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는 사람한테까지 틱틱거려요.. 그러니 만날 왕따를 당하지.."

십 수년이 넘도록 나를 곁에서 지켜봐준 웹프렌즈 하나가 던진 말이다. '꼭 고슴도치같다'는 말을 덧붙여서다. 트위터 하지 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친구인데, 그러니까 이 친구 눈에는 내가 트위터서 놀고 있는 양이 곁에서 봐주기에 살짝 거시기했던 모양이다.

뭐 내가 생각해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나도 말을 할 때마다 살짝 거시기함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잘못 알고 있는 성부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오랜 동안을 함께 해온 친구까지도 이런 말을 할 정도면 반성하는 한편으로 뭔가 분명한 변명은 해두어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친구는 '왜 아는 사람한테까지'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확하지 않은 말이다. 내가 가끔씩 틱틱거린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 대상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친구의 저 말에는 아는 사람한테 뭔가 다른 의견을 말할 때는 에누리를 좀 두고 말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아는 사람으로서는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에 말이다. 한마디로 아는 사람한테 말할 때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 셈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야 한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순간 내 딴죽거리기는 끝난다. 왜냐면 '아는 사람한테 하는 말일수록, 그리고 그것이 다른 의견을 말할 때라면 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게 바로 내 딴죽거리기의 힘인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아는 사람한테까지 틱틱거리는 게 아니다. 그냥 틱틱거릴 대상에게 틱틱거린 것일 뿐이다. 거기에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구분이 왜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천상 나는 고슴도치다. 나쁜.


고슴도치
<덧붙이는글> 그래, 맞다. 이 글 쓸 꺼리 없어서 쓴 글이고 또한 자기합리화를 위해 쓴 글이다. 써놓고도 맘에 안 들어서(또 징징거린다고 할까봐 ^^) 비밀글로 묶어두고 있던 글이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푼다. 이유는 단 하나, 새롭게 다른 글을 쓴다는 게 도무지 엄두가 안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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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겉멋 2009/07/30 11:1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쓰댕... 어디서 겉멋 부리는것만 배워갖고...

    넌 고슴도치가 아니라 도둑가시겠지...

    어디하나 도움될건 없고 알게 모르게 묻어들어와서는

    끝간데 없이 지저분하고 귀찮은 게지... 존재 자체가...

    아.. 도둑가시는 비염에 좋다던데.... 도둑가시에게 미안하네.. ㅋ

    글고...

    손석춘 말투 흉내낸다고 손석춘같은 언론인이 되는건 아니란 말이지...

    이명박이 니콜 흉내낸다 생각해바 얼마나 역겹겠어...

    아침부터 토나온다.

  4. 나니 2009/07/30 12:5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고슴도치면 적의 공격을 어느정도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 있지 않을까요?

    ps. 제 군복무 지역이 민통선이라 그런지 고라니, 고슴도치 이런 것은 꽤 구경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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