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운동 `보이지 않는 손`은 있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짧은 기록 (2)


촛불시위

지난 11월 30일에 있었던 교보문고 앞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 모습 ⓒ 하민혁


최근 '여중생 사망사건'은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되어 있다. 연일 촛불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반미감정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는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도 한몫을 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 사이에 누가 어디에 서명을 했느니 말았느니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가 하면 언론 또한 이를 거의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살인사건'인가 '과실치사'인가?

그러나 사실 이 모든 일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이 사건의 본질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 본질을 망각한 이미지 놀음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좋다. 우리는 먼저 이 사건이 '살인사건'일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둔다. 이는 미군측의 주장이나 무죄평결 등과는 전혀 별개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정황근거가 있다.

일부 무책임한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여중생을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 술김에, 혹은 화가 나서, 혹은 장난삼아 세번 네번 바퀴로 짓이기며 깔아죽였다'는 등의 이야기를 우리는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불확실할 뿐더러 운전병이 '악의 화신'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이 대명천지에 발생할 수 있으리라고 믿을 수 없는 까닭이다(이건 상식이다). 반면에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몇몇 증언, 이를테면 사고 당시 사고 피의자들이 현장에서 갈팡지팡하며 허둥대고 있었다는 등의 증언은 이 사건이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사고사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주고 있다.
 

범대위

여중생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여중생 범대위


그럼에도 현재 모든 여론과 언론은 이 사건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이런 사실에 대한 논구는 뒷전이다. 드러난 현상에만 주목하여 이미지 놀음에 치중하고 있다. 여론을 바르게 전달하기보다는 여론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을 따름이다.
 

'어느 여고생의 편지'

앞선 글에서 우리는 이 사건이 '특정한 의도를 지닌 세력'에 의해 이용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우리는 그 우려가 지금 현실이 되어 우리앞에 마주 서 있다는 생각이다.

이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 인터넷에는 '어느 여고생의 편지' 하나가 유령처럼 떠돌아 다녔다.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한 '작성자 미상'의 편지였다. 그리고 그 편지는 어느새 '플래시 형식'을 띠고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 편지를 접하면서 우리는 그 내용이 무척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그 편지의 주인공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1

그러나 당시는 여중생 사건 말고도 몇 가지 사건이 겹쳐 있었다.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었고, 월드컵 막바지에는 느닷없는 북한의 '서해도발사태'가 이어졌다. 특히 '서해도발사태'의 경우, 이른바 '연평총각' 사건이 불거지면서 서해도발사태에 대한 북한과 남한의 책임소재를 두고 남남 언론사간 치열한 언언공방이 전개되었다. 도발한 쪽은 가만히 있는데 도발을 당한 쪽에서 '알아서 기는' 형국이었다.

겨우 3명의 상근인원으로 사이트를 꾸려가던 우리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우리는 먼저 연평도로 달려갔다. 당시 상황에서는 그게 우선순위라 여겼기 때문이다. 거기서 우리는 '연평총각'을 두고 벌어진 서해도발사태의 원인에 대한 언론사간 책임소재 공방에 대해 나름대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그러나 그 실마리는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 이유는 다른 글을 통해 전할 날이 있게 될 것이다).
 

'여중생 범대위'는 '쌩양아치 집단'이었다?

촛불시위

지난 6월 30일 여중생 49재 모습

다음 수순은 당연히 여중생 사망사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기사문에서 밝혔듯이, 이 사건에 대한 취재는 이른바 '여중생 범대위(이하 범대위)'라는 단체에 의해 처음부터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취재 자체가 원천봉쇄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범대위가 우리에게 가한 직접적인 위해는 인터넷신문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안겨주었다. 네티즌 회원의 취재에 의존하던 인터넷신문은 그 사건이 공개되면서 네티즌 회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신분보장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의 이름으로 취재 나가기를 거부했고, 그 바람에 상당 기간 기사를 내지 못하는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우리는 여러차례 '여중생 범대위'측에 전화를 걸어 이 사태에 대한 범대위의 공식적인 사과와 카메라 반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범대위는 그 요구를 번번이 거절했다. 오히려 더 당당하게 큰소리를 쳐댔다. '시민단체'라기보다는 영낙없는 '깡패조직'(더 정확히는 뒷골목 양아치들)의 모습 그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범대위'의 수상하기 짝이 없는(무슨 '쌩양아치집단' 비슷한) 정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범대위라는 집단이 어떤 집단이길래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터넷에서 나름대로의 자리를 지켜온 인터넷신문의 취재를 방해하고 게다가 카메라까지 강탈해갈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거기에 대해 일번반구의 사과도 없을 수 있단 말인가? 사과는 커녕 도리어 우리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을 '프락치' 집단으로 몰아, 게시판을 통한 이른바 '사이버테러'를 지시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모든 패악질을 어떻게 시민단체라는 이름을 버젓이 달고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여중생 범대위와 자통협, 그리고 민중의 소리

