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은 자신의 거의 모든 시간을 살아가기 위한 일에 바친다. 그러다가도 약간의 한가한 시간이 생기게 되면 이를 어쩔 줄 몰라 하며 마음의 안정을 잃어버린 채 기를 쓰고 그 시간을 없애려 든다.

1.
세상의 일이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으로 딱 부러지게 결정되는 경우란 극히 드물다.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는 실로 다양한 변화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
무슨 이야기를 하건, 그 이야기 끝에서는 항상 "물론..."이라는 말로 토를 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일반적인 명제라 할지라도 예외란 있는 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들은 자기들 자신의 말이 반드시 정확하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조금이라도 경솔하거나 일반적인 말, 혹은 불확실한 말을 했다 싶으면, 먼저 한 말을 새롭게 한정하거나 수정하면서 이야기를 한없이 늘어 놓아서, 결국은 어떤 얘기가 핵심적인 것이고 어느 얘기가 지엽적인 것인지도 모를 지경이 되게 하고 만다.

1.
인간의 본성에는 어떤 한계가 있다. 기쁨이나 슬픔이나 고통 등이 어느 일정한 단계에 이를 때까지는 견뎌낼 수 있지만, 그 단계를 넘게 되면 인간은 결국 파멸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두고서 인간이 약하다거나 강하다거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정신적인 측면에서나 육체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까지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1.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 버린 사람을 두고 비겁하다고 말하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인간이 이 불행한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병상을 지키고 있는 건강한 사람이 병상에 있는 환자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1.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1.
환경의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은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조급함은 어디를 가든 나를 뒤쫓아 오는 것이 아닐까?

1.
우리는 모든 것을 자기 자신과 비교하고, 자기 자신을 다른 모든 것과 비교한다. 때문에 행복과 불행이란 결국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떤 대상과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1.
나는 일 처리가 간결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단 어떤 일을 종료하고 나면 그것을 다시 꺼내어 뒤적거리지 않는 성격이다.

1.
고지식한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이나 속 상하는 일도 없다. 그런 사람은 대개 모든 행동이 노처녀만큼이나 까다롭고, 자신에게 만족하는 일이 결코 없으며, 누가 도움을 주는 일이 있어도 거기에 감사할 줄을 모른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까지도 괴롭게 만든다. 

1.
자기 자신의 척도로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내 자신의 일만으로도 힘에 벅차서 남의 일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나의 길을 갈 수 있기를 원한다.

1.
사람들의 정신은 한 자리라도 더 윗자리로 오르려는 생각으로만 꽉 들어차 있다. 그렇지만 가장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최고의 일을 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1.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건강이나 명예나 즐거움이나 휴식 등의 모든 것을 차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덤빈다. 그것은 대개가 어리석음이나 무지, 혹은 좁은 생각 등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항상 이런 이전투구의 싸움이 다른 사람을 위한 호의에서 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1.
인간이란 누구나 희망에 속고 기대에 배신 당하는 법. 나라고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1.
하늘은 인간의 운명을 이렇게 정해 놓았다; 이성을 지니기 이전과 이성을 잃어 버린 이후를 제외하고는 행복해질 수 없도록.

1.
막을 올리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 단지 그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망설여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안이 어떤 곳인지를 모르기 때문일까?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는 사람이 없는 때문일까? 확실한 것을 모르는 경우, 혼돈과 암흑만을 예상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의 정신적인 특징이다.

1.
죽음. 그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 우리는 꿈을 꾸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죽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다. 그렇지만 인간은 자기 존재의 처음과 마지막은 전혀 알지 못한다. 인간은 그토록 제한된 세계에 살고 있다.

1.
불가피한 일에 접했을 때는, 험한 산을 넘는 나그네와 같은 심정으로 체념하고 순응할 수밖에 없다. 물론 산이 없다면 길을 가기가 훨씬 편하고 거리도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야 하는 길이고 현실적으로 산이 거기에 있다면 그 산을 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more..


 

<덧붙이는글> 음.. 이 글은 어제 의무방어전 하느라 제대로 검토도 못 하고 바로 쳐올려둔 글인데, 지금 정신 좀 차리고 보니, 정신 제대로 박혔을 때 올린 글보더 훨씬 더 주옥같은 얘기들만 있다는. 그래서 보기에 좋다는.. ^^ (이상, 여전히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있는 쥔장의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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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멍멍멍멍멍멍멍멍멍 2009/03/30 00: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아...아...



    너무...





    ................................. 길어...... -_-;;

    • 하민혁 2009/03/30 00:10  편집/삭제  댓글 주소

      나중에 짧게 할 겁니다.
      지금은 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정리할 엄두가 안 난다는. ^^

      <덧> 오른쪽 사이드에 나와 있는
      아...아... 너무... ............. 멍멍멍멍멍멍멍멍멍 00:07
      이 부분만 읽고도 그 다음 말은 당근 '길어..'일 줄을 이미 알았다는. ^^

  4. 무한 2009/03/30 03:2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제 전용 떡밥이군요.

