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는 왜 존경받는 대통령이 없나요?
-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딸 아이가 묻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자신을 대한민국 아줌마라고 소개한 어느 분이 어젯밤 티비 토론프로그램에서 하고 있는 말이다. 그 분의 얘기가 나오는 맥락이 딱 지금 대한민국 국민 일반이 갖고 있는 인식틀이지 않나싶다. 그런데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자주 의구심이 든다.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 건가싶어서다.


국민대토론


지난 반 세기 동안 우리는 몇 사람의 대통령을 가졌다. 그리고 그 시기에 우리는 괄목한만한 성장을 이룩해왔다. 산업화를 이루었고 민주화 또한 이루었다. 세계 역사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과이다. 그리고 이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어쨌든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이 전부라는 의미가 아니고 그들 또한 그 중심에서 일정 역할을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받지 못 하는 대통령 타령이다.

그래서, 이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때로 되묻고싶어지곤 한다.
당신이 존경할만한 대통령은 대체 어떤 대통령이어야 하는 것인가 하고.

우리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대통령을 가져야 존경할만하다 말하게 될 것인가. 앞서 언급한 저 아줌마의 경우, 딸아이의 질문에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발 존경받는 대통령이 좀 나와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딸아이의 질문에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저 주문은 어쩌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저 아줌마의 요구는 어쩌면 영원히 가능하지 않을 요구인 듯싶어서 하는 말이다.

존경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다. 누군가를 존경하거나 존경할 수 없는 것은 그 원인의 절반이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존경할 수도 있고 존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내가 온몸으로 막겠다.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가 한 말이라면서 저 아줌마가 소개하고 있는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어쩌면 저 아줌마의 바람은 딱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대통령이 있다면 가능한 일은 혹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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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디오스타의 알림

    Tracked from radiostar11's me2DAY 2009/08/24 18:48 Löschung

    절대 다수가 존경하는 대통령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말하는데, 이명박을 존경하는 애들도 있다


당신의 의견을 작성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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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별가 2009/07/19 10:5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저 얘기는 뭐 옛날부터 들어왔던것 같은데 말이죠. 김대중 때도 '여태까지 존경받고 떠난 대통령이 없는데 내가 처음으로 그러고 싶다.' 이랬던건 같으니 적어도 벌써 몇십년째 입니까? 저는 이승만 부터 이명박까지 장단점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다 존경하고요 그중에서도 박정희를 제일 존경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국민들은 존경하는 대통령이 맨날 없데요. 인터넷에서 박정희를 존경한다면 수구세력으로 찍히고요. 뭐 그러던가 이제는 그런거 상관 안하게 됬습니다. 아마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없을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KBS에서 뭔가를 하던것 같은데 제가 회사에서 너무 늦게 끝나서요... 집에 와서 보니까 부모님이 보고 계시는데 내가 '뭐야 이명박 나오는거야?' 하고 물어보니까 '아니' 이러시길래 그냥 안봤죠
    -_- 피곤하기도 하고 대통령도 안나오는데 사람들 나와서 대통령한테 잘하라고 하는 뻔한내용일것 같아서요.

    • 하민혁 2009/07/22 02:51  편집/삭제  댓글 주소

      대통령은.. 독재자까지도 그들의 목숨까지 걸 정도로 최선을 다한 결과로 얻은 직일 터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들을 너무 쉽게 무시합니다. 아무리 봐도 무시할 깜냥이 안 되는 이들일수록 더욱이요.

      한 두 사람이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그같은 일을 하는 게 유행인 사회라면 그 사회에서 바람직한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잘못된 유행은 필히 그 값을 치르는 법이니까요.

  4. 재석 2009/07/19 12: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여전히 추천하는 방법을 모르는 1인-_-;

    노통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꽤 많아 보이는데 위 학생은 절대 다수의 존경을 원하나 보군요 ㅎㅎ;

    그런데 4대강 살리기는 내가 온몸으로 막겠다라..

    이제 4대강살리기=대운하라는 공식이 완전 성립된 모양이죠?

    갠적인 생각은 대운하는 쫌 아닌것 같고 4대강 정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자녀분들이 학생이신것 같은데 교육정책 관련글은 하나 안쎄우시나요^^;

  5. 빛나리 2009/07/19 15:0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저 말을 초등4학년이 했다고요?
    저 애가 무턱대고 저런말을 했을리는 만무하고
    주변에서 4대강 살리기사업이란게 이런거란다 라고
    하면서 머리속에 주입시킨 녀석들이 있겠지요.

    저도 대운하에는 반대하지만
    저런 모습에는 진짜 거부감이 듭니다.
    어린애는 어린애다워야지요.
    도대체 뭡니까 저게.

  6. 나인테일 2009/07/19 18:4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국민 모두의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라던가 '국론통합'같은 말들이 지금도 세간을 떠도는걸 보면 한국 민주화는 아직 멀은 것 처럼 보이지요....

  7. ㅉㅉ 2009/07/19 23:5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러니 아직도 입헌군주제를 원하는 샹샹바들이 차고 넘치지...
    아니 그냥 왕조시대를 원하는 것 같아 ㅉㅉ

  8. 멍멍멍멍멍 2009/07/20 02:0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초딩이 저런소리 하는게 정상이 아니고
    저런 소리를 듣는 대장가카도 정상이 아닌거 아닌가?

    • ㅉㅉ 2009/07/20 10:18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저런 소리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 같은데?
      ㅉㅉ 여기 왕정제 원하는 ㅅㅋ 하나 추가네~

  9. 나니 2009/07/20 02: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확실히 존경받을 만한 대통령이 별로 없죠.
    그러니까 잘한 대통령에 1위가 박정희고 2위가 김대중인거 아니겠습니까?^^;

    덕분에 박근혜 의원은 박정희 후광(?)으로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죠...
    (그래봐야 미디어법 반대표 던지겠다는걸로 봐서는 단순한 기회주의자로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노무현, 이명박 두 대통령은 대통령을 잡지 못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두 대통령의 뻘짓이 너무 많아요...orz

  10. 뫼르소 2009/07/20 14:3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만큼 대중들은 자신들의 인식의 틀이 얼마나 갇혀 있는지를 모르는 대표적인 사례 같군요. 저도 그 토론프로를 보았지만 눈물까지 글썽이며 울분을 토로하는 아줌마의 정서적 인식이 아마 대표적인 한국 대중들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좌파들은 이런 정서적 대중성을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전환시켜서 악용하기도 하고 말이죠.

    • 하민혁 2009/07/22 03:00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제가 하고싶은 얘기를 다 해주셨네요. 뺄 거 하나없이 제가 하고싶은, 그러나 생각이 짧아 차마 다 하지 못한, 얘기 그대로입니다. 고맙습니다.

  11. abcdefg 2009/08/01 11:0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1.박정희대통령
    2.노무현대통령


    말고는 있을까요?
    전라도는 김대중대통령말고는 없을까요?

    IMF 넘겼다고 자꾸 그러는데 말레이시아 IMF어떻게 넘겼나봐야합니다. 나라 기업 마구마구 팔아가지고
    넘기는거 아무나 합니다. 멀쩡한 기업까지 도륙을 낸 그 죄는 말할 수 없지요.

    다들 같이 존경하는 사람이 없는거지요 각자각자가 존경하는 대통령은 존재합니다.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누구를 존경할 수 없는 편협한 사람이 아닐까싶습니다.

    남들 비판하며 살아온 정치가들의 피해의식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피해를 입은듯한 착각에 빠져
    실은 혜택을 입으면서도 그런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다.

    잘한 면을 보고 존경하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도 존경할 대통령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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