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니묄로가 요즘 고생이 많다. 글로 불려다니기에 망정이지 직접 불려다녔으면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아마 "이제 그만!"이라 손사래라도 치지않았을까싶다. 무튼, 쌍용차 관련 글을 읽다 마주친 어느 블로그에서도 마르틴 니묄러가 고생이다. 똑같은 말을 스테레오타입으로 읊고 있다.

노동자의 칼끝은 항상 자신을 향한다 는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촛불시위대가 당했고, 용산이 당했고, 쌍용이 당했다. 언제쯤 그들과 당신이 하나라는 사실을 자각할래? 촛불 들던 사람들 그냥 당신 또래 친구들이고, 용산 자영업자는 당신이 단골로 배달시켜 먹는 치킨집 사장님, 퇴근길마다 들리던 도서대여점 아저씨 그런 분들이고, 쌍용 노동자는 누구나 알만한 회사 다닌다고 명절 때 거들먹거리던 친척 아저씨야. 노조활동 하려고, 시위하려고 태어난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란 말이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태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 마르틴 니묄러


훌륭하다. 여기서 마르틴 니묄러는 자신의 소임을 충분히 수행했다. 이제 마르틴 니묄러는 다른 임무를 위해 다시 출발한다. 마르틴 리묄러가 이번에 부여받은 임무는 사측과 입장을 같이 했던 노조원들이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 마르틴 니묄러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태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노조는 우선 정부를 공격했다. 나는 정부가 아니었기에 침묵했다. 그 다음엔 경영진과 사측을 공격했다. 나는 경영진도 사측도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친사측 노동자를 공격했다. 나는 친사측 노동자가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노동자를 공격했다. 나는 파업에 참여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왜 만날 침묵하느냐고.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나서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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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별가 2009/08/08 23:2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용산참사,쌍용 노조 파업, 다들 먹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항상 외부인들이 와서 그들을 부추기는 것일까요? 아니 왜 노조가 파업시위하는데 대학생,민노당 정치인들은 무슨 목적으로 거기 가서 난리를 치는 걸까요? 결국 좋게 해결 됬다니까 민노당의 승리인가요? 참 웃기는 세상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인기를 위해서 그런다 쳐도 대학생이나 기타 다른 인간들은... 저는 요즘 인생이 너무 고달퍼서 내 앞가림 하기도 힘들어 이런것 까지 신경쓸 겨를도 없는데 '얘네들은 얼마나 한가하길래 저러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답니다.

    • 하민혁 2009/08/09 00:07  편집/삭제  댓글 주소

      투사 반열에 한번 이름 오르면 나머지 생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먹고사니즘을 해결한 이들 여럿 있었구요 아, 이건 웃자고 하는 얘기였습니다.

      부추기는 첨병으로는 몇몇 언론매체를 빼놓을 수가 없지요 허구헌날 조중동의 편파보도를 문제삼아 결국은 조중동을 편파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내몬 바로 그 언론매체들이지요. 한동안은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일일 겁니다.

  4. sunlight 2009/08/09 01:1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마르틴 니묄러는 정말 바쁘군요. 한국에까지 와서 갖은 고생을 다...(응?)
    "말틴, 니가 요새 고생이 많다."

    쌍차 문제를 단순히 먹고살기 위한, 보통의 노사갈등으로 치부해서 넘어가려는 것은 참으로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이지요. 이건 노조가 경영권과 사유권을 침탈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지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무슨 권리로 노조에게 저런 짓을 해도 괞찬다고 하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유럽 사민주의 정권이라고 해도 국가의 자원을 재배분하려면 먼저 세금의 형태로 거둬들여서 그걸 약자들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노조가 직접 자본주의 경영권과 사유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까?

    이러한 점에서 보면, 한국의 좌파는 유럽 사민주의 좌파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의 물건을 그냥 폭력으로 뺏아가는 것은 강도와 다름없는 짓입니다.

    이번 쌍차 파업에도 민노총의 개입이 있었고 민노총 산하의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이 쌍차 노조원들을 구슬러서 파업을 하게 했다는군요. 너희들이 사수하면 정부와 회사측은 어쩔 수 없이 고용을 보장하게 되어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긴가민가하던 퇴직대상 노동자들에게 헛된 신념을 심어준 것입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구조라서 그렇지, 개입하려 한다면 무엇 때문에 쌍차를 살리겠습니까? 이미 경쟁력도 잃고 자본도 바닥난 회사에 공적자금 투여해봐야 연말 결산 국회 때 야당에게 두들겨 맞기나 할 텐데...

    똑똑한 척하는 놈들이 많지만, 하여튼 앞뒤 가리지 않고 몰려다니는 아희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피곤한 일들만 생깁니다, 그려.

