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 하면 두 가지가 먼저 떠오른다. '교양'이라는 말과 '스타는 무치'라는 말이다.

이 분의 이야기는 입에서 나오는 것 전부가 '교양' 그 자체다. 어느 나라든 일정 부분은 제 지분을 갖고 있는 게 '교양놀이'지만, 교양놀이에 특히 유별난 애착을 보이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김용옥의 이야기에 죽고 못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김용옥은 탁월한 이야기 꾼이다. 자칫 고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교양을 김용옥은 그 특유의 천의무봉한 화법으로 재밌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도대체 자기 모순조차가 아름다운 지점이고, '스타는 무치'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1

또 하나, 도올 김용옥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른바 '강남좌파'라는 이미지다.

'강남좌파'는 잠깐 개혁당에 몸을 담고 있을 때 실감한 용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학력과 경제력이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온몸으로 목도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개혁이니 진보니를 부르대는 그곳에서였다. 강남좌파에게 개혁이나 진보는 다만 유행하는 일종의 지위재에 지나지 않았다. 유학을 통해 학력을 얻듯 명품 샵에서 명품 백을 쇼핑하듯 그들은 진보와 개혁조차도 그렇게 쇼핑하여 몸에 둘렀다. 2 그 앞에서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올 김용옥의 지난 날을 살펴보면, 이 분의 포지셔닝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도올이 있는 곳은 늘 힘 있는 곳이다. 그것은 사람이기도 하고 경제력이기도 하고 때로 권력이기도 하다. 진중권도 포지셔닝 능력이 뛰어난 친구지만, 도올의 그것은 진중권의 그것과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 진중권의 포지셔닝이 일종의 원칙에 의한 것이라면, 도올의 그것은 거의 늘 감각적이다.

도올은 대세, 곧 유행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이 어디에 서야 대중에게 환호를 받을 수 있을지를 잘 알고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유행이고 환호다. 도올에게서 강남좌파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까닭이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티비의 "도올 김용옥 선생 초청 봉은사 특별 일요법회"를 보다가 두서없이 적어봤다.
  1. 그러고 보면 일찌기 강준만이 '이문열과 김용옥'이라는 타이틀로 도올과 이문열을 한데 묶어 다룬 것은 확실히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교양놀이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그 방식이 흡사히 닮아 있다는 점에서다. [Back]
  2. 모임을 후원하고 밥을 사고 술을 사는 것만으로 그들은 그 일을 쉬이 해내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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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올 김용옥 입만 열면 헛소리 삑삑

    Tracked from The war in life 2010/05/29 11:49 Löschung

    대중의 지식인에서 스스로 속물이 되어버린 도올 김용옥 자칭진보들이 조중동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중앙일보를 보고 있다. 거기에 도올 김용옥이라는 사람이 작년부터 도올 고함 이라는 칼럼을 연재를 하고 있다. 중앙 Sunday 라는 일요일에 나오는 신문에는 '도마복음'이라는 기행문을 연재했다는데 그건 안봤으니까 잘 모르겠고.... 도

  2. 도올 김용옥 입만 열면 헛소리 삑삑

    Tracked from The war in life 2010/05/29 11:53 Löschung

    대중의 지식인에서 스스로 속물이 되어버린 도올 김용옥 자칭진보들이 조중동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중앙일보를 보고 있다. 거기에 도올 김용옥이라는 사람이 작년부터 도올 고함 이라는 칼럼을 연재를 하고 있다. 중앙 Sunday 라는 일요일에 나오는 신문에는 '도마복음'이라는 기행문을 연재했다는데 그건 안봤으니까 잘 모르겠고....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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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달땡이 2010/05/25 21:0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흠..도올을 바라보는 시선이 저와 아주 비슷하십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4. sunlight 2010/05/26 00:2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도올 김용옥에 대해서는 좀 애증의 갈등이 있는데욤...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읽고 완전히 빠졌었지요. 그 땐 정말 신선한 시각이었고 우리에게 이처럼 훌륭한 학자가 있었나 할 정도였습니다. <여자란 무엇인가>에서는 "우리의 출판에 자지, 보지를 허하라!"는 명언을 들고 나오기도 했었죠. (그 바람에 출판보다는 우리 영화계에서 쌍욕이 난무하게 되었는지도...)

