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친박 김진태 의원이 했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이건 진리다. 여기에 무슨, 나는 LED 촛불 준비했다는 등으로 응수하는 건 스스로가 ‘아동티‘하다는 티를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손석희는 JTBC 앵커 브리핑에서 김진태의 저 촛불 발언을 두고,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하고 물으면서 밥 딜런의 노래를 소개했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인가를 웨더맨이 없어도 우리는 알 수 있다(You don‘t need a weatherman to know which way the wind blows).
 
손석희가 왜 ‘노벨상 수상식 불참 소식‘의 밥 딜런과 그의 노래를 끌어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손석희는 말한다. 

지난 며칠 사이, 그야말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온 정면 돌파의 말과 말들. 그 모든 것들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혹은 바뀔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는 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그러니까 굳이 맥락을 찾자면, 손석희의 저 발언은 바람이라고 다 같은 바람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될 듯하다. 다시 말해, 한나라당 새무리당 신천지당 새누리당 니들이 믿는 그 바람은 이미 ‘촛불 앞에 바람’ 된 지 오래 됐다고, 이 바람을 잘 보라고, 촛불을 불씨 삼아 부는 구태와 구악을 일소하는 진짜 (큰) 바람일 수 있다고, 오늘의 날씨 전하는 이쁜 공효진이 없어도 우리는 그걸 알 수 있다고.

가능한 얘기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주장은 선명해야 한다. 주장을 하려면 에둘러 하지 말고 바로 말해야 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말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발언은 정치인이나 하는 발언이다. 그런 건 개나 줘버려야 한다. 


김진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vs 손석희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김진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김진태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vs 손석희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사실 명제에 대해 손석희는 기껏 ‘촛불이 니들이 생각하는 그 바람과는 다른 바람의 불씨가 될 수도 있어’ 하면서 빗겨가 버린다. 손석희의 이 발언은 김진태의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에 대한 반박이 되지 못한다. 그 바람이 이 바람이건 저 바람이건 촛불이 바람 불면 꺼지는 건 사실이니까. 

손석희는 “우리는 또 생각해봐야 할 것같다“고 말한다. 거듭 ‘우리‘를 강조한다. 손석희의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 그가 어떤 바람을 소망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손석희의 저 발언은 말 그대로 손석희가 피력하고 있는 자신의 희망사항인 셈이다.  

애니웨이, 희망을 피력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 방식이 분명하다면 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김진태의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저 명제에 동의한다.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촛불 사회‘에 반대한다.
지난 2009년의 촛불 정국에 쓴 글 가운데 일부를 옮기는 걸로 이에 대한 변을 대신한다.

제목은 ‘촛불과 깃발‘이다. 

바야흐로 촛불 사회다. 허구헌날 촛불이 춤을 추고 있다. 태양과 바람 앞에서 더 빛나게 펄럭이던 깃발은 간 데 없고, 거의 매일같이 희미한 촛불만이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리고 있다. 촛불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주체성을 형해화할 뿐이다. (중략)

SNS 공간이 아무리 제멋대로 떠드는 사적인 공간이라 해도 그렇다. 최소한 무책임하지는 않을 일이다. 나이 든 이건 어린 이들이건 다들 왜 이리 뻔스러운 건지 모르겠다. 다른 이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는 글에서조차 도대체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

왜 이 지경인가? 견고한 비전을 새긴 드높은 깃발이 사라진 자리를 흐리멍텅하게 흔들리는 촛불이 대신하고 있어서다. 너와 내가 형해화하여 구분되지 않는 촛불 속에서 주체적 자각이 있을 리가 없다. 자기 정체성을 잃고 유행을 좇는 된장녀마냥 유행에 편승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촛불에 책임의식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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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제동의 성주 사드 반대 촛불집회 방문 연설 전문

    Tracked from 이지넷 eznet - 아주 쉬운 인터넷 2016/11/22 18:21 Lö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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