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사태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서슬이 퍼렇던 박근혜와 박근혜 정권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의 끝모를 추락을 지켜보면서 지난 대선 당시 정규재 주필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보수가 무너지고, 문재인이 집권하면 나라가 무너진다." 

2012년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때,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한국경제 정규재 주필이 했던 말이다. 박근혜 후보가 성에 차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후보를 찍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대단한 탁견이다. 

박근혜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보수는 확실히 그 종언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당명까지 새누리로 바꾸면서 혁신 보수를 기치로 내건 박근혜로서는 꽤나 역설적인 결말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고 보면 박근혜는, 스스로 새 시대의 맏형이기를 소망했지만 결국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어 한순간에 이 나라 진보 진영의 몰락을 자초한 노무현 대통령과 꽤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깜'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판박이로 닮은 꼴이다.

노무현은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었다. 노무현의 경호실장 유시민 작가의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이라는 인물평이 아니더라도 노무현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이었다. 세간에서 말하는 막가파식 언변의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 자신이 몇 번이나 말했던 것처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 사람이었다. 오죽 했으면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까지 했을까.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는 박근혜여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니었다. 박정희의 딸이었기에 대통령이 된 사람이었다. 대통령이 될 재목과는 무관한 인물이 대통령이 된 결과는 노무현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최태민-최순실로 이어지는 희대의 사이비 집안과 정신없이 노닐다가 결국은 대국민 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었나" 따위의 헛소리를 해대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는 너무도 당연히 비극적이다.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일찌기 한 사람은 고향 뒷산에 올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제 남은 한 사람은 죽음보다 더 견디기 힘든 오욕의 날들을 견뎌야 한다(그러나 죽지는 마시라. 죽어서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영웅 신화를 보는 일은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니까). 스스로의 분수를 넘어서는 직을 탐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헤는 이 나라 보수 진영에게는 하나의 큰 축복이다. 이제까지의 부패 보수가 무대에서 퇴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보수 진영이 들어설 여지를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박근혜가 아니었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일대 혁신이 박근혜와 더불어 보수 진영에서 일어나게 된 것이다. 노무현 또한 이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애니웨이, 박근혜의 기행과 더불어 후진 대한민국은 이제 한 걸음 더 선진 문명국에 다가서게 되었다. 노무현이 소망하던 새 시대가 머지 않았다. 박근혜에게 감사할 일이다. 새 시대를 위하여. 으랏차차차차차차차 아자가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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