촛불시위

범대위의 목표는 오직 '미군철수'

이러한 의문은 범대위의 정체에 주목하면서 하나씩 풀려갔다. 범대위는 처음 우리가 생각한 '시민단체'가 아니었다. 여중생 사망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만든 자발적 단체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지닌 조직에 의해 특정한 목적을 띠고 결성된 하부조직 가운데 하나였다.

공식명칭을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로 내건 범대위는 2002년 6월 26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이하 자통협)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의되고 자통협 산하조직 형태로 결성된 임의단체에 지나지 않았다. 범대위는 다만 명목상으로 내세운 껍데기일 뿐이고 실제로 범대위를 움직이는 세력은 자통협이었다.

그렇다면 자통협은 어떤 조직인가? 자통협은 "조국통일은 반통일세력과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 때만 가능"하다는 인식하에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 연방제 통일방안의 합의·확산 등'을 4대 정치적 과제로 내걸고 '그때그때 조성된 정세에 맞게 구체적인 요구와 구호를 내걸고 싸워나가고' 있는 연합체적 성격의 단체이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는 자통협이 일관되게 주창하고 있는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범대위가 "주한미군은 이땅을 떠나라!!"는 구호를 내걸고 이 사건에 뛰어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범대위는 처음부터 여중생 사망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일관되게 '양키고홈'을 외쳤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에 터를 닦은, 마찬가지로 자통협 산하 조직 가운데 하나인 '민중의소리'는 범대위와 라인업을 형성하며 범대위의 모든 활동과 주장을 사진과 기사에 담아 전했다.
 

"주한미군은 이땅을 떠나라!!"

민중의 소리

ⓒ 여중생범대위

범대위를 앞세운 자통협은 이 사건을 "대중들을 통일운동의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용코자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거의 연일 미군 규탄대회를 열었고 거기서는 예외없이 미군철수 주장이 터져나왔다. 나이어린 학생들도 어김없이 동원되었다. 사건의 진실규명보다는 오히려 '미군철수'가 최대의 목적이 되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통협의 이러한 미군철수 주장은,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 등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로 나아가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계속했다.

그러자 범대위는 일방적인 '미군철수' 주장이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던지, 자신들의 핵심 구호를 "주한미군은 이땅을 떠나라!!"에서 "미군장갑차 희생자, 신효순 심미선을 살려내라!!"로 바꾸었다. 집회와 시위 등을 통해 사회적 이슈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게으르지 않았으나, 여전히 대중으로부터 잊혀진 시위를 계속하던 중, 범대위의 활동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 민중의 소리 취재기자에 대한 미군 폭행사건이었다.

미군규탄 시위 도중 시위대에 의해 절단된 철조망 안으로 들어가 취재를 벌이던 민중의 소리 기자 두 사람이 미군에 의해 폭행 당한 이 사건은, 나중에 '철사줄로 꽁꽁 묶여'라는 신조어를 남길 정도의 센세이셔널한 기사 바람을 타고 매스컴에 전격 소개되었고 이후 인터넷을 통해 바람처럼 퍼져나갔다(이 기사 중 일부-'철사줄로 꽁꽁 묶여' 어쩌고 등-는 허위 날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도 이 기사는 수정되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민중의 소리는 이 사건으로 최근 '민주언론상'을 수상했다. 이 기자식으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결과 지상주의인 셈이다).
 

자통협, 마지막 '금도'를 깨다

여중생

참혹한 주검의 무차별 게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대위의 활동은 여전히 대중의 관심 밖에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시점부터인가 자통협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켜져 오던 일종의 '금도' 하나를 깨기 시작했다. 궤도차량에 짓이기져 내장이 드러난 두 여중생의 시신을 공개적인 장소에 게시(가 아니라 전시)하기 시작했다. 죽은이의 뇌수가 길바닥에 쏟아져 나온 참혹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그 사진은 어른이 보아도 구토를 일으킬 만큼 혐오적이었다.

