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언론이 아니고 기자가 기자가 아니다"  
오늘 다른 곳에서 적은 글의 제목이다  

언론이 언론이 아니고 기자가 기자가 아닌 마당에 기사가 기사일 리가 없다

'고영태 녹음파일'서..."VIP가 만족하고 있다"는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가 그런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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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발언의 중요도나 주목도를 결정짓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발언이 자신의 주장이나 의도를 담고 있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이렇게 하자" 혹은 "이렇게 하겠다"는 발언은 당연히 주목도가 높은 발언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발언인 때문이다

반면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이) 이러저러 할 거야" 혹은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은) 이러저러할 가능성이 높아보여" 하는 발언은 그 주체가 자신의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단지 추측 내지는 짐작하는 것이기에 그 주목도나 중요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이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특검이나 기자가 취해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발언을 보면 대부분이 저 '카더라 통신'이다

일반적이라면 다만 참고하는 것으로 그쳐도 좋을, "아마 이러저러 한 걸 거야" 식의 짐작이나 추정, 나아가서는 뇌내망상일 수도 있는 발언을 특검이나 요즘 우리 기자들은 마치 확인된 팩트인 양 당당하게 원용한다 팩트화를 넘어서 때로는 거의 신성시하면서 떠받들기까지 하는 분위기다.

단적으로, 저 기사에서 고영태가 하는 발언은 모두 고영태 자신이 미루어 짐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녹음파일에서 고씨는 "대통령은 소장을 지키기 위해 정책수석(안종범)이 책임지고 날아가는 걸로 끝낼 거야"라며 "다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끝내버릴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 어디에 팩트가 있는가?
살짝 심하게 말하면 이건 그냥 고영태 자신의 뇌내망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얘기들이다  

검찰이 들고 있는 류상영이나 김수현의 녹음 파일도 마찬가지다

류상영이 김수현에게 했다는 "VIP가 만족하고 있다"는 발언은 기사 어디를 봐도 그것이 팩트인지를 확인해주는 대목은 없다 그냥 류상영이 한 얘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기사는 이를 제목으로 뽑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언론이 언론이 아니다 말하는 까닭이다 

오원석 기자는 설마 박근혜가 류상영에게 대포폰으로 "짐이 심히 만족하도다" 하는 전화를 했을 거라고 믿는 것일까? 아니면 류상영을 '보안손님'으로 불러 모신 다음 "짐이 심히 만족하노라" 한 것으로 보는 것일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VIP가 만족하고 있다"는 발언은 한마디로 넌센스, 곧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말이 안 되는 발언이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당혹스런 일들을 겪을 때가 더러 있다 그 중에서 제일 황당할 때는 도대체 급이 안 되는 사람이 몇 번 얼굴 마주친 걸로 마치 자신이 같은 급이라도 되는 듯 착각하고 기어 오를 때다

하늘 아래 평등한 사람을 두고 웬 급을 따지느냐고?

평등한 사람도 그 급은 따질 수 있다 모두 평등한 사람이지만 주방에서 주방장과 보조는 그 급이 다르다 태권도에서 노란 띠 찬 선수와 검은 띠 찬 선수 역시 급이 다르다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에 관한 얘기다 박근혜가 아무리 미쳐 노망이 들었기로 류상영에게 만족을 표하는 그런 급일 리는 없는 것 아닌가? 이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고 접근 아닐까?  


그럼에도 박통이 류상영과 같은 급이라고 믿는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게 믿으셔도 좋다
실제로 노승일은 확실히 그렇게 믿고 있었던 듯하다 그렇기에  

"대통령은 윗분이고 국민은 하찮냐"며 스스로를 대통령 급으로 보지 않았을까싶다
하지만 여기서 어찌 유의미한 소통과 대화가 가능할까.. 


애니웨이, 


"건수가 많아서 K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을 빨리하자고 하더라"
"장관 보고 나왔던 걸로 소장이 업무보고를 하면 되니까"
"회장님은 독일로 돈을 따로 빼고 싶어하고 마음이 급한 것 같다"


기사에 등장하는 발언들은 하나같이 '그런 것같다'거나 '하더라'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대화자에 최씨는 없지만 최씨가 있어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며 "이들은 최씨의 지시를 따랐고 영향력을 벗어나 다른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대단한 해석을 내놓는다

특검이 '카더라 통신'을 너무 신뢰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까닭이다

억지로 꿰어맞추다 보니 특검도 기자도 이상한 해석을 내놓기에 바쁘다 오죽했으면 명색이 메이저 언론의 기자가 쓴 기사의 마무리가 "청와대 개입이 드러날 경우 대통령은 책임을 피할 것이라 예상한 고씨가 예상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가 되었겠는가   


그러나 이것 뿐이라면 이 글까지 쓸 일은 없었다





특검과 일부 기자는 저 '카더라 통신'에는 가능한 온갖 해석을 다 붙이며 원용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는 직접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한사코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이런 발언들이 그렇다
고영태의 발언들이다


"이미 나왔던 자료들 내서 뭐하겠어. 좀 더 강한 거 나왔을 때 난 그때 한꺼번에 터트리고 싶다 이거야. 그래야지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거지"

"아까 만나서 재단에 필요한 것들 해야 될 것들 뭐야 저기… 승일이하고 헌영이 불러 놓고 들어라. 준비할 거 준비해라. 니네도. 니네 재단 준비 하나도 안 되어 있는데. 공격 들어올 수 있으면 카바할 만한 거 미리 다 수정해놔야지. 재단이 해야 될 거 안해놨다하고 쳐들어 올 수도 있으니 그런 걸 만들어라. 내가 불러갖고 얘기한 거거든"

"이성한이는 계속 만나야 돼. 이성한이는 내가 소장(注: 최순실)하고 싸워서라도 이성한은 그 자리에 돌려놔야 된다. 안 그러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성한이 제 자리에 심어놓고"

"나중에 어차피 인제 뭐 나하고 소장하고 관계가 끝나더라도… 끝날 때가 됐어. 끝나면 체육재단 잡아놨지, 미르재단 잡아놨지 그러면 서로… 뭐라도 정상적인 일을 할 테니까 일주세요. 그럼 도움 받을 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가기 위해서 하는 거야"


어떤가?
다 자기 주장이고 의도가 드러나는 얘기들 아닌가?

그런데 나는 특검이 이에 대해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중앙일보 기자가 기사 쓴 걸 본 적이 없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검찰은 이 자료를 특검 초기에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글은 그래서 쓰는 글이다
참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편향적이어도 너무 편향적이다 싶어서다



덧>
바로 쳐내려간 글이라 논리 비약 있고 감상 쩔고 오탈자 작렬일 수 있다 벗뜨! 수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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