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휴먼스테인>을 봤다. 오늘 SBS 영화특급에서 방영한 영화다. 포스터에 적힌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게다가 이 작품으로 수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퓰리처상에 빛나는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란다. 이 정도면 대박을 쳤어야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던 모양이다.


휴먼스테인

휴먼스테인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 그거였다. 실패한 게 당연했겠다. -_-

원래 영화 보고나서 잼없으면 잘 아니 끄적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몇 글자 적는 것은 나중에 책이라도 함 사봤으면 해서다. 다시 말해, 영화가 웬지 모르게 99% 부족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영화는 상당히 많은 것을 건들고 있다. 단순히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싶은 비밀 혹은 오점을 가지고 있다는 따위가 아니라, 인간이기에(인간은 원래 불완전한 거다. 불완전하기에 인간인 거고) 겪는 여러 갈등과 번민들을 터치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드러내보여주지 못 했다는 인상이다. 기껏 흑인이면서 백인 행세를 해야 하는 데서 오는 번민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비록 성공적이지는 못 하지만, 더 많은 것을 건들고 있다. 예컨대 니콜 키드만이 연기한 퍼니아의 경우만 해도 그녀가 지닌 매력이 무엇인지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뿐더러 그녀가 왜 그런 지경에 처하게 되었는지도 충분히 설득적이지 못 하다. 또한 끝까지 그의 주변을 맴도는 전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도 온전한 설명을 내놓지 못 한다.

내가 보기에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하나로 담아내기에는 어려운 주제가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원작을 읽었으면 한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영화는 차라리 이리저리 얽힌 여러 소재 가운데 몇 가지에만 집중했다면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싶다.

에니웨이, 영화를 보면서 예쁜 여자의 삶이 그렇게 만만치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쁜 여자들은 왜 자주 술집에서만 보이는지에 대한 생각이다(이 얘기 더 하면 안 될 것같기에 여기까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서머셋 모옴의 소설 '인간의 굴레'를 생각했다. 하도 오래 전에 읽은 소설인 터라 내 멋대로 각색되어 있기 십상이긴 하지만, 무튼 그 소설에 나오는 필립과 밀드레바가 자꾸 떠올랐다. 1




<덧붙이는글> 영화 보면서 불편했던 거 두 가지 - 더빙의 안습, 무자비한 삭제. 영화를 보면서 즐거웠던 거 - 그래도 니콜 키드먼은 넘 예뻤다. 영화 <디 아더스>의 그 니콜 키드먼이 살짝 비쳤다.
 
  1. 근데, 왜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떠오르지 않았을까? '추락..'을 읽으면서는 '인간의 굴레'가 떠올랐는데 말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이문열이 '추락..'을 자신의 작품에서 굳이 배제하고싶어 하는 이유가? 다시말해 인간일반에 대한 통찰을 결여하고 있다는?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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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섹시고니 2009/03/16 18:5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니콜 키드먼이 이쁘다는 것에 동의하는 1人

    • 하민혁 2009/03/16 19:3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동의하고 공감도 하고.. 그거 못 하겠다는 1인은 없을 거라는.

      <덧> 그러니까, 섹시고니님은 그냥 하나마나 한 야구를 하신 거라는. -_-

    • 섹시고니 2009/03/17 01:26  편집/삭제  댓글 주소

      쩝.. 외로워보여서 그냥 한마디 쓰고 갔다는. ㅎ

      덧) 마나님과는 오해는 풀리셨나요? 제 닉네임은 갈등을 부르기도 하지만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ㅎ

    • 하민혁 2009/03/17 05:4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내는 아까 이 댓글을 보고 "외로워서 한마디 쓰고 갔다"는 걸로 봤습니다. 그래서 아, 섹시고니님이 드뎌 싸나이의 길로 접어드셨나보다 했겠지요.

      근데, 지금 보니.. "외로워보여서" -_-;;

      <덧> 닉 때문이 아니고, 닉 뒤에 붙어 있는 말 땜시.. "6월.. 초대합니다"고 하는. 이 노인이 드뎌 미쳤다고. 밤에 뭐 하나 했더니.. '화장 고치고 오겠다'는 여자랑 이상한 짓 하고 있다고. 아마, 2~3년은 가지싶습니다. 모든 정황상 도대체 감당이 불감당이었으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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