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신났다. 미선이 효순이를 다시 팔아먹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싶은 모양이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가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기도 북부지역의 도로 확충 문제를 놓고 토론한 내용을 친절하게 전문 발췌 중계하면서, 아예 진단과 평가까지 내려놓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을 해 또 다시 구설수에 휩싸이게 됐다"는 오마이뉴스의 단정적 해석에는 구설수에 휘말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오마이뉴스의 소망이 읽힌다. 이른바 오마이뉴스식 뉴스 구설수 만들기의 전형이다.

오마이뉴스는 두 후보의 토론 가운데 두 여중생이 나오는 부분을 다음과 같이 중계하고 있다.
 

김 후보는 후보는 10일 오후 수원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기도 북부지역의 도로 확충 문제를 놓고 김용한 민주노동당 후보와 양자 토론을 벌였다.

김용한 후보가 "경기북부의 지역 대부분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자 김문수 후보는 2002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의 예를 들어 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문수 : 효순이·미선이 사건 아시죠? 경기도 양주의 좁은 도로에 탱크가 훈련하려고 지나가다가 학생애들이 치어죽은 게 아닌가? 도로 시설이 나빠서 사고가 났다.
김용한 : 그렇지 않다.
김문수 : 현장에 가보셨을 것 아닙니까? 나도 사고현장에 가봤는데, 경기 북부는 도로사정이 가장 나쁘다. 도로를 안 뚫으면 학생들과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
김용한 : 미국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 도로가 좁아서 사고가 난 게 아니다. 좁은 도로에서 두 대의 차량이 교차통행을 할 경우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서로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김문수 : 도로가 넓은데 왜 치어죽습니까? 보도가 있고 안전시설이 있는데 왜 치어죽나?


그리고는, '구설수에 휩싸이게' 되는 것 정도로는 아무래도 약하다 생각했던지, 오마이뉴스는 아예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설레발까지 치고 나선다. 그리고 기사의 타이틀에 물음표 하나를 떡 갖다 붙인다. "도로 좁아 효순이·미선이가 죽었다? "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하여 어떤 주장을 펼칠 때, 근거가 되는 자료는 충분하고 표준적이어야 한다.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편향되어 있으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오마이뉴스의 이 기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대한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다.

오마이뉴스는 묻는다. "도로 좁아 효순이·미선이가 죽었다? "

이 얼척없는 우문에 대한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이는 며칠 전에 이 블로그에 올려둔 [참고자료2]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짧은 기록 (2) (새 창으로 열기)에 분명하게 적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그렇다면(미군에 대한 분노만을 문제로 삼는다면) 미군을 우리나라에 불러들인 게 누구이고 누가 미군을 그렇게 오만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반성 또한 병행되어야 마땅하다. 사고가 난 도로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우리 정부의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보고 그 책임 또한 따져물어야 한다.

정리하자.

두 여중생이 압사한 사건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도로 문제 또한 원인 가운데 하나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도로 건설이 필요하다. 도로가 넓었으면 두 여중생 사건도 없었을 것이다'는 김 후보의 주장은 (주장 일반이 갖는 단순성을 감안한다면)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오마이뉴스는 김문수 후보가 그 자리에서 두 여중생 사건의 모든 원인을 규명하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식이다. 아니면, 김문수 후보가 미군이 두 여중생을 고의로 짓이겨서 죽였다고 말해주기를 바라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한마디로 어거지다.

"도로 좁아 효순이·미선이가 죽었다?"는 기사는, 기본적으로 김 후보 발언의 의미가 '두 여중생의 죽음이 '오직' 도로 문제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한 기사다. 그러나 김 후보의 발언이 과연 오마이뉴스가 받아들인 그런 의미였는가?

참으로 웃기잡는 생떼이자 어거지다.
위의 글을 읽고 또 이런 저런 말꼬리 잡고 늘어질 이들을 위해 미리 한마디 해두겠다.

도로 확장 문제를 논하면서 두 여중생 사건을 꼭 예로 들어야 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나 역시 부정적이다. 김 후보의 발언은, 그 의도가 어디에 있건 확실히 적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문제의 발언을 본질과는 동떨어진 방향에서 뻥튀기하고, '파장'으로 몰아가려는 작태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말이 다시 나온 김에 한번 생각해보자.
2002년 여중생 압사사건의 객관적인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미군이 두 여중생을 토끼몰이 하듯 몰아서 죽였다'느니, '탱크가 고의로 전후진을 하여 두번세번 짓이겨 죽였다'느니, '두 여중생을 확인했으면서도 일부러 깔아뭉개서 죽였다'느니 하는 주장은 설득력도 없을 뿐더러 그 숱한 검증과정을 통해서도 아직껏 단 하나도 명확히 사실로 검증된 바 없다.

