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다.
11. 지난 12월 31일자로 업데이트를 중지한 블로그에 오늘부터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유는 많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해서다. 블로그를 접고 있는 그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텀블러 그리고 워드프레스까지를 부초처럼 떠돌았다. 내집같지 않은 불편함.
12. 부초는 자유하다? 아니다. 그건 자유함이 아니라 정처없음일 뿐이다.

2. 언어도단言語道斷 - ‘말길이 끊긴다’는 말이다.
21. 쓰임새와는 별개로 참 재밌는 표현이다. 요즘 들어 이 말이 부쩍 와닿는다. 말길이 끊기니 제길을 가야 하는 말들은 침묵하고 정처 없는 온갖 말들이 세상을 떠돈다.
211. 어지러운 말들이 제 정처를 찾을 날은 언제일 것인가.

22.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말길이 새롭게 열린다는 것은 변혁, 곧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뜻이다. 논리적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던 세계다.
221. 변혁은 구세계의 파괴를 의미한다.

23. 막힌 봇물은 언젠가는 터진다. 말길 또한 마찬가지다.
231. 터진 봇물에 길을 내는 자는 누구이며, 말길을 틀 자는 누구일 것인가.

3. 서랍에서 물건을 찾다 가끔씩 혼자 실소할 때가 있다. 찾는 물건을 손에 들고 계속 더 깊은 곳을 뒤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다. 찾는 물건이 깊숙한 곳에 있다고 생각한 결과다.
31.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32. 찾는 물건은 깊은 곳에 있지 않았다. 처음에 서랍을 뒤지기 시작할 때부터 물건은 이미 손에 들어와 있었다. 다만, 생각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기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다.

33. 찾는 물건이 왜 꼭 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34. 지금 삶에서 애써 찾고 있는 것도 실은 이와 같지는 않을까?

4. "민주정체를 가능하게 하는 자가 민주주의자일 필요는 없다. 이것을 오해한 정치가가 얼마나 많은가."
41.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가 아테네의 민주정치를 완성한 페리클레스의 국가전략담당관 의장 전력을 들어 하고 있는 말인데..
42. 순간 무릎을 칠 뻔헸다. (실제로 무릎을 친 정치가는 또 얼마나 많았을까)

5. 로마는 왜 멸망했을까?



<덧> 블로그를 다시 여는 김에 한 가지 밝히자면, 이 글 바로 아래에는 
아래는 'DAUM View'에 보낸 글입니다. ↙ 추천하신 분 외에는 댓글쓰기를 엉금합니다! _ '선지자' 하민혁
이라는 문구가 달려 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한 사람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저 말을 쓸 때, 내가 의도한 것은 누구라도 댓글을 써도 좋다는 의미였다. '엄금'이 아니라 '엉금'인 이유가 거기 있었다.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내 글쓰기가 행여 이와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앞으로는 이처럼 "미루어 짐작해주기를 바라는 글쓰기"는 버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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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겟 스타일님의 블독리플

    Tracked from 겟 스타일 2010/05/05 23:53 Löschung

    친구추가했어요~ 즐거운 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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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민혁 2010/05/01 20:2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오늘의 엽기글 1위]
    우석훈의 '나경원 대역전극'…한나라당 '기막힌 수'
    서울시장 대세론 포기한 한나라당, '스펙타클'을 배우기 시작했다
    - http://is.gd/bPKwA

  4. 하민혁 2010/05/01 20:4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우리는 '이런 거' 왜 못 만드냐고?" http://is.gd/bPKXu <= 이런 친구들 어딜 가나 꼭 있다 사대주의에 찌들대로 찌들어 제 옆 사람에 열심히 손가락질해대는 친구들.. (근데, 이 친구는 닉조차 '푸코'다 참..)

    <덧> 위 글의 주장은 그 자체가 모순에 가까운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아이폰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는 점(그럼에도 저 글은 그게 불가능하다 단언하고 있다) 둘째, 글쓴이가 차용하고 있는 사례가 지극히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다른 말로 하면, 글쓴이의 주장대로라면 미국 외(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나라는 후진 인문학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 유럽인들이 듣는다면 땅을 칠 노릇이겠다. (근데 다시 말하지만, 저 친구가 차용하고 있는 닉은 또 유럽인이다.)

  5. sunlight 2010/05/01 20: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하민혁님의 블로그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동안 덧글 달 데가 없어서 불편했었는데 아주 고맙습니다.

  6. 하민혁 2010/05/01 21:3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한겨레] 알려드립니다 2010년 5월 1일 1면

    한겨레는 2008.8.17치 제1면에 '김경준씨 "BBK 등 세곳 100% 이명박 회사" 변호사와 인터뷰서 밝혀, 이 후보쪽 "말도 안돼"' 제 4면에 '이명박-김경준 비밀계약서 실체 확인땐 대서 폭발력'이란 제목 아래 김경준씨와의 인터뷰 및 해설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후보쪽 반론과 함께 김경준씨의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으나 기사 전체의 맥락 등에 비춰 김씨가 제시한 의혹이 진실일 개연성이 크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보도 이후 김씨는 검찰에 의해, 한글이면계약서를 위조해 BBK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라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김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에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원고에게 피해를 준 사실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한겨레>, 李대통령에 'BBK 보도' 유감 표명
    "김경준 인터뷰 주장,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 http://is.gd/bPOKv

    • sunlight 2010/05/02 22:18  편집/삭제  댓글 주소

      그런데 막상 한겨레 뉴스로 가보면 아무 것도 게시하지 않고 있는데요. 허 이거야 원.

      연합뉴스의 소식통을 인용하면 법원이 "한겨레는 이대통령에게 3,000만원 배상하라."이렇게 판결했다는군요. 이렇게 된 마당에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슬쩍 게시했다가 금세 치워버렸나 봅니다.

