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극장

혁명극장 - 로베스피에르와 친구들

다 본 거야?

책을 읽으면 그거 다 기억해?
아니
그럼 다시 보는 거야?
아니
책은 한 번 봐선 안 되고 적어도 세 번은 봐야 한다고 하던데 중요한 책은 특히
나는 안 그래 읽은 책은 다시 안 봐
그럼 기억도 못하는 걸 뭐 하러 봐?
재밌잖아
재미로만 책을 읽어?
그건 아니고
그럼?
나는 책 한 권을 몇 번씩 읽는 사람이 무서워
그건 또 뭔 말이야
책은 누군가가 쓴 거야 책을 쓴 그 사람의 생각을 담은 거라고
그렇지
그래서야
그래서라니
몇 번씩 읽는 건 주인공이 아니고 그냥 책을 쓴 사람에게 빠지는 거잖아
문제를 다면적으로 보지 못한다 뭐 그런 말인가
비슷해 예컨대 지금 내가 읽은 게 로베스삐에르에 관한 책이야 근데 내가 이 책 하나만 읽으면 그건 그냥 책 쓴 사람이 생각한 로베스삐에르와 프랑스혁명에 대한 것일 뿐이겠지
그렇겠지
그리고 그건 당연히 로베스삐에르와 프랑스혁명에 대한 전부는 아니겠지?
아니겠지
그래서야 그래서 나는 한 권의 책을 몇 번씩 읽는 사람을 보면 무섭다는 거야 때론 끔찍하고
건 좀 오버 아닌가
아니야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어디 한 둘이어야지 나는 책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내가 책을 한번씩만 읽는 건 그리고 대개는 희미하게 읽는 건 아마 그 때문일 거야 윤곽만 그리게 읽기 그게 내 독서법 가운데 하나인 셈이지 암튼 그렇게 읽고 또 다른 책을 그렇게 읽고 하다 보면 어느 때쯤에는 좀 더 분명한 어떤 게 드러나거든 대개는
지독한 회의론자일세
회의론자라.. 그보다는, 완벽주의자여서가 아닐까싶은데
그건 또 뭔 궤변이야 책을 대강 읽는다면서 완벽주의자는 무슨
책 한 권을 놓고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있겠지만?
담에 얘기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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