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전에서 그 헌납 의사를 밝힌 '기부'를 했다. 자신의 재산 대부분인 331억 4200만원을 청소년 장학사업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게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부였다. 기부 의사를 밝힌 시점부터가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말한 것은 대통령 선거 당시 BBK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기사회생한 직후였다. 일종의 마지막 안전장치였던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한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는 일단 박수를 보내는 게 맞지싶다. 더구나 그게 지상 최대의 가치를 갖는다는 '돈'이 아니던가? 그것도 거의 천문학적인 금액의.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기부행위를 보는 인터넷의 반응은 거의가 비판 일색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사실 비판이랄 것도 없다. "역겹다" "가증스럽다" "더러운 돈" 등의 표현에서 읽히는 것은 "니는 뭘 해도 나빠~" 혹은 "니는 뭘 해도 이뻐해줄 수가 없어~"로 일관되는 단세포적 증오 그 이상은 아니어뵈는 때문이다.  

 

이명박의 기부를 보는 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과 직후에 찍은 미공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안희정씨의 출판기념회에 보낸 이 축하 영상에서 노통은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이 고생만 시킨 그를 생각하며 밀려오는 회한과 미안함에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한다." 안희정씨도 영상을 받아 보고 눈물 지으며, 결국 출판기념식장에서 이를 틀지 않았다고 한다. "한없이 인간적이셨던 대통령님의 모습을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상영하는 것은 참모로서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footnote]그게 아니라도 저 축하영상은 공개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대통령 직에 있는 이가 공공연히 자신의 참모를 '훌륭한 지도자'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영상을 공개적으로 틀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footnote]

내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이 동영상을 본 인터넷의 반응이다. 한마디로 '서민적인 대통령' '의리의 노무현'이다. 안쓰럽고 짠해서 눈물 지었다는 이들도 수두룩이다.

"내가 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문제는 공/사에 대한 구분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 동영상을 다른 블로그에 옮기면서 내가 덧붙여둔 글이다. 이는 노통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내가 줄곧 지적하고 있는 바로 그 부분이다.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 일반을 리드해가는 모습이기보다는 측근을 애틋하게 챙기고 국민과 함께 어울려 노니는 일에 더 진력해 하는 걸로 비치더라는 얘기다.[footnote]노통은 자주 눈물을 보였다. 또한 자주 환하게 웃었다. 측근에 대한 가이없는 애착을 보였다. 서민 대통령과 의리의 노무현이 만들어지는 지점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직에서 볼 때, 서민적이라거나 의리가 있다거나 하는 건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떠나) 순전히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footnote]

 





 

<덧붙이는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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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빛나리 2009/07/07 13: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결론은 해도 지랄 안해도 지랄

  4. 지나가다 2009/07/07 20:5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돈이 아니라 건물을 기부 했지요.

    국가 지도자로서의 리드와 비젼이 없는 노무현이
    맘에 안드신다는 것은 취향이니 뭐라하기 어렵고....

    사위가 이사로 들어앉은 재단에(곧 이사장 된다에 100원 검다.)
    부유세, 증여세 면피하려고
    강남 부동산 몇개 묶어서 던져준게 기부면
    탱자도 과일이고 박쥐도 새고 ....
    어디 외신에 나갈까 쪽팔려서 원...

  5. 두애아빠 2009/07/07 15:4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번 기부로 우리나라에도 기부문화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고,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저 역시 반성하면서...

  6. 별가 2009/07/07 16:2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누가 먼저 적어놨네요. 이명박 대통령이 기부를 해도 지랄. 안해도 지랄. 그냥 답이 없습니다. 저는 이제 어느 정도 해탈해가지고 별로 감흥도 없네요. 자칭진보들은 그냥 상대할 가치가 없습니다.

  7. 나니 2009/07/07 19:2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300여억이면 작은 돈은 아니죠...
    조금 늦긴 했지만, 말만 수도없이 하고 조용히 지나갔던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쬐끔' 낫군요.-_-;
    그나마 저같은 수구(?) 입장에서는 둘 다 맘에 안들기는 별 차이 없습니다만...^^;;

  8. sunlight 2009/07/07 23:2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전 재산의 6/7을 출연하여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을 두고 칭찬을 못할망정 웬 욕들을 그렇게?
    (문근영의 헌금에는 죽고 못살던 사람들이 이제와서는 영 낯을 싹 바꾸네...)

    헤이, 여보슈! 그러지 좀 마소. 참 좋은 일 아니오? 뭐, 측근들만 이사로 기용했으니 자기 맘대로 조종할 것이라굽쇼?
    에구~ 생각 좀 해보시오. 앞으로 두고두고 장학사업을 근사하게 이끌어가려면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하고 그러려면 잘 아는 사람이 제일 적합한 것 아니오? (하긴 뭐, 잘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것과 그러기 위해 조종한다는 말은 다르지가 않군요.)

    박미석이가....대체... 그 말은 맞소. (주변에 그렇게 인물이 없었나?)