      허~참, 남들 잘못은 침소봉대해가면서 버럭버럭 악을 써대는 놈들이 자기 잘못은 게눈 감추듯 합니다.
      예라이~ 이 찌라시가 다 되어가는 신문.

  7. sunlight 2010/05/01 21:3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헉! 잠시 외출한 사이에 답글이 와 있군요.

    하민혁님의 근황은 민주통신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본격 포스팅이 시작되면 매일같이 민주통신으로 출근입니다.

  8. sunlight 2010/05/02 13:0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오늘 읽은 하민혁님의 네이버 블로그의 트위터 글 중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백원우 의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현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려하다가 경호팀에게
    제압 당하고 입이 틀려막혀진 채 개처럼 끌려나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요.

    그렇게나 찌질한 행동을 해놓고서도 아직 반성은커녕 지 잘났다는 식으로 뻔뻔한 것을 보니 참 대단합니다.

    게다가 박지원의원까지 나서서 영결식장의 강기갑 망신을 빌미로 백의원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걸 보면, 아직 민주당은 어이의 세계로 돌아오려 하지 않는 것 같군요.

    • 하민혁 2010/05/01 22:26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이건 뭐.. 초딩 고자질하는 것도 아니고.. 백원우씨, 지금 이거 뭐 하고 있는 거에요? 쯧~ -_ RT @Rainman1965: 노무현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현정부 사죄를 요구한것이 죄라고 합니다. 내일 2차공판 여러분과 함께 묵묵히 암흑 같은 현재를 http://is.gd/bPRnx

      이 글 말하는 거지요?
      사실 저 글이 140자에 맞춰 적느라고 줄여서 이상해진 글인데요 원문을 그대로 다 살려서 적으면 백원우 의원의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 노무현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현정부를 향해 사죄를 요구한것이 죄라고 합니다. 내일 29일15시 서울중앙지방법원523호에서 2차공판이 있습니다. 문재인 전청와대비서실장님이 증인으로 나오십니다. 여러분과 함께 묵묵히 암흑 같은 현재를 걸어나가겠습니다."
      4:03 PM Apr 28th http://is.gd/bPRSd

      저 글이 백 의원이 트위터 들어와서 적은 첫 글입니다. 그리고 또 그게 다였습니다. 한마디로 저 말 하려고 트위터에 가입해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뵈었지요.

      물론 그렇다고 그걸 나무랄 일은 아닐 것입니다. 뭐라 할 일은 더욱 아니겠구요. 근데 그 내용을 보면 심히 거슬리는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 바로 대중에의 '야합'이 엿보이는 지점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이가 정말 해도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비굴하고 저열하게 '징징거린다'는 인상이었거든요.

      게다가 "여러분과 함께 묵묵히 암흑같은 현재를 걸어나가겠다"니.. 그 비장함에서는 문득 무슨 개그 프로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트위터는 우리 나와바리야.. 내가 우리 편한테 이걸 일러바쳐야지.." 하는 치기까지 엿보이는.. 그래서 한 얘기였습니다.

      <덧> 근데 저 친구 민주당이 맞나요?
      하는 거 보면 국참당으로 갔어야 하는 친구 아닌가싶은데 말이지요.

  9. sunlight 2010/05/01 22:3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뭐 목하의 현실에서 몇 가지 난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과 함께 묵묵히 암흑 같은 현재를 걸어나가겠습니다." 는 말을 합니다, 그려. 참 생뚱 맞습니다.

    도대체 뭐가 암흑으로 연결되는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백개씩 대통령의 별명을 수치스럽게 지어 달 수가 있고, 막강한 검찰의 25년 묵은 스폰스질도 뻥뻥 터져나오는가 하면, 천안함으로 갖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도 별 탈이 없는 나라인데, 말입니다.

    백의원은 고 봉하촌장의 비서까지 지냈지만, 유시민을 미워하는 의사표현을 한 바람에 노빠들에게 따돌림 당한다고 합니다. 에구 정신 사나운 노빠들~

  10. ClaudioKwon 2010/05/02 02:2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새 시작을 축하드립니다.

  11. 부스스 2010/05/03 21:2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블로그만큼 말 풀어놓기 좋은데도 없지요

  12. ministor 2010/05/05 12: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http://blog.mintong.org/534#footnote_link_534_1 //
    주관적으로 제의견만 내놓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뭔 소린지' 라거나 '대답할 의무는 없다' 라는 소리로 일관하는 분이 무슨 민주통신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민혁님 엉덩이나 핥는 댓글러들이랑 쿵짜쿵짜 지화자좋다 하며 놀아나는게 어느별 어느나라의 진보적 마인드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단지 진보! 개혁! 외치며 웹상에서 앞잡이 노릇하는게 기분좋아서 하시는겁니까?

    • 2010/05/06 14:28  편집/삭제  댓글 주소

      평소 하민혁님 블로그 다시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다렸는데.
      걸어주신 링크의 댓글을 쭉 확인하고 보니 사실 좀 놀랐습니다.
      좀이 아니라 많이네요.

    • ㅎㅎ 2011/05/01 01:47  편집/삭제  댓글 주소

      덕분에 아주 재밌는 글 읽었네요 ㅎㅎ

  13. 클라이버 2010/08/15 17:2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지난번 문닫을때 무척 아쉬워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다시 열린걸 보니 무척 반갑습니다 주인장님의 생각에 많이 동조하는 편이고요 입진보들의 호박씨엔 이제 웃음도 안나옵니다 암튼 건필하시고요 자주 들르겠습니다 ^^

  14. ㅎㅎ 2011/05/01 01:4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덕분에 아주 재밌는 글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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