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스스로를 '정치적 우울증'에 빠졌노라 자가진단했다. 정치에 대해서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제법 심한 우울증'이라고 한다.

유시민의 이 자가진단은 그러나 틀렸다. 그의 말마따나 '어설픈 자가진단'이다.

유시민은 자신이 '정당혁명'을 하려고 정치에 입문했다고 말한다.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종의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어쩌면 '도로옛날당'이 될지도 모르겠다"면서, 자신이 바라는 것은 "국회의원과 더불어 평당원들도 모두 주인 노릇을 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인데, 이 바램을 열린우리당 안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를 않아서" 낙심했노라 토로하고 있다.

유시민은 지금 그래서 골방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단다. 참 배부른 소리다.

집권 정당의 실질적인 2인자 소리 듣는 그 자리가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자신이 앞장서 올린 시민정당의 깃발을 자신의 손으로 찢어발기고 떠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이런 배부른 헛소리란 말인가? 그가 갈갈이 찢어팽개치고 간 시민이 주인 되는 정당의 깃발을 부여잡고 오늘도 맨바닥에 주저앉아 밤을 지새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 어디서 이런 망발이란 말인가?

'국회의원과 더불어 평당원들도 모두 주인 노릇을 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개혁당이었다. 그 시민정당의 꿈을 짓밟고 그것도 모자라서 깃발마저 갈갈이 찢고 떠난 사람이 누구였던가? 유시민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이런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이건 자신의 비열한 짓을 어설픈 자가진단으로 호도하려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민정당의 꿈은 유시민이 국회의 시원한 골방에 틀어박혀 지낸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정당의 꿈은 유시민이 배부른 고민 부여잡고 편히 틀어박혀 지내는 이 순간에도 열기 가득한 거리에 나서 시민이 주인 되는 정당의 길을 닦고 있는 시민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유시민은 "제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요? 지나친 욕심 때문일까요? 원래 성격이 모나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고 말한다. 아니다. 유시민은 예민하지도 욕심이 지나친 것도 아니다. 성격이 모나서인 것은 더욱 아니다. 우울증을 빙자한 그 '사치한 놀음'은 당신이 시민의 깨어난 몸짓을 뒤로 한 채 시민이 주인인 정당을 팽개치고 떠날 때 이미 유시민 안에 있던 것이다. 그것이 이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자신에 대한 구차한 변명이다.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자신의 정체를 '우울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교묘히 포장하여 그 뒤에 숨으려는 짓이다. 그러나 이것은 얼마나 구차한 몸부림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에 유시민은 "작금의 상황에서 민주당에 남아서 노무현씨가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민주당 내부에 노 후보와 손잡고 현재의 위기를 깨치고 나갈 수 있는 개혁 의원들이 없다. 무슨 미련이 있어 노 후보가 실정의 책임을 떠 안고 부담을 갖고 가려는지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유시민에게 돌려주면서 묻고싶다. "국회의원과 더불어 평당원들도 모두 주인 노릇을 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 실현의 확신이 서지않는 열린우리당에 대체 무슨 미련이 아직도 그렇게 남아 있는가? 골방에 틀어박혀 지내야 할 정도의 그 미련이 시민정당의 꿈을 실현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인가?" 하고 말이다.

나는 아직도 유시민을 믿는다. 시민이 주인 되는 정당은 권력과 손을 잡고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유시민은 철저하게 시민을 이용했다. 교활했다. 유시민이 유시민으로 다시 거듭나는 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절한 자기 반성 뿐이다. <2004/07/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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