뇌수가 쏟아져 나온 두 여중생의 참혹한 주검이 공개장소에 게시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설명)

자통협이 공개장소에 전시한 그 끔찍한 사진의 파장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그것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일반인과 학생들에게도 두 여중생의 참혹한 시신을 담은 사진은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참혹한 시신을 담은 사진을 어떻게 공개장소에 내걸 수 있느냐'고 하는 우려섞인 일각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확실한 반응을 담보하는 결과 앞에서 그런 반대 의견은 이미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 처음에는 대학가 등의 한정된 거리에서 전시되던 사진들은 점차 더 넓은 공간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인터넷 여기저기에 내걸리기 시작했다(요즘은 신문과 방송에서조차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 시신 사진이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 전체가 흡사 광기에 휩싸여 있는 느낌이다. 집단적으로 미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은 사실 미군 피의자에 대한 '무죄평결'이 나오기 전의 에피소드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반미운동의 확산은 누가 뭐라 해도 미군 피의자에 대한 '무죄평결'이 결정적인 동인이었다. 미군측이 아무리 양국 법체계상의 상이점을 들어 해명을 늘어놓는다고 해도, 미군 피의자에 대한 무죄평결은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법 감정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평결이었다. 그 이후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반미열기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다.
 

'무죄평결'은 예정된 시나리오였다?

 

촛불시위

여중생 추모 촛불행사에서 추모행사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 하민혁


지금 우리 사회는 반미 열기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러나 그 열기 어디에서도 이 사건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조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사건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본질은 무엇인지,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이 사건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누구이며 그들이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어떤 논구도 없다. 마치 그런 것들은 이미 문제가 아니라는 식이다.

외곽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없지 않은 건 아니지만, 거대한 반미열기 속에서 그것은 허랑한 소리로 스쳐지나갈 뿐이다. 설사 중앙으로까지 나온다고 해도 그런 주장은 '친미주의자' '사대주의자'라는 딱지만 붙이면 거기서 이야기 끝이다. 그 딱지가 붙는 순간 무차별 난도질로 절단이 나고 만다.

이 사건은 우선 그 성격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적어도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한에서, 이 사건의 기본적인 성격은 '과실치사'이지 범대위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살인사건'이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과실치사에는 미군 일반이 지닌 문제점과 부주의까지가 당연히 포함된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그럼에도 범대위는 여전히 이 사건의 성격을 '살인사건'이라 규정하고 있고, 일부 언론 또한 범대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건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중대한 왜곡이다.

메인기사 전부를 여중생 관련기사로 채운 오마이뉴스(사진설명)

사건의 성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이 사실은 무척 중요하다. 그것은 대중이 사건의 본질적 측면에 주목하지 못하고 있거나 사건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 대중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이미지 조작에 놀아날 수 있다는 의미인 때문이다.
 

자주통일 - 당위론과 반미운동 사이

사람들은 종종 대세론을 말하곤 한다(여기서의 대세론은 '당위론'이라는 말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대세론은 종종 다른 의견의 개입을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현재의 반미열기 또한 상당부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이름을 들먹이며) 너희들이 아무리 떠들어봐야 반미는 이미 대세이다. 그 대세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곧 시대에 역행하는 반역사적인 행위일 뿐"이라는 식의 주장이 그것이다. 이런 주장은 꽤나 설득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은 역사를, 역사의 진보를 일면적으로만 보려드는 단견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사건이 다 역사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역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아주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사건 하나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이루면서 역사의 중심에 선 예는 많다. 이른바 대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대세가 반드시 역사의 진보에 기여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장차 완전한 자주통일국가를 이룩하고자 하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 대세론을 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하고싶지 않다. 변화는 어느 시기에나 있었고 지금이 변화해야 할 '바로 그 시기'라는 점에도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우리는 이 사건의 본질적 성격이 오도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진흙탕에 밀어넣어 역사를 정체시키는 일이다.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과 북한의 서해도발사태

여중생 사건이 난 얼마 후에 우리는 북한에 의한 서해도발사태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꽃다운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북한군의 총탄에 맞아 스러져 갔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한 진실은 아직도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어느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일을 밝혀 전하는 것은 대세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이상한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 있는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도 잘못된 미신이다.