    그런데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듯 보였습니다. 칸트를 비롯해서 독일관념론을 까대는데, 정작 자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는 겁니다. 그 이후로 나오는 거의 모든 책들이 80%는 그냥 자기 자랑이었다고나 할까요.

    하민혁님은 김용옥이 교양을 말한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 교양인 척 하고 내미는 이면에 자기 자랑을 꾸겨넣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김용옥이 잘하는 것, 그것은 말을 재미있게 잘하는 기술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스토리와 픽션을 넣어 잘 포장해내는 능력 말입니다.

    뭐 EBS나 KBS에서 행했던 강의는 일반인 수준에서는 잘 모르는 사실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전공적 지식을 풀어놓으면 모두 눈이 휘둥그래해지지요. 다른 철학교수라면 남사스러워서도 못할 말들을 자기 자랑 섞어서 알콩달콩 풀어내는 것을 보면 정말 말 잘하는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됩니다.

    그러나 진짜 김용옥에게 실망스러웠던 것은 표절이었습니다. 조계종의 고승들에 얽힌 이야기를 마치 자기 자신이 밝혀낸 것처럼 떠벌렸던 일이라든가, 중국의 옛 학자들의 기록에 대한 후대의 연구를 인용표 없이 마구 따온다거나 하는 것 말입니다.

    이문열과 김용옥이 교양을 말한다는 점에 있어서 비슷하게 느낀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도 전 달리 봅니다. 이문열도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지식을 풀어내면서 아는 척을 많이 하지만, 사실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특이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의 소설은 일종의 무균연구실 또는 진공연구실 속에 이 세상의 사건을 풀어놓고 실험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느 특정 순간과 장소를 다른 시간 및 장소와 연계없이 따져본 뒤에 다시 자기가 채워왔던 다른 시간과 장소에 연결시키는 식이죠. 진공 또는 무균연구실이 다른 세계와 접속되려면 매우 폭넓고 다양한 사건들을 찾아 유사한 것들과 연결시키게 됩니다.

    아이쿠, 어거 말이 어려워지고 있군요. 이문열은 상황과 조건을 제시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케 하는 식으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용옥은 어떻습니까? "그때는 이랬는데, 이게 진실이니까 그냥 알아들어!" 하는 수준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도올이 저 발언으로 인해 검찰에 고소 당했다고 하는군요.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 ··· d%3D1270

    참 진보진영도 멍청이들이지만, 저걸 고소하는 저 꼴통 인간들도 문제입니다. 가만히 둬도 김용옥의 발언 듣고 혀를 끌끌 찰 국민들이 대다수인데, 뭘 하겠다고 저리 나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빨갱이나 극우나 너무 극성스러워서 죽을 맛입니다. 저래 놓고 나중에 재판에서 "혐의 없음, 꽝꽝꽝!" 하면 또 그걸 가지고 걸고 넘어질 인간들이 눈에 보이는데, 말이죠.

  5. 언론은소중한것이다 2010/05/26 06:0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우리들에게 도올을 비판할 자격이 있던가?

  6. 늘송송 2010/05/26 13:4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구린내로 치면 mb일가가 더 가증스런 것 아닌가요..
    김용옥이 <강남좌파>로 영악스럽게(?) 포지셔닝을 했다고 치면....
    그 비판적 안목의 같은 시각으로 mb를 한번 파헤쳐 보심이 어떨런지요...

    김용옥의 봉은사 일갈은 다분히 격한 감정상의 토로이기도 했지만
    천암함관련 발언은 내용상의 하자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 그냥 2010/05/28 22:3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늘송송 님
      분노에 의해 이성이 마비당하셨네요.
      민혁님이 하신 말은 그런 내용이 아닌듯 싶고
      그걸 왜 민혁님이 해야하는지도......

