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2009/10/30 23:57 / 책갈피
한나 아렌트
최근 한나 아렌트 얘기를 더러 했다. 그녀의 전기 <한나 아렌트>를 읽고 있어서였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그 '책 읽는 티'를 내고 있었던 셈이다.

사실 '아렌트'라는 이름이 한창 성시를 이룰 때도 아렌트를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다. 아렌트가 국내에 막 소개되기 시작할 때 학교를 떠난 때문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 <누가 아렌트와 토크빌을 읽었다 하는가>라는 강렬한 제목의 책을 '한국 인문학의 왜곡된 추상주의 비판'이라는 인상적인 부제에 이끌려 구입했다.

근데 결국 읽기를 포기했다. 저자가 워낙 널뛰듯 몰고 다닌 탓도 있었지만(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 생경한 자기주장과 거친 틈입 등에 대하여) 아렌트가 도무지 잡히질 않아서였다. 그래서 구해 읽은 게 <한나 아렌트>였다. 최소한의 스킴은 맞추고 가야겠다 마음을 먹은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300쪽의 얇은 책이다. 아렌트의 또다른 전기 <한나 아렌트의 전기>가 무려 1,000여 쪽에 달하는 데 비하면 대단히 소박하다. 그러나 아렌트라는 한 인물의 생애와 사상을 읽어내는 데는 손색이 없는 책이다. 내용이 튼실하고 그것을 받쳐주는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저자는 대단한 재치와 유머까지를 섞어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주인공의 삶을 때론 스치듯이 또론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정치 사회적 지형과 학문적 성취의 무게감을 놓치지 않는다. 그 양자를 씨줄 날줄로 엮어 단숨에 독파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아렌트에 대한 호기심을 일게 하고 그의 다른 책으로 안내한다. 주인공의 전 생애와 학문에 대한 이해가 없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내와 같은 이유로 아렌트를 읽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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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한 2009/10/31 21: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손!
    장바구니에 넣어두어야겠군요 ㄳ

    <덧>

    그 댓글은 저도 봤습니다만,
    "화상을 입었다고 뜨거워 죽을 것 같다는 비명을 질러대는 멍청한 짓이다"
    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화상을 입으면 누구나 뜨거워 죽을 것 같으니까요 ^^

    • 하민혁 2009/11/01 17:3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네, 저자가 상당히 재치있습니다 책 보면서 혼자 미소를 짓곤 했다는..
      책의 내용이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닌데 말이지요 ^^

      <덧> ㅋ~ 비유가 아주 죽이십니다 맞는 말씀이라는.. 저는 언제나 이처럼 칼같은 말빨을 익힐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기사 뭐 배워익히는 것도 이미 늦어버렸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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