현재 매스컴은 반미운동의 최선봉에 서 있다. 서로가 향도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매스컴에는 연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반미운동이 오르내리고 있다. 방송에 얼굴을 디밀고 소리높여 반미를 외치는 그들에게 묻고싶다.

당신들은 도대체 소파협정이 뭔지는 아느냐고?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하게 되었는지는 아느냐고? 여중생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북한군의 총탄에 맞아 전사한 장병들의 이름은 알고 있느냐고? 당신들을 지금 여기까지 끌고온 자통협이 뭐하는 곳인지는 아느냐고? 그들의 노선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고?

항변을 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미군측의 오만한 태도에 있고 우리는 지금 미국과 미군의 그런 태도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그렇다면 미군을 우리나라에 불러들인 게 누구이고 누가 미군을 그렇게 오만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반성 또한 병행되어야 마땅하다. 사고가 난 도로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우리 정부의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보고 그 책임 또한 따져물어야 한다.
 

매스컴은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짚고 있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 화면을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기사로 센세이셔널하게 장식한 언론사 메일링


그러나 과연 그런가? 그런 움직임이 있기나 한 것인가? 단언하건대, 현재의 반미 열기 어디서도 그런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은 무엇 때문인가? 누군가에 의해 이 사건이 '미군 철수'라는 한 방향으로만 이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사건을 처음부터 주도해온 미군철수를 통한 반외세 자주통일론자들이 그들이다.

통일에 이르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어느 길이 최선이라는 답이 나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실천적 통일 논의에서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 내지는 동의여야 한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제시한 통일방안이 절대하다는 식의 주장을 할 수는 없다. 특정 통일 방안은 그 특정 세력에게는 득이 될지 몰라도 그것이 국민 다수에게 득이 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통일 노선의 차이를 간과하고 자신만의 통일 방안을 실행에 옮긴 결과를 우리는 해방 직후에서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불과 반세기 전의 역사를 통해 직접 온몸으로 확인한 바 있다.

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은 존중되어 마땅하지만 그러나 국민적 합의에 의하지 않은, 일부 세력에 의해 주도되는 통일논의는 경계하여 마땅하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의 반미열기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의 시위가 필요하다는 일각(특히 자통협)의 반복되는 주장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 기자의 시각에 동의를 표한 바 있다.

촛불시위

촛불 추모제의 아이들

"여중생 사망사건의 미군 피의자에 대한 '무죄평결'은 어떻게 보면 시민사회단체가 미군과 미국 사회 일반의 감정을 최대한 자극함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 결과이다. 즉 '불순한' 시민단체가 주동이 되어 지속적으로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미군측의 배심원 제도가 갖는 맹점을 이용한 결과가 미군 피의자의 '무죄평결'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기자의 이같은 시각이 충분히 음미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시민단체와 언론이 이 사건의 여론화를 위해 노력한 바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 공헌을 폄하하고자 하는 생각도 없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압력, 즉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하여 가한 온갖 압력이 결과적으로는 배심원의 무죄평결을 유도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군'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자'로 몰 수는 없다

사실 미군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들은 자신이 오직 미군이라는 이유 하나로 부당히 '살인자'로 매도 당하고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는 잠깐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된다. 게다가 자통협은 미국의 재판 제도가 배심원에 의한 평결을 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재판이 열리는 날까지 재판정 앞에서 "퍼킹유"를 외쳐댔다. 그런 마당에 어떤 배심원이 유죄평결 내리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미군이 무슨 성인군자이기를 바라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그들 또한 감정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무분별한 감성적 접근은 역시 그만큼의 감정을 상대에게 안겨줄 수 있다. 이건 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를 떠나 인간의 성정 일반에 대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자통협은 자신들이 보여준 행동이 배심원의 평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질 못했던가? 아니면 혹여 무죄평결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인 행동을 한 것인가?

우리는 자통협이 의도적인 전략에 의해 무죄평결을 유도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며, 그것을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 우리의 관심은 이제 와서 자통협이 그것을 유도했는가 유도하지 않았는가 따위를 따지는 일에 있지 않다. 다만, 압박 일변도가 아닌 다른 접근 방식 또한 얼마든지 열려 있었음에도 자통협이 왜 처음부터 끝까지 강경책만을 고수했는가 하는 점만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나라 정부의 대미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해 반미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소유한 자통협이라면, 반미운동 확산을 위해 그 정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수행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는 때문이다.
 

