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가 “KBS의 ‘서해교전 특집’은 언론포기 행위”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풍 바람잡이 노릇"이라는 게 이유다 촛불 특집은 되고 서해교전 특집은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죽어서까지도 차별을 받아야 하는 서해교전 전사장병들이 안쓰럽다

'북풍 의혹'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서해교전 특집은 언론포기 행위'라는 주장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천안함 사건과 서해교전을 함께 엮어 전하는 것이 더 상식에 가까운 때문이다

참고로, 제2연평해전으로 불리는 '문제'의 서해교전은 2002년 6월 29일 오전에 발생했다. 함포와 기관포를 주고 받는 이 전투에서 우리는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으며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가 침몰했다. 북한은 약 3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초계정 등산곶 684호가 반파된 채 퇴각하였다.

다음은 오늘 언론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KBS는 ‘북풍 바람잡이’ 노릇을 중단하라
- 서해교전 특집방송 제작 지시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다 -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조사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어떤 근거와 결론을 내놓을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내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을 예정이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6월2일 지방선거를 겨냥해 북풍을 유도하려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런 가운데 KBS가 황당하고 어이없는 행태로 이같은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맞춰 이번 주말 서해교전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지시가 사측으로부터 내려왔다.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뜬금없는 서해교전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의도가 명백하다. 천안함과 서해교전을 굳이 연결시켜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하고 결국 선거에서 여당을 도와주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KBS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병사들의 시신이 인양되기도 전에, 진상이 규명되기도 전에 대대적인 모금방송으로 추모 분위기를 주도해 우리 군과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책임 추궁을 희석화시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무상급식, 4대강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정책 이슈들은 외면한 채 천안함 정국을 통한 안보위기 조장에 앞장서 왔다. 급기야 선거가 코앞에 이른 지금은 그것도 모자라 서해교전까지 끌어들여 여당을 위한 북풍 조성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다.

언론에게 권력은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어야지 결탁과 추종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KBS가 진정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이제 언론 본연의 자세를 되찾아야 한다. 낯 뜨거운 북풍 바람잡이 노릇을 당장 멈춰라. 끝끝내 국민을 외면하고 정부 여당의 홍보방송이 되고자 한다면 국민들은 KBS를 더 이상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단호하게 심판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트위터에 올린 몇 개의 댓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북풍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과 '서해교전 특집'은 별개의 사안으로 다룰 수 있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많은 점에서 유비 관계에 있는 서해교전과 천안함 사건을 함께 엮는 것은 상식에 가까운 일이겠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방금 전에도 적었지만 그래서 하는 얘기입니다 '지시가 있기 전'에 두 사건을 엮어 전하고(이건 엮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현 시점에서 그것이 갖는 위험성을 짚어야 그게 '정상적인 언론' 아니겠느냐는 거지요
살짝 오버했다 언론노조의 '언론포기 행위'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두 사건의 유비 관계를 애써 외면하려는 그 태도가 오히려 (독자에의 영합이라는) 시류에 편승한 또다른 '언론포기 행위'로 보여 해본 얘기였다 내가 보기에 '더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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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unlight 2010/05/24 18:2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 놈의 선거가 뭔지, 원... 망가지는 사람도 많고 뭉개지는 사람도 참 많군요. 이렇게 말해주면 될까요?

    "상식을 지켜라, 정의를 지켜라고 외치던 자들아! 이럴 때 니들이 무슨 꼴을 하고 있는지, 함 봐봐!!!"

    언론이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공기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헛된 망상을 퍼뜨리라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지요.

    정치인들도 하나같이 내리막길이군요. 똑똑하고 잘난 유시민이 막장 개티즌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보며 저쪽 진영의 하염없는 몰락을 느낍니다.

  4. 지나가는이 2010/05/25 14:0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大說주의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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