그렇다면, 이 경우 상식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한 가지다. 고의적인 살인이 아닌, 미군에 의한 과실치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상식이다. 오마이뉴스의 상식은 따로 있다. 오마이뉴스 기사식으로 적는다면, 오마이뉴스의 상식은 지금도 여전히 '미군에 의한 고의적인 살인이다(?)'  KIN~

 

<네이버에 달린 '도로' 관련 댓글 몇 개>

도로 좀 더 만들자는데 이념까지 들먹일 필요 조회 7 | 추천 0 | 2006/05/12 01:26
atall  
김문의 의원왈 도로가 좁으니 넓히자. 이게 뭐가 잘못된 말인지요? 지금 모든 국가역량이 행정도시와 그 주위에 쏠려 있어서 같은 경기도라 하더라도 남부만 도로를 뚫고 북부는 전혀 신경 안쓰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지적하는 것인데 뭐가 잘못된 것인가요? 민노당은 아예 도로뚫을 필요 없다. 운전자가 조심하면 된다.. 이게 말이 되나요? 효선이 미선이 조금만 도로 넓었어도 죽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맨홀에 걸려서 죽어도 국가가 배상합니다. 도로 잘못관리한 책임이죠.

그 도로가 일반 차량 두대도 지나가기 힘든 조회 63 | 추천 2 | 2006/05/11 23:23
atall  
그도로가 일반 승용차 두대만 지나가도 꽉차는 도로였다. 노견같은 것도 없고
버스 두 대 지나갈라면 아슬아슬하다. 노견도 없고 길밖으로도 맨땅도 없다. 한쪽은 낭떠러지고 다른쪽은 언덕하고 붙어 있는 길이다.
어쩔 수 없이 아스탈트위로 걸어야가야하는 길이었다. 그게 도로냐? 그렇게 좁은 도로에 자전거, 경운기 타고가다가 참변 당하는 농민이 얼마나 많은 줄 아냐? 게다가 그 사고는 커브길이어서 운전자가 더욱 사고 피하기 어려웠었다. 도로만 넓었다면 애시당초 사고날 근원적 이유가 없었다. 참.. 민노당이나 오마이나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는구나. 사고후에 도로를 넓혔다. 도로문제가 없었다면 도로확장했겠냐? 그 일부분만 넓힌것이다.

죽은 아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마이. 조회 35 | 추천 0 | 2006/05/11 23:24
ultralee94  
이제 질렸다. 걔들도 지하에서 편하게 눈을 감게 그만 좀 해라. 그럼 고의로 깔아죽였겠냐. 하루에도 수십명씩 교통사고로 죽는데 그 사연들도 다 해결하지 그러냐. 미선이 효순이 덕분에 정권까지 가져가놓고 아직도 우려먹냐. 이제 진국도 몽땅 빠지고 맹물만 남을 때도 됐잖냐.
aneeypo (58.121.xxx.6) 05/11 23:28:31
부모들도 제발 특정 목적을 위해서 자기 아이들을 이용하지말아달라고 하는데.. 오마이가 그런게 귀에들어오나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과정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람들인데..ㅉㅉ

여기 댓글 다는 인간중에 거기 갔다온 사람 조회 24 | 추천 0 | 2006/05/11 23:23
enjoy001  
나 거기 갔다 왔는데,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군의 잘 못이 크긴 하지만
도로 좁은건 사실이다..

덤프트럭 두대??
도로 넓으니 넓힐 필요 없다고??
거기 가보고 나서 이야기 해라..

도로 사정이 어떤지..

노빠들아
괜히 정략적으로 꼬투리 잡을려고 이야기 하지말고
가서 보고 니들이 한번 느껴봐..
맹목적인 지지좀 하지 말고.

꼬투리 잡을까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군의 잘 못은 명백하지만,
도로 여건 역시 좋지 않다.