    주머니돈이 쌈지돈이라고 사위가 대대로 이사장 해먹으면서 호위호식이 뻔한데... 에잇! 매년 장학금을 얼마씩 지급하는지 지켜보고 사위가 비리라도 저지르면 그때가서 까야지 당신은 뭐 점장이인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라? 그러먼요. 없을 수가 없지요. 정치적인 의도로 여름철의 세균이가 수십억만 내놓으면 난 바로 민주당빠 한다. 또는 추미애가 오억이라도 내놓으면 대대손손 민주당빠하라고 유언장에 남기겠다. 됐소?

  9. 음... 2009/07/08 02: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기부의 형태가 아무래도 정수장학회의 냄새가 물씬 풍겨서 그런거겠죠뭐.

    그런데 어쨌든 이제 만들겠다고 한 정도 수준인데
    미리 비난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연말 지나면 활동 내역이 나올테니까
    그때 봐서 욕할거 있음 욕하면 되는건데
    너무도 미리부터 욕하는 것은 맞습니다.

    • 하민혁 2009/07/08 02:5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정수장학회랑은 다르지요. 그건 자기 재산 갖고 만든 게 아니지만, 이건 어쨌거나 자기 재산 갖고 만든 거니요.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만.

    • 음... 2009/07/08 11:12  편집/삭제  댓글 주소

      예 물론 그런 차이가 있죠.
      돈의 출처야 차이가 있다손 치더라도.
      역시 장학재단을 통한 기부란게 다른 기부랑 다르긴 하죠.
      세금 안내고 재산 굴릴 수 있고..

      어차피 관심있는 사람들은 많을테니
      한 1년 운영되면 알아서 실태가 기사화 되겠죠뭐.
      그때까진 미리 욕할필요는 없을 듯.

      정말 예상밖으로 장학사업에 충실하고
      이사진들이 돈 적게 가져갈 수도 있는거니까요.

  10. sunlight 2009/07/09 15:2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모르는 놈들은 가만이나 있으면 다행이겠다 싶다. 그런 개념없는 대가리만 가지고 누굴 비판한다는지, 원...

    원래 비영리재단을 세워서 운영하면 그것은 자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는 게 통념이다. 카네기 재단 등 유명한 재단들이 다 그렇지 않나? 그리고 재단을 세울 때는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들이 이사로 참여하는 것도 보편적이다.

    자기 가족이 운영하는데, 그게 어째서 기부한 것이냐고 묻는 찔찔이들도 분명 있을 터이기에 대답해준다. > 일단 재단에 재산을 출연하면 그 당사자는 한푼도 자기를 위해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재단의 취지는 장학금을 주기 위한 것이므로 운영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당연히 장학금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거든 찔찔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계레와 경향신문 사설을 찾아 읽어보도록! 만약 이번 기부에 형식적으로 어떤 하자가 있다면 그 양대불만신문이 안 깠을 리 있겠냐?

    똥과 된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너희들의 그 한심한 행태 때문에 중요한 이슈는 꼭 별볼일 없는 곳에서 미끌어지고 만다. (한마디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DJ가 만든 아태재단은 얼마나 깨끗했고 원래의 취지를 잘 살렸던가? 둘째아들 김홍업은 아태재단 부이사장이었다. (찔찔이들은 이런 것도 잘 모르지?)

    DJ는 노벨상금 11억여 원을 아태재단에 기부한 뒤, 나중에 재단이 해체되자어 연세대에서 인수할 때 (연세대에서 김대중 도서관으로 전환함) 이자까지 합쳐서 13억원이나 되돌려 받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냐?

    출처를 대라고?
    여기 --> http://blog.naver.com/jmw8282?Redirect=Log&logNo=140073076905

    • 하민혁 2009/07/09 05:47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이런 글도 있더라구요.

      "김대중 아태재단 이명박이 접수했단다" http://bit.ly/dRSRU

    • 나그네.. 2010/05/09 01:05  편집/삭제  댓글 주소

      김대중 대통령의 아태재단은 재단을 통째로 연세대로 기부한것입니다...즉 이희호 여사가 돌아가시면 재단이 통째로 연세대 소유로 됩니다..
      지만원...수구꼴통의 대가...이런사람의 말을 믿습니까...아니면 연세대로 직접확인해보시죠...재단을 통째로 기부한것이 맞습니다,.

  11. moonlight 2009/07/09 02:1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아직 기부하지도 않았고, 기부를 발표한것도 아닙니다..
    단지 재단을 만들고 출연하겠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위에 sunlight 분이 말씀하신데로.. "운영자금"을 제외한 부분을 기부를
    하는 것이구요..

    "운영자금 엄청"+ "장학금 쥐꼬리" 로 운영되는 장학재단이 상당수 있다는 점도
    의심점이 되는 것입니다..

  12. sunlight 2009/07/09 02:4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충분히 의심 가능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당장 어디서 기부금이 오는지부터 살펴봐야 하지요.

    어떤 기부금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그런 모험 안 하리라고 봅니다. 가만히 있어도 임대료가지고 목표액을 채울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 끝까지 '청계재단'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나 하고 지켜봐 주세요....

  13. 1111 2009/07/15 01:0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일단 재단을 세운다면 기부라는단어와는 개념이다르다는걸 모르시는지.... 그리고 빌게이츠를 애기하면서 이명박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구하는데 빌게이츠는 세금감면돼는 돈보다 휠씬 많은 돈을 기부합니다.. 이명박이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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