    • 동상이몽 2009/08/09 04:05  편집/삭제  댓글 주소

      /햋볕은 쨍쨍하죠잉~
      하여튼 앞뒤 가리지 않고 몰려다니는 아희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피곤한 일들만 생깁니다, 그려.
      <<<<<<<<<<<<< 요것만 뺏으면 1점이라도 드셨을텐데 오히려 본인 얼굴에 먹칠을 하시는군요. 마르틴 니묄러가 언제 우리나라에 왔다고 그러시는지 좀 그만 오버하세요. 언소주도 않좋지만 낯부터 마신술이 새벽에 정신을 더 흐리지요. 그리고 기껏 정부가 공적자금 지원 못한다는 이유가 야당한테 혼날까바라 ㅋㅋ
      썬라이트님 멋지삼 나중에 소주한잔 같이해요. 재밌으신분인듯

  5. 음... 2009/08/09 13: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노조가 정부를 공격해서 정부 정책이 달라지기라도 했나요?
    경영진과 사측을 공격해서 사측에 뭐 대단한 양보라도 얻어낸게 있나요?
    친사측 노동자 공격해서 사측 노동자가 정리해고 대상으로 대신 짤리기라도 했나요?

    마르틴 니묄러의 글에 나오는 것을 인용한 것을
    단어만 바꿔서 비꼬시기에는
    정부와 노조의 권력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님이 비꼬듯이 노조가 모두 다 사라지게 만들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는지 참 의문이군요.
    정부권력 앞에서 노조는 발버둥치다가 밟혀버릴 정도의 존재일 뿐입니다.
    기껏해야 반항하다 두드려맞고 구속된다음에 손해배상 청구로 전재산 날리고 고통스럽게 살겠죠.

    이런식으로 비꼬는거라면
    나치시대에도 똑같이 유태인 들에 대해서

    "유태인들은 나치를 공격했다. 난 나치가 아니니까 침묵했다"
    라는 식으로 쓸 수도 있겠군요.

  6. 햇빛아래 2009/08/09 15:3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음...'님 말씀에 동감. 주인장께서 일부러 노조 전체에 대해 비하의 의미로 마르틴 니묄러의 글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진보/보수를 떠나 '다른' 목소리에 대한 억압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쓰신 것 같은데 정부/노조의 힘을 비교해볼 때 저런 식의 풍자는 지나친 것 같습니다.
    서로 대등하지 않은 두 집단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내세워 그들의 잘못을 판단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노조가 파업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다 한들 그 힘이 정부를 넘어서 사회를 뒤흔드는 폭동이 되겠습니까.
    물론 원래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퇴색된체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맞게 윤색되고 때로는 퇴색되는 경향이 저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이 노조에 대한 풍자라고 여겨진다고 생각하니 조금 거시기하네요.

    이와는 별도로 덧붙이자면 노조에 대해 그 폭력적 시위와 도장공장의 점거라는 행위를 두고 많은 비판이 있고, 노조를 부추긴다는 얘기가 나올정도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 대해 '수박도 주지 않을만큼' 비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기의 이익을 위해 극한의 방법을 선택한 그들의 '순수성'만큼은 이해해야한다고 봅니다. 그 순수성이라는게 어떤 도덕적 의미가 아니라 그야말로 이기적 발상 -이기적이라고 해서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쩌면 생존의 조건이 되는- 에서 비롯된 최후의 보루라고 한다면 이를 이해해야 하고 그들의 입장과 가장 잘 부합되는 정치세력과의 연대는 노조의 투쟁을 좀더 효과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하나의 '정치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는 단순한 부추김이 아니라 노조입장에서 보면 합리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두고 아무 상관도 없는 제3자의 부추김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문제는 그 선택이 과연 결과만을 놓고 보았을 때 사회적으로 효율적인 선택이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지 그들간의 연대를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각 사회집단간의 이기심을 단순히 탐욕으로 평가하고 그것을 조정하지 않은채 얼버무린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진보의 이기심이든, 보수의 이기심이든 이기심 그 자체로 비난받아서는 안되며 이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 하민혁 2009/08/09 21:53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정부는 손 털기를 바랬다니까요 쥔장이 무슨 청와대에 비선이 있어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그게 뻔히 눈에 보이고 있잖어요. 그런 마당에 정부가 공정하게 평가하고 조정해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쥔장이 보기엔 대통령으로 대통령으로 안 보는 이들은 대통령도 국민 취급 안 해주겠다 뭐 이런 식의 대응같아 보이는데.. 내가 말하고싶은 건 그 정도도 못 읽고 왜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느냐는 겁니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20세기 구태의연한 논리까지 끌어들여서 말이지요. 그건 그들에게 그들 자신의 비전과 논리가 없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거든요.

  7. 형님이 2009/08/10 18:3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민혁아, 병태야.
    그런다고 '마르틴 니뮐러'의 글을 고따구로 인용하냐? 쯔쯔 니 수준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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