자통협은 범대위의 가면을 벗어라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정말로 관심을 갖는 부분은 지금 일고 있는 반미열기가 자통협의 그것과 동일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무죄평결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이성적 접근이 아닌 감정을 앞세운 반미운동은 국민 일반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반미운동에 치중하는 경우 우리는 필연적으로 반한감정과 마주 할 수 밖에 없다. 자통협의 주장대로 그것이 일면 우리 정부의 대미협상력을 높이는 성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오마이뉴스

반미가 대통령 만든다?

이것은 미국에 의한 반한감정을 두려워 하거나 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다. 그 길 외에는 길이 없는지를 감성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하여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그게 문명사회에서, 그리고 지구촌 사회에서 독불장군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식이고 우리가 취해야 할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 배울 게 없어서 북한식 떼거지 정치를 본 받고 민족주의라는 이름을 팔아 국수주의에 빠질 일이던가.

반미운동을 대선전으로 확대 이용하는 오마이뉴스(오른쪽 그림 설명)

여중생 사건을 보는 논리가 얼마나 감성적이고 무분별한 지경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그 가운데 가장 단적인 사례는 이번 여중생 사건을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여중생 성추행 사건과 단순 비교하는 경우이다. 지난 2000년 7월 오키나와 주둔 미군 병사가 여중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여 일본내에 반미 분위기가 비등해지자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사건 발생 19일만에 당시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에게 이 시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과 일본의 미군여중생 성추행 사건

이를 두고 반미운동을 주도하는 진영에서는 일본의 경우 성추행 사건에서도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는데, 사람이 둘씩이나 죽은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고 주장한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여고생의 편지글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이다. 엊그제 TV토론에서는 명색이 역사학자라는 자(한홍구)까지 이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의 대응이 오히려 미미하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둔 미군 병사의 성추행 사례는 두 여중생 사망 사건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하나는 고의에 의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과실에 의한 사고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는 공무중 사건이 아니었고 다른 하나는 공무중에 발생한 사건이다. 여중생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도대체 공통적인 사항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소위 역사학자라는 자부터가 TV토론에 나와서 버젓이 그런 논리를 갖다 붙이면서 어거지를 부리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어거지는 사태해결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이런 접근은 서로간에 감정의 골만을 깊게 하고, 나아가서는 그 무지로 인해 상대의 경멸을 초래할 뿐이다.

하여튼, 억지이건 말았건, 범대위라는 껍데기를 둘러쓴 자통협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결과적으로 범대위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 범국민적인 반미 열기는 이제 제대로 불이 붙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한번쯤은 머물러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한다. 이 길이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인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운동을 주도하는 세력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을 유념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도 거기에 이르는 과정의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지 못하다면 그 일에 기꺼운 동의를 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 자신만의 잣대로 상대를 임의재단한 다음, 깡패조직에서나 가능할 법한 집단린치를 행하고 타인의 재물을 강탈하는 짓까지 서슴치 않는 집단이라면, 그들이 아무리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해도 그 목적에 한번쯤 토를 달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상식이다.

그러므로 범대위, 아니 자통협에 묻는다. 그대들은 이 운동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가? 사건의 진실인가? 미군철수인가? 반외세 자주통일인가? 아니면, 진보 팔아 장사하는 양아치들 세상인가?

그것도 아니면, 무엇인가?


(계속)
/ 2002-12-31 오후 9:34:44  

-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다.
- 몇몇 사람을 계속해서 속일 수도 있다.
- 그러나 모든 사람을 항상 속일 수는 없다. - A. 링컨.
  1. 영웅이 되었어도 수십번은 되었을 법 하지만, 이후에도 저 편지를 쓴 여고생이 누구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왜?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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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효순·미선양 추모·상경투쟁

    Tracked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2009/06/12 20:44 Löschung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신효순·심미선양 추모 분향소가 13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다.‘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12일 “효순, 미선 두 여중생 추모 7주기를 맞아 오늘 정오에 사고현장에서 추모제를 지냈다”면서 “사고현장 추모제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서울 시내에 추모 분향소를 마련한다”고 밝혔다.평통사 관계자는 “애초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불안정해 대한문으로 임시 결정했다”면서 “당일 상황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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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ㅇㅇㅇ 2009/01/30 09:4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수구 하는 꼬라지하고는...

