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울은 평화의 나팔을 분다! / 2006. 4. 28.(금요일) 황새울에서 문정현 신부

황새울 들녘에 군작전이 시작되었다. 사방팔방 여기 저기 헬기가 수직으로 이착륙한다. 하얀 먼지가 볍씨와 함께 치솟는다. 아무 예고도 없었다. 경찰 헬기는 한 곳에 정지하여 굉음을 낸다. 촬영하는지, 감시하는지. 수없이 많은 전투경찰이 평택시내에 집결한다. 까마귀처럼 떼를 지어 대추리 도두리 길을 더럽힌다. 주민은 한 둘씩 밖에 나와 하늘을 쳐다본다. 공포와 분노의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른다. 국방부, 주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방부의 대화제안에 날도 잡았다. 한 손엔 대화, 한 손에 공포, 이게 저들의 본성이다. 신뢰할 수 없는 놈들. 할머니들의 가슴이 꽝꽝거린다. 주민이 베트콩이냐? 주민이 게릴라냐? 주민이 무장공비냐? 이럴 수는 없다. 자전거를 타고, 트랙터를 타고, 승용차를 타고 착륙한 헬기를 향하여 돌진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후딱 날아 도망친다. 악랄하다. 약을 올린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모르고 있다고 발뺌한다. 그러나, 그게 사실일까?

대추리에는 바이러스, 신종 바이러스가 생겼다. 대추리를 잊을 수 없고 이내 다시 와야 하는 병이다. “와서 보라!” 와서 보면 감염된다. 가수들이 왔다. 노래를 안 할 수 없다. 노래가 퍼진다. 화가가 왔다. 마을 담벼락에 그림을 그린다. 보는 이의 힘을 모은다. 시인이 왔다. 벽마다 온통 시를 쓴다. 읽는 이의 가슴을 후빈다. 설치예술가가 왔다. 평화동산을 만든다. 동상이 선다. 마을을 지킨다. 감독이 왔다. 수없이 많은 동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방방곡곡 눈물을 퍼뜨린다. 이렇게 황새울은 생명과 평화의 나팔을 분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떠돌아다니는 문정현 신부의 글이다. 문 신부는 주민이 베트콩이냐고 묻는다. 주민이 무장공비냐고 묻는다. 경찰이 까마귀떼처럼 이 땅을 더럽힌다고 말한다. 주민이 하늘을 쳐다보고 발을 동동 구르며 공포와 분노의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묻는다. 문정현 신부, 주민 등에 업지 말고 그냥 '반미'만 외치면 안 되겠는가? 그게 더 정직하고 당당한 행동은 아니겠는가? 문정현 신부, 한번이라도 정직해볼 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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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마술가게 2006/05/09 07:4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꼭 그렇게 자극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나요?
    반미할만한 사람들은 하는거고...주민들하고 붙어먹는 말든 그건 그들의 일이고 애써 그것들을 분리하려는 쪽의 속셈도 그리 정직하다거나 당당하다거나 한 행동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정현신부야 머 단순한 사람이죠. 자기생각대로 사는 사람.
    그렇다고 그 사람이 폭력시위를 주도했거나 지하조직을 결성했거나 하지는 않았잖아요? 위법한 일들은 처벌을 받고 있고...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자기생각과 행동을 책임지고 있고 그 행동들이 사회에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것도 아닌데....

    • 하민혁 2006/05/09 07:5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당연합니다. 반미할 사람은 반미하면 됩니다. 그거 말릴 사람 어디 있나요? 대통령까지 나서 "그깟 반미 좀 하면 어떠냐"고 하지 않았던가요?

      내가 말하고싶은 건 반미를 하려면 당당히 하라는 겁니다. 황새울이 어쩌고 주민이 어쩌고 하는 나발 불어대지 말고, 정직하게 말이지요.

  4. 마술가게 2006/05/09 08:0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어짜피 이런 논쟁은 그닥 좋은 결말이 안납니다만,
    저도 같은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그냥 난 너네가 싫다 정도면 좋을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황새울,주민,국민, 머 한나라당은 안그렇고 김구는 안그랬고 맥아더는 안그랬고 부시는 안그렇습니까?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정직을 얘기하시려면 민혁님도 솔직히 너네 하는 거 다 싫다. 그러시면 될 것 같아요.

    저도 솔직히 문정현 신부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유로요.

    • 하민혁 2006/05/09 08:2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맞는 말입니다. 저도 그러고싶어요. 그러든 말든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는군요.

      미군기지 확장 이전 반대 - 이거 내가 보기에는 잘 하는 겁니다. 비록 힘이 없어 미군을 주둔시킬지언정 그 정도의 밸도 보여줄 수 없다면, 주권을 가진 국가의 국민이라고 할 수 없지요.

      그러나, 하고 있는 짓들을 보세요. 내가 보기에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흰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멀쩡한 사람들을 다 바보로 만들고 있어요.

      게다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짓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이같은 짓이 한두번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하는 얘기입니다.

  5. 동상이몽 2006/05/09 10: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전 발표 후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대부분 다 떠나고 이제 10여 퍼센트 남았다는 주민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그 남은 주민들이 반미 때문에 안 떠난다고는 생각되지 않거든요.

  6. 동상이몽 2006/05/09 10:4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지난 시절의 민주화 투쟁은 투쟁의 주체와 목표와 그 과정에서 폭력을 당하고 희생되는 주체가 모두 확실하고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지금 대추리를 광주와 동격으로 놓을 수 없는 이유고요. 누구든 자기 신념을 정당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클릭만 하면 강유원의 공산당 선언 강해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이고요. 군대 안 가겠다고 소송을 걸기까지 하는 세상이고, 빨갱이 소리 하면 후진 사람 취급받습니다.

    그러니까 요는 신념을 표현하되 폭력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폭력을 통해서 바라는 것을 이루는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방향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 하민혁 2006/05/09 11:25  편집/삭제  댓글 주소

      가끔씩 이 친구들한테 묻고싶어져요. 니들 눈에는 국민이 모두 초딩생으로 보이느냐고.

      국민을 초등학생으로 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유치찬란한 기만을 하면서도.. 도무지 그걸 부끄러워 할 줄을 모르니.. 보다보다.. 결국 한마디 하게 되네요.

  7. 미디어몹 2006/05/09 17:4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하민혁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되었습니다.

  8. 물고기 2006/05/10 04:1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가끔씩 이 친구들한테 묻고싶어져요. 니들 눈에는 국민이 모두 초딩생으로 보이느냐고."
    금방 문정현신부님한테 전화와서 그러시더라고요
    "내가 사제서품 받을 때는 니네 아부지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다 이놈아"

    이 글 쓰신 분은 자기가 무척 잘난 줄 아시나 봐요.
    문정현 신부님이 거짓말 뻥치시는데, 국민들은 다 속고 자기만 안속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죠? 아주 똘똘하시기도 하지... ㅉㅉ

    • 하민혁 2006/05/10 17:49  편집/삭제  댓글 주소

      문정현 신부가 물고기한테 전화해서 그랬다면 그 사람의 정신연령은 진짜 초딩생만도 못한 거고,

      '이 글 쓴 사람이 무척 잘난 줄 아는가 보다'는 말은 글쓴 사람한테 할 게 아니라 문 신부나 범대위 애들한테 해야 맞는 말일 겁니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딱 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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