예전 군대시절에 그곳을 자주다녀서 아는데.. 조회 58 | 추천 2 | 2006/05/11 23:08
shootandscoo
제가 파주 문산에서 군생활하면서 집이 의정부라서 자주 차를 끌고 그길로 다녀서 잘아는데요. 왕복 2차선도로에 갓길이 없어서 주간에도 사람이 다니기에 차길쪽으로 넘어와서 이동해야 하는 위험한 길입니다. 승용차가 다니기에도 그리 넓은 길도 아니고 그리고 길이 구불구불 험해서 사고가 나기 쉬운길입니다. 그 사고당시 에도 그근처에서 사고가 났다고 하길레 아디쯤인지 예상이 될정도로 위험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에는 군부대가 상당히 많고 주변에 훈련장이 있어서 그 좁은길로 전차나 장갑차, 자주포등이 자주 지나다니는데 사고를 낸 미군이 일단 일차적인 잘못이 있지만, 도로가 그사건의 하나의 원인을 충분히 된다고 생각됩니다.
도로를 확충하는것이 힘들다면 사람이 다닐수있는 보도라도 만들어야지 그지역 주민들은 솔찍히 맘편히 걸어다니기 힘듭니다.
그 길에 대해 알려 드리죠 조회 60 | 추천 3 | 2006/05/11 23:08
clide1299
사고네 살인이네 비약하지 마시고 제 길 그대로 읽고 그 길은 생긴거 좀 이해하세요

덕도주유소에서 파주군 방향으로 오르막을 오르면 문제의 그 길이 나오죠
오른쪽 옆에서 대성학원인가 하는 입시학원 보이실거고
약간의 오르막 길을 오르다
왼편은 능선 비탈로 겨울이면 응달져서 살얼음 죽어라 잘얼고
오른편은 능선 밑 낭터러지로 밑에 논까징 한 3~4미터 정도 떨어지는 길이죠
가드레일 말곤 인도 없는 길입니다.
그럼 이길이 시야가 나오냐 오르막에서 다시 에스자로 꺽여서 내려막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불행히도 이길에선 인도가 없어서 덤프나 큰 버스지나가도 피할 곳
별로 없습니다. 믿지 못하시는 분은 한번 걸어가 보시고 태클 거시구요)

참고로 이쪽에서 왜 장갑차, 탱크 기동이 많냐면요
우리나라 민원들 많이 늘어서 경기도 북부 일산 파주 쪽 장갑차,탱크 기동하는
훈련장은 파주 오현리 인근 밖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쪽 도로는 군사훈련하면 국군의날 평생 보던 만큼
탱크나 장갑차 자주포 실컷 구경할 수 있는 장소고 우회도로 없습니다.
미군 험비 지나가면 수도 없이 보는 길이고 파주휴게소에서 음료수 사먹던
미군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글구 사고나서 사고나지 말라고 길 넓히자는 주장이 욕 먹을 소린지..
살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조용히 그 길 다시 걸으시며
덤프트럭, 버스 지나갈 때 한번 당해보시고 제 말이 거짓 인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인생의 스릴을 즐기고 싶으시면 경기도 눈좀 오는 날 덕도 삼거리 부터
법원리까지 운전한번 해보시면 맘껏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글 주변이 없어서 그 길에 대한 묘사가 충분한 지 모르겠구요.

효선이 미선이 사건은 불행한 일이고 일어나지 않아야 될이지만 무조건
살인이네 뭐네 하며 선동하고 음모론 펴뜨리는 것도 문제 아닐까요

교통사고 나서 사람 죽거나 다치면 정당하게 처벌할 수 있으면 되고
또 보상해주고 사고 나지 않게 시스템 정비하면 되는 일이죠.

갠적인 생각 주저리 주저리 적습니다.
wjdwns125 (61.47.xxx.166) 05/11 23:20:27
동의 합니다,............
shootandscoo (125.177.xxx.130) 05/11 23:13:58
동의 합니다. 거기는 길을 넓히든지 보도를 만들던지 하지 않으면 또다른 효순.미선이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길입니다. 빠른시일네에 정비되어 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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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순이 효순이 사건이 좁은 도로 때문에 발생했다?

    Tracked from 숨겨진 놀이터 2006/05/12 03:37 Löschung

    민주통신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니....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나온 대화를 인용한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문제삼은 글을 볼 수 있었다. 글의 요지는 "미순이 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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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f 2006/05/12 14:2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효순이 미선이 때도 몇몇 미스테리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왜 커다란 탱크가 오는데.
    길 아니라고 안피했나. 그냥 길 아니여도 옆에 논두렁이라도 뛰어들면 되지 않느냔 이야기요. 그점은 아직도 미스테리죠

    • 하민혁 2006/05/12 15:32  편집/삭제  댓글 주소

      그곳을 아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옆이 언덕이기 때문에 피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여학생들은 당연히 차가 비켜가거나 멈추리라 생각했겠지요. 그런데, 미군은 이 여학생들을 인지하지 못했던 거구요.

      그 과정에서 미군의 과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예컨대, 여러 면에서 훈련 수칙에 충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미군이 고의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게 범대위의 주장입니다.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범대위는 지금도 여전히 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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