런 식으로도 쓰일 수 있겠습니다. 아하하.

    • 하민혁 2008/04/19 03:41  편집/삭제  댓글 주소

      와이 낫? 그리고..
      아래 한자로 쓰인 거는 넘 어려워요. '도'니.. 뭐 이런 거가 도무지 체질이 아니어서요.

      참고로, 누가 뭘 하건.. 건 걔들 헤게모니 싸움에 불과한 거고.. 결국 국민만 봉인 겁니다. 그런데도 판을 뒤집을 생각은 하지않고 늘 그 헤게모니 싸움에 총알받이가 되어 놀아나고 있지요. 그래서 말인데, 얼마 남지 않은 것같지 않나요? 한번 DBG는 게? 사실 넘 오래 잠잠하기도 했지요. 암튼, 이번에 DBG면 확실히 뭔가 제대로 함 끝장을 볼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잘 하면 원시 공동사회 이루어낼 수 있을 겁니다.

  4. 커서 2008/04/19 09:3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총살은 안바라니 그저 '개새끼'를 '개새끼'라 부를 수 있는 자유만이라도...

    저 새끼들 오래 못갈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입니다. 막을 수 없는데 억지로 막는 것 같은. 예전엔 '설마 그럴리가' 였는데 이젠 '세상이 그렇구나' 국면으로 와있는.... 이제 함 터지면 감당 못하죠.

    • 하민혁 2008/04/20 02:2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삼성특검 수사결과와 관련한 기사 중에 '뇌물'은 사라지고 '떣값;만 남았다는 대목이 있더군요.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고들 하지요. 살짝 오버해서 말한다면, 뇌물을 뇌물이라 부르지 못하고 떣값이라 불러야 하는 현실이 지금 우리 사회가 무너지기 직전의 수준에 이르러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덧>껍뻑 하면 가이새끼 소새끼 나오는 것도 결국은 말이 무너지는 한 징후겠구요.

  5. 차명인생 2008/04/19 12:2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건희 회장은 1199개의 차명계좌에 주식과 예금 등 4조5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특검 조사에서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 회장의 재산은 주식과 부동산 등을 합쳐 약 3조원 정도. 특검을 통해 드러난 차명재산을 합치면 이 회장의 실제 재산은 총 7조원 이상이다.

    차명계좌에 있는 주식·예금이나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이나 배당금은 모두 삼성 전략기획실에서 관리해왔다. 차명계좌를 가진 임직원이 퇴사하거나 사망하면 이를 다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돌리기도 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종합소득세 납부까지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해줬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18/2008041801405.html

  6. 파사현정권 2009/01/27 22:5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1.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벌칙)
    2.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시세조종등 불공정거래의 금지)

    두 가지 문제를 뭐
    아주 간단하게 쉽게
    정치적으로 시끄럽지마는
    법적으로 조사하면 아주 간단하게 조사할 수 있다.(2)



    "저는 만에 하나라도 저가 책임이 있다면

    대통령이 되어서라도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 거 대통령이 된 후에도 이 BBK 문제와 관련해서

    뭔가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직을 걸

    용의가 있다.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네~ 네."



    - 그 문제가 있다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문제가 있다면은~

    간단하지요.

    주식 거~

    그 거래하는데~

    부당거래죠. 말하자면~

    (주가 조작~)

    뭐 조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주가조작에

    가담을 했느냐,(1)

    그 BBK라는 회사가 내 회사냐,(2)

    하는 그 두 가지 문제니깐요.



    두 가지 문제를 뭐

    아주 간단하게 쉽게

    정치적으로 시끄럽지마는

    법적으로 조사하면 아주 간단하게 조사할 수 있다.(2)

    전 이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치적으로 조사를 한다면

    언제든지 책임을 지겠다는 그런 뜻입니다."



    - 만약에~

    밝혀지면!

    대통령직을 그만 둘 수도 있다. 이렇게까지 인제 각오를 말씀하신거네요~?



    "그렇습니다." / 동영상 중 대통령후보자 이명박의 불법, 사기선거공약

    법적으로 조사하면 아주 간단하게 조사할 수 있다.(2)~?
    상법 제1조 (상사적용법규)
    상사에 관하여 본법에 규정이 없으면 상관습법에 의하고 상관습법이 없으면 민법의 규정에 의한다.

    http://blog.
    / 이미 다 밝혀졌으니~!!

    대통령직을 걸고~ 전재산을 걸고~ 위헌, 위법, 불법, 사기 등, 국헌을 문란하고 대통령직을 사취, 절취, 강취, 대한민국을 참절해 노략질 중인 오사카생 쥐 다魔네忌사기꾼 양상군자 현행내란확실경합범 월산이명박을 사형으로 처단하라!~!!

    [희생양] 이명박이 죽어야 대한민국 국민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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