  7. 별가 2010/05/29 11:4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 양반 원래는 안 이랬던줄 알고 있다가, 2007년 북한에 노무현 대통령 따라 갔다 와서 부터 좀 이상해 보이더구만요. 북한 갔다 온 직후 KBS에서 특별 강의같은걸 마련해 줬든에 그때 그의 주장은 '북한은 그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뭐 이런식으로 강연하시던데 언젠가 이렇게 될줄 알았죠. 그래도 2007년 대선때 당선된 이명박 후보 뒤에 얼굴 비치는 것 보고 '그래도 몸은 저쪽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그 후 TV에서 그를 볼수 없었습니다... -_- 묵념

  8. 피카소 2010/05/30 19:2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도올 김용옥 선생의 천안함 발언은, 지금까지의 정부가 보여준 (세종시 백지화가 압권이었죠..) 신뢰에 관한 차원에서의 언급이었다고 치고 넘어갈라 했지만,

    사실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선동적이었다능...

    굳이 그런말 해서 얻을게 없을 뿐더러, 자기가 해명할 근거도 찾을 수 없을텐데도, 자신만만한 태도는 깡이있어 보여 압도될만 하더군요..;;

    국방부의 발표를 안믿는것도 이상하지만, MB와 미국의 자작극이니, 전쟁설이니 하는것도 참 우스운 짓거리라 생각되더군요;;

    상식적으로 봐도 지금의 MB의 대응은 A+ 인걸 인정할 수 밖에 없더군요;;
    러시아와 미국, 일본 을 끌어들이고 직접적인 군사보복을 외치는 전통적인 지지세력의 말을 듣는척 하면서 실상은 대북 경제재제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 이건 이 이상의 대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영삼이었으면, 미국도 지금과 같은 전폭적인 지지를 부담스러워 했을지도 모르니까요...

  9. 캉디드 2010/08/08 22:2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스스로를 두고 언급하신 것처럼 참 글을 두서없이 그리고 무책임하게 쓰셨네요.

    말이란 것이 또한 인터넷이란 것이 참 무섭다는걸 실로 체감케 하는 글입니다. 전연 연관성이 없는 일들을 갖다 붙여서는 무심코 읽는 사람들에게 마치 그런 감이 실제 있는것 같은 잘못된 의식을 심어주니까요.

    도올 김용옥의 강의를 두고 교양수준이다라고 언급하며 까는 것이 바로 그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용옥의 발언이나 강의가 대체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앞뒤 전후 상황이나 위치 모두 불문곡직하고 그저 뒤틀린 시각으로 까대니 개인적인 발전도 안되고 그 어디에도 아무짝에도 보탬이 안되는 이런 쓰레기가 흘러나오는 겁니다.

    애초부터 김용옥이 대중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대체 학술적이거나 현학적인 수준에 초점을 맞춰 말을 할리가 없는 것입니다. 가장 대중에게 필요한 것이 교양수준이거니와 가장 많이 지식인들이 회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솔직한 진실성입니다. 우매하고 이기적인 자들의 낙인 찍기가 성행하는 세태에 이처럼 시시비비를 잘 가릴 수 있는 인물도 진귀한 시대지요.

    왜 이런 쓰레기 같은 글을 싸질러놓으십니까? 단순히 할 일은 없고 누굴 까긴 까야 겠는데 마땅히 깔 사람은 없고 그런 연유로 이런 쓰레기같이 악취만 나는 글을 쓰는건 일견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런 글이 대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아직 덜 무른 비판의식을 지닌 학생들이나 편협한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구더기가 옮듯 전염병처럼 퍼지는 것은 얼마나 무책임한 짓거리입니까?

    스스로 염치가 있고 반성할 줄 아는 인간이라면 부끄러운줄을 알아야 하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고 의식이 있는 식자라면 제 말이 무슨 말인줄을 깨달으리라 봅니다.

  10. 2011/03/23 17:3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수준높은 척 점잖은 척해며 남 깍아내리는 데 급급한 멍충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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