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 대통령은 평통자문회의 발언에서 역대 군 수뇌부를 향해 "거들먹거린 거 말고 뭐 한 게 있느냐"고 따졌다. "직무유기 아니냐"며 핏대까지 세웠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분분했다. 크게 두 갈래였다. 쓰레기 장성들의 예를 들어 공감이 간다는 견해를 보이는 쪽과 거들먹거리는 건 오히려 노 대통령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쪽이었다. 양쪽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대통령 직은 어느 정도 거들먹거려도 좋은 자리다. 거칠게 말해, 거들먹거리라고 있는 자리다. 그게 권력이다. 거들먹거릴 수 없다면 그건 권력이 아니다. 문제는 거들먹거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위의 두 반응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대통령의 발언에는 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거들먹거리는 데만 열심이었지, 정작 직무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다. 에니웨이,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스스로가 모순된 행동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자신에겐 엄하고 타인에겐 너그럽게'

인간 노무현의 좌우명이다. 그런데 노무현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자신의 좌우명과는 정확히 '꺼꿀로' 가는 형태다. 타인에게는 엄격하되, 자신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지금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한 가지다. '거들먹거려도 좋으니, 직무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언론이 거들먹거린다고, 장성이 거들먹거린다고, 그러면서 저들이 자신의 직무는 내팽개치고 않다고 남탓 하기에 앞서, 대통령 자신의 직무에 충실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통령도 사람이니 서운한 것이 왜 없고 뵈기싫은 일이 왜 없을까?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직이 그런 이들과 쌈박질이나 하라고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 정 서운한 감정이 있고 그래서 씹고 싶은 게 있다면, 그런 건 참모들하고 뒷다마 까는 자리에서나 열심히 할 일이다.

사람들이 진절머리 나도록 지겨운 것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그 직을 이용하여' 국민에게 시시콜콜 일러바치는 행태다. 국가의 최고 권력에 있는 자가 '껍뻑'하면 국민 앞에 나와 '이건 쟤가 그랬대요~ 저건 쟤 때문이예요~ 내 잘못이 아니구요~' 하면서 징징거리는 걸 보는 일 자체가 지겹고 역겨운 것이다.

얘기가 삐끗~ 하고 살짝 엇나갔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발 좀 거들먹거려주길 바란다. 지금보다 더 거들먹거려도 좋다. 그러나 거들먹거리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직무부터 제대로 챙기면서 거들먹거려주길 바란다.

왜 10%대 지지율인지에 대한 답은 '개헌 제안'이 아니라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번에 노 대통령이 제안한 '연임제 개헌' 건이 '대통령의 직무' 보다는 오히려 '대통령 직으로 거들먹거리기' 혹은 '노무현표 거들먹거리기'의 또다른 버전으로만 보이기에 해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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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 나쁜 한나라당......

    Tracked from ISSSSSUE 2007/01/11 14:35 Löschung

    참 나쁜 한나라당이다...국민이 불행하다...경제부터 살려야 하는데...작년 한해 뭐했나?사학법 하나 가지고 1년동안 일은 하나도 안하고서는참 나쁜 대통령이라...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다.

  2. 노통 안보는 날 388일 08시간 59분 05초 전

    Tracked from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2007/02/01 17:57 Löschung

    웃긴 기사다.그래서 나도 한번...[clock] Our national nightmare will soon be over.http://nationalnightmare.com/ 기사보기 “부시 퇴임, 720일 8시간 42분 57초전!”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부시 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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