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뉴스의 변희재 기자가 흥미있는 기사를 하나 올렸다. "새우당원 상습 유괴범, 유시민 세번째 창당 나서- 고래를 삼키기 위해 새우들의 희생을 강요한 유시민"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은 기사를 보시라는 말로 대신하고, 기사가 놓치고 있는 두어 가지만 짚어본다.

첫째는 기사가 전하고 있는 2기집행부의 정체성과 관련한 부분이다. 

 
개혁당 해산과 그 과정이 불법임은 선관위의 유권해석 등으로 드러났다. 이에 2기 집행부는 당인을 돌려받았고 명실공히 공당으로서의 지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당인을 받아든 바로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대구에 연고를 둔 2기 집행부는, 당권을 접수한 바로 그 순간 그동안 당권을 되찾기 위해 싸운 당원 일부를 임의 탈당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2기 집행부는 당사를 전격적으로 대구로 옮긴 다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에서 소리소문없이 당을 공중분해시켜버렸다. 더욱 어이가 없는 건 그 이후에 보여준 이들의 행태다. 이들은 당의 해체와 함께 이내 유시민 등이 이끄는 참정연 등의 단체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두번째는 기사에서 잠깐 언급되고 만 자금 유용과 개혁당 해산 투표에 관한 부분이다. 
 
이 두 개 건의 경우 핵심은 당 홈페이지를 구동하고 있던 서버에 있었다. 개혁당은 인터넷 정당을 표방한 정당이었던 만큼 모든 결정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졌고 그 과정과 내역 또한 서버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터였다. 서버의 로그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당 해산을 위한 투표 행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자금이 정당하게 집행되었는지 등을 모두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이를 의식한 결과겠지만, 당 해산을 주도하고 다른 당으로 날아간 유시민 등은 당 서버의 권한을 한사코 넘겨주려 하지 않았다. 도대체 상식도 아니고 이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다른 당의 당원이 된 이들이 공당의 서버를 편취, 그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엄연히 실재하는 대한민국의 정당이 일개 철새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철새들의 억지가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는 일이었고, 결국은 서버와 그 권한을 되돌려받았다. 그러나 돌려받은 서버는 자금의 입출금을 다룬 DB 서버는 빠진 것이었다. 저열함을 넘어 가증스럽게까지 여겨지는 대목이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웹서버에는 해산 투표 과정을 담은 웹로그가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 로그에 대한 분석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 했다. 당권을 되찾기 위해 거의 전권을 위임하다시피 한 2기 집행부가 이를 철저히 대외비로 숨기다가 끝내는 공개하지 않은 채 사장시켜버린 때문이었다.

나는 2기 집행부가 유시민 등의 사주를 받은 '프락치'였다는 등의 얘기를 하고싶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것 말고는 그들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이내 해체해버릴 정당의 권한을 되찾기 위해 그토록 많은 이들이 그토록이나 오랜 시간 생계를 뒷전으로 한 채 투쟁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다. 그렇기에 나는,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 도깨비 놀음의 중심에 '희대의 정치꾼' 유시민이 있었다는 생각을, 여전히 떨쳐버릴 수가 없다.





 
<덧> 유시민은, 이번에 창당하겠다는 정당에는 또 어떤 그럴싸한 모토를 내걸까? 혹 이번에는 '천 년 가는 정당'이라고 하지 않을까? 무튼, 그렇다면 어쩜 한 10년은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_

Trackback URL : http://blog.mintong.org/trackback/741

Trackback RSS : http://blog.mintong.org/rss/trackback/741

Trackback ATOM : http://blog.mintong.org/atom/trackback/741


당신의 의견을 작성해 주세요.

  1. Comment RSS : http://blog.mintong.org/rss/comment/741
  2. Comment ATOM : http://blog.mintong.org/atom/comment/741
  3. 한라산 2009/10/26 19:5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하민혁님 글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우연히 알게된 아프리카라는 방송인데 내용이 좋아 소개합니다.

    http://afreeca.com/gtv7

    좋은방송 많이 응원해주세요.

  4. kkkclan 2009/10/26 21:0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유시민씨가 정당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 것만은 맞는 것 같습니다.
    신당은 얼마나 갈지...

    • 하민혁 2009/10/27 00:5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사람은 중요하다 이념이나 노선 또한 중요하다 그 이념과 노선을 위한 선전선동까지도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시민에게 똑같은 희생을 강요하는 이념이고 노선이라면, 그때는 한번쯤 그의 행태에 이의를 제기해볼 수 있어야 한다

      위의 글을 쓴 직후에 제가 오늘 트위터에 남긴 글입니다

  5. sunlight 2009/10/27 01:0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히야! 그런 일이 있었군요.

    생계도 미루고 정당을 되찾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 정당을 되찾자마자
    해체시켜버렸다니, ... 거참 그럼 왜 찾으려고 난리를 쳤던가요?


    운영자금 비리나 전자투표의 오류와 탈법 또한 지난 정권의 여당으로서
    조용히 덮여지고 말았군요.
    아깝습니다. 뺀질이 유시민의 적나라한 추태를 볼 수 있는 기회도 날아갔군요.

    역시,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주모자답게
    깨끗한 뒷마무리는 노벨 평화상 감이군요.(분쟁의 소지를 없앴으니까. ㅎㅎ)
    명불허전입니다.

    아, 그런데 언제까지 우리가 히죽거리는 이 양반의 상판때기를 또 보면서 살아가야 할지
    괜한 짜증이 몰려옵니다. 그 아주까리 기름 같이 번들거리고 매끄러운 말솜씨... 하지만
    이젠 다시 듣고싶지 않은데 말이죠.