  4. ㅇㅇ 2009/01/30 10:0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나도..그당시 의경으로서..고생좀 했는데...
    사실과 많이 달라요..
    우선 죽은 여중생의 부모들의 거의 참석을 안했고...
    누군지 기억이 안나지만...
    둘중 한명의 아버지만 거기에 빠져 정신을 못차렸어요
    그쪽 주동자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보상금을 시위하는데 쓰고 그랬으니까요
    상당한 양의 보상금을 받았는데 그거 시위하는대 쓸정도니깐요
    사단장이랑 다른 간부들도 와서 사과하고 그때 운전한 병사는
    MBC인가 에서 보니깐 미국에서 정신병?때문에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었던데...
    시위 주도하는 사람은 그걸 생업으로 하는사람이라 그런지...
    열시미 말도 안되는 말을 퍼트리고...
    지들이 차를 운전해서 의경들있는데 와놓구선 의경들이 차를 둘러쌓다고 소리치는거보면...
    답답해요..그런사람들이 주도하는 시위는 너무 문제가 있는데...
    시위 자체보다 말도안되게 사건을 외곡해서 그러는건...답답하네요..

  5. 불쌍한.. 2009/03/09 08:0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이런 글에 관심을 표한 다는것 자체가 수치 스럽지만 미군을 물러 가라고 한것은 당시 뿐만 아니라 기존 여러 사건들의 감정들이 쌓여서 미군 철수의 구호 나붙은거다. 어마나 많은 사람들이 미군에 의해서 죽었는지 아는가? 전쟁 ? 웃기는군 80년대 이후다. 욕하기는 싫지만 무조건 무슨 보이지 않는손
    그리고 전경 다녀 왓다는 사람 전경이어서 단순히 대치만 하고 있었을 텐데 돈을 받았는지 않받았는데 댁이 어떻게 아는가...

    한심 한 작자들 역시 전경들은 사회에서 쓰기에는 그 정신 세계가 오묘해서 힘들거 같다.
    우리 회사에서 전경 출신들 있었지만 죄다 짤렸지...참 오묘한 정신 세계를 가진 그들.. 회사에 무슨 일만 있으면 무슨 세력 탓이나 하고 있지도 않은일 지어내고...

    하민혁이라고 했나?? 글을 쓴다면 당연히 사실에 근거 해야 한다. 왜 저런 글들이 나오는지도 봐야 한다. 있지도 않은 세력이 어쩌느니 하는 웃기는 글은 일반 찌라시 광고 글만도 못한 쓰레기에 불과 한거다.

    이따위 글에 댓글 달지 않으려했지만 댁이 불쌍해서 단다.

    • iresis 2009/03/21 23:35  편집/삭제  댓글 주소

      ㅡㅡ;;

      그러니까 이런사람들이 범민련,자통협의 반미 데모 소모품으로 쓰인다는...

    • 하민혁 2009/03/22 01:50  편집/삭제  댓글 주소

      iresis님/ 잘 보셨습니다. 소모품. -_-

      사실 아닌 것 하나 없이 사실만 적은 글을 두고도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설레발을 치는 게 저 친구들입니다. 저 친구들한테는 사실조차도 지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거짓일 뿐이고, 도무지 헛소리라도 지들 입맛에 맞으면 사실이 되어버립니다. 세뇌라면 기분 나빠 할 수 있으니 그 표현은 접고 그냥 '중독된 인생' 정도로 정리하면 무난하지 않을까싶습니다.

  6. 이건아니다 2009/03/09 09:2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어찌됬건 죽은사람한테 이러지좀 말자.
    너네가 어떤 더러운돈 몇푼에 양심을 판다해도 내알빠는 아니지만 이건좀 아니잖니?
    게다가 글을 자세히읽어보면 앞뒤도 맞지않는다

    또 불쌍한.. 님말씀처럼 사실도 아닌일을 떡하니 블로그에 올려
    연관성있는 기사마다 링크걸어놓고 "이것좀봐주소~ 사실은 이런거라오" 라며
    글을 홍보하고 계시내 내입장에서보면 신빙성제로.

    은연중에 사실인척을 하고계시지만 내용은 소설에 가깝다

    • 하민혁 2009/03/09 14:06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이 글도 그 말 하고 있는 글인데요. 죽은 사람한테 이러지 좀 말자는. -_-
      그리고, 정말 중요한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은연중에 사실인척을 하고계시지만 내용은 소설에 가깝다"

      그렇습니다. 소설 같은 일이지요. 소설에서나 볼 법한 일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소설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게 또 신화 혹은 전설이 되고 있는 게 바로 21세기 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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