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

2008/11/06 02:24 / 통신보안
사람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정확히 바로 볼 수 있을까 거울을 보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 할 때가 더러 있다 이게 내 모습인가 싶어하는 정도를 넘어 영 아니지싶을 때도 있다 늘 마주 하는 겉모습의 경우가 이럴진대 하물며 눈앞에 보이지 않는 그 정체성의 경우야 더 말해 무엇할까 쉽지 않은 일일 터다

너 자신을 알라 2500년 전 그리스 사람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말이다 소크라테스같은 현인조차도 스스로의 모습을 바로 보는 일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도깨비는 그리기 쉬운 법이더라고 눈에 보이지 않아 스스로에 의해 이리저리 덧칠되었기 십상인 자신의 본 모습을 바로 볼 수 있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붙잡기 힘든 자신의 모습이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서는 아주 쉽게 그 정체성이 드러나곤 한다 다른 사람의 단점과 약점을 지적하다 그게 실은 스스로의 한계이자 문제였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당혹감이란.. 남의 눈에 티는 보면서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오늘 어느 모임에 들렀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의 한계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 수 년 동안 언죽번죽한 변명으로 일관해온 나의 한계였다 다른 사람한테서는 저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문제를 왜 자신으로부터는 볼 수 없었던 것일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문제와 마주하기를 애써 피한 때문이다 그 한계와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고 더 정확히는 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견디는 일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가 분명해졌다면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해소되었는가 아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두렵다 이 글이 요령부득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통신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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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rake 2008/11/06 18: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저는 언제나 말을 하기전에 그 말을 저한테 먼저 해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그것도 쉽진 않더군요.
    이해하긴 쉬워도 기정사실로 만들기는 두려운 것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 하민혁 2008/11/15 18:33  편집/삭제  댓글 주소

      그게 쉬운 일이면 이 세상이 넘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조물주가 부러 이 세상을 그리 만들어둔 건지도 모를 일이겠구요 ^^

  4. 로망롤랑 2008/11/10 21:0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전 거울을 들여다 보기 싫어하는데...그러면서도 항상 '나자신'을 분석하려 들어요, 물론 그게 장점이라든가, 단점이라든가에 개의치 않구요 그저 있는 그대로를 해석하려 들죠, 타인을 통해서 자신을 직시한다는 건 너무나 직접적이라 약간은 쇼크일 것 같아요...그래서 두렵다고 느낄수 있을 것 같구요, 비겁한 저는 그래서 무엇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자신을 분석하려드는 것 같아요...그런 경우에는 아무리 크나큰 단점일지라도 단지 분석일 뿐이지 그것은 너무나 조심스러운 접근이고 해석이라 심리적으로 큰 파장을 주는 것 같지는 않아요..어쩌면 제일 지독하고 크나큰 한계는 건드리고 있지도 않는 건가 봅니다..

    • 하민혁 2008/11/15 18:37  편집/삭제  댓글 주소

      그렇군요 그렇게 쇼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었군요 함 써먹어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워낙이 남한테는 엄격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왕창 너그러운 편이라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5. 너바나나 2008/11/21 02:2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 같이 괴로운 것이 없더만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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