    • 하민혁 2009/10/27 01:47  편집/삭제  댓글 주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6개월여 변방의 사투였고, 말 그대로 한바탕의 허무 개그였지요. 근데 그 허무 개그를 하게 만든 주인공은 일사천리 - 초고속 행진을 거듭하여 장관직까지 내닫더라구요.

      그때 느꼈습니다.
      정치라는 게 정말로 믿을 넘 하나 없는 추악한 게임이라는 사실을요.

  6. 하민혁 2009/10/27 15:5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서비스> 트위터에서 건진 의미있는 글들
    - 2009. 10. 26. 월요일

    NYT, 안드로이드로 갈아타고 있는 대형 핸드폰 제조사들 (우리말 번역)
    - http://wp.me/pDz8Z-4x

    이찬진, "내가 아이폰 전도사가 된 이유"
    - http://is.gd/4ClvK

    세계 최고 폐쇄성의 아이폰 도입해 개방적인 통신 시장 만든다?
    - http://is.gd/4CmMz

    마법의 탄환을 쫓아서(6)-지석영과 에밀 베링
    - http://ow.ly/wxau

    지석영, 그는 동학군을 섬멸한 관군의 우두머리였다
    - http://is.gd/4CI7e

    '국민영웅'에서 1심재판까지...황우석 영욕의 5년
    - http://is.gd/4BTq0

    NYT "한국이 일어서고 있다(South Korea Rising)"
    NYT "中 견제 세력으로… 아세안, 한국의 浮上 반겨"
    - http://bit.ly/2hWqxS

    실베스타 스탤론 감독 및 주연의 Expendables 예고편
    - http://twurl.nl/x4136x

    언론재단 주최 블로그 컨퍼런스 '우리는 미디어다' 행사 열린다
    - http://bit.ly/2gd1Hb

    시민학교 [제1강] 소셜 미디어는 시민권력을 확대시킬 것인가 10/28 수
    - http://durl.me/6p99

    "박정희 대통령, 개헌 뒤 하야하려 했다"
    - http://bit.ly/191AwF

    세계의 인터넷 속도와 접속비용 인포그래픽스
    - http://bit.ly/16gg7p

    백악관 웹사이트 오픈소스CMS인 Drupal 베이스로 바뀌었다
    - http://is.gd/4BB9J

    유창선, 나더러 ‘이여영 실력검증’하라는 변희재에게
    - http://j.mp/1078IE

    자칭 프로블로거 운영하면서, 급좌절(oTL) 경험담 11종
    - http://is.gd/4BEv9

    네트워크 서비스 전망 by Mr. Parker
    - http://is.gd/4CmCH

    `너도나도 한국형 트위터? 그이상을 바라보라`
    - http://bit.ly/q0RzP

    한국에서 기독교가 번창하는 이유는?
    - http://bit.ly/4lfTfv

    '한글.한글' 내년 중반 서비스된다
    - http://is.gd/4C9wC

    세계의 헌책방들 구경하세요 - 영국 독일 체코의 헌책방 리스트
    - http://bit.ly/4dZxQ5


    <덧> 서비스 안내
    앞으로는 하루 한 차례씩 트위터에서 듣본 재밌거나 유의미한 링크를 정리하려 합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하나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워서이고 다른 하나는 이곳을 찾아준 이들에 대한 말 그대로의 서비스 차원에서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7. sunlight 2009/10/27 04:3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하민혁님

    마법의 탄환을 쫓아서(6)-지석영과 에밀 베링
    - http://ow.ly/wxau

    이 부분은 문제가 좀 있습니다.

    과학 타임스, 제목은 거창하지만 믿을 수 없습니다.

    다음 인용문

    "정약용은 자신이 천연두 예방에 관해 습득한 효과와 경험을 기초로 하여 우두 접종법의 발명 경위, 효과, 그리고 접종 방법을 적은 『마과회통』 6권 3책을 저술했을 정도이다. "

    당시 우리나라에는 우두 접종법이 들어와 있지 않았고
    정약용도 마과회통에서 한 이야기는 '종두법'입니다.

    종두법은 당시로서는 말도 안 되는 논리지만 오늘날 매우 뛰어난 상상의 논리였다는 것이 현대 의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8. 음... 2009/10/27 20: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개혁당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아무리 외쳐도
    마이너 중의 마이너 목소리가 퍼지긴 힘들다는게
    이 사건을 보면 느껴지네요.

  9. 박희섭 2009/12/29 12: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개혁당은 서서로 죽었다
    누구도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자살을 했습니다

    개혁당이 왜 죽었나고 물어보는것은?
    바보 같은 질문입니다

    개혁당원중 누구하나 자기희생을 통해서 자기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살리려고 했던 당원이 100명만 있었어도 지금은 개혁당은 살아 있을 것입니다

  10. 지나가다 2011/09/10 11: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개혁당 당원이었습니다.

    한가지 오류를 말씀 드리자면....
    자금의 집행.. 혹은 회계문제는 서버에 기록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당시 중앙당에 오가면서 본 기억인데....
    회계프로그램을 더존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혹 아시는지 모르지만 더존이라는 프로그램은 굳이 서버에 접속을 안해도 피씨에서 구동이 가능한 프로그램이고 실제로 피씨에서 개별적으로 씁니다.
    아마 최은영(?)씨의 피씨안에 회계프로그램이 고스란히 있었을 겁니다.

    저 또한 투표기록은 끝까지 파해쳐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 1 : ... 115 : 116 : 117 : 118 : 119 : 120 : 121 : 122 : 123 : ... 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