    감사히 물었습니다.

    근데, 어떤 출판사 인가요?

    제 책과는 다릅니다.

    • 하민혁 2009/03/30 08:12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려다가 건 진짜 넘 길어서 ^^

      <덧> 출판사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도 오래 전의 독서카드에서 옮기는 거라서요.

  5. 섹시고니 2009/03/30 10:2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하선생님도 언어 유희를 즐기시는 건가요? 하선생님은 잘 파악이 안된다는.. 대체 어떤 사람이죠? ㅎ

    • 하민혁 2009/03/30 12:29  편집/삭제  댓글 주소

      머언~ 말씀이신지 원.. -_

      늘 하는 야구지만, 저는 머리가 나빠서 앞뒤 다 짤르고 하는 야구는 하낙도 모 알아먹습니다. 거시기 유희도 아니고 갑자기 '언어유희'를 즐기시냐고 물으시믄 이건 뭐.. 오르가즘은 커녕 아침부터 바짝 오그라들기 십상이겠더라는. 앞으로는 콕! 찍어서 말씀해주세요. ^^

      <덧> 하민혁, 너는 누구냐? 헉스~ 함 더 오그라들었다는.. -_
      <덧2> 넘사스러버서 말하기 뭐했는데 말 나온 김에 한마디 하자면.. 하선생님은 무슨.. -_-; (앞으로는 하민혁 선생님이라고 불러 주세요~ ^^)

    • 섹시고니 2009/03/30 12:45  편집/삭제  댓글 주소

      ㅋㅋ / 그냥.. 한번 해본 소리이긴 한대요. 책에서 '문장이나 문구 뽑아서 노는 걸' 언어유희라고 표현한 것이에요. ㅎ //

      덧) 앞으로는 하선생님 하지 않고 '하사마'로 하겠습니다. ㅎ

    • 하민혁 2009/03/30 13:09  편집/삭제  댓글 주소

      아, 접수했습니다. 근데 그런 거라면 건 언어유희가 아니고 사상유희가 더 적합할 듯 합니다. 언어유희는 이를테면 이런 거지요. ;-P

      http://blog.mintong.org/412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노~! 연탄재 좀 버리지 마라!

  6. 너바나나 2009/03/30 13:2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 사람들은 자신의 거의 모든 시간을 살아가기 위한 일에 바친다. 그러다가 약간의 한가한 시간이 생기기 되면 이를 어쩔 줄 몰라 하며 마음의 안정을 잃어버린 채 기를 쓰고 그 시간을 없애려 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근영. 뭘 위해서 발전이란 놈을 하는 것인지.. 음


    => 하늘은 인간의 운명을 이렇게 정해 놓았다; 이성을 지니기 이전과 이성을 잃어 버린 이후를 제외하고는 행복해질 수 없도록.

    캬~~ 끝장이구만요.

  7. Drake 2009/03/30 13:3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같은 내용의 글을 다른곳에서도 본듯한데..
    해석하기 나름인가 보군요..
    요즘 너무 좌, 우만 따지는거 같아서 좀 그렇네요..

    덧 > "20대가 꺾인 나이가 되면, 변하지 않는다.
    자기가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듣는 것이다."

    • 하민혁 2009/03/30 14:3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드레이크(혹은 드라케)님을 몇 년만에 뵙는 듯 하다는.. ^^

      그나저나 원래 격언이나 고전이라는 게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어서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거잖어요. 이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익히 확인할 수 있는 일이겠구요. 그래서 다들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 살어라 하는 것일 터입니다. ^^

      좌, 우를 좀 따지는 건, 아무래도 그걸 좀 따져봐야 할 것같아서입니다. 좌도 아닌 것이 좌인 것처럼 설레발을 치고, 우도 아닌 것이 또 우를 말하고 있는 성부러서요. 무엇보다 제가 당장 이게 좀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그런 터라 앞으로도 이 야구는 상당기간 쭉~ 계속될 듯싶습니다만. ;-P 모쪼록 불편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 그렇다고 이걸 뭐 세세년년토록 할 생각은 없구요. 딱 1년만 해볼 생각입니다. 벌써 3개월이 지났고, 이제 9개월 남았네요. 한꺼번에 해버리면 좋겠지만, 그게 또 좌우이즘보다 더 중요한 먹고사니즘의 문제가 걸려 있어서 말이지요. ^^

      <덧> 20대가 꺾인 나이가 되면, 10대인디요.. -_- '머시기의 거꾸로 가는 시간'인가 하는 영화 제목도 있던데, 요즘은 거꾸러 가는 게 유행인가 보다는. 쿠쿠~

  8. 비밀방문자 2009/03/30 16: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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