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사

2009/12/04 23:46 / 통신보안
여수는 언제 봐도 삭막하다 여수를 말 그대로 풀면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라는 뜻인데.. 바다도 그닥 아름다운 것같지는 않고.. 어디고 몸 하나 숨어들만한 구석을 찾기 힘든 동네다 오늘은 날씨까지 을씨년스러운 게 도무지 스산하다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은 게 지난 주다 주말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이번 주 월요일에 찾아뵙겠다고 한 게 오늘에야 찾아 뵈었다 다행히 한 고비는 넘기셨다 한다

근데 자꾸 퇴원을 하게 해달라신다 환자들 틈에 있으니 당신까지 환자같아서 싫으시다는 게 이유다 병원의 이 칙칙한 분위기는 나도 영 아니지만, 이제 한 해만 더 있으면 아흔이 되는 노인을 혼자 계시게 할 수는 또 없는 노릇 아닌가 답답하다

생노병사가 사람의 일이니 누구나 다 겪게 마련인 일이지만, 사람의 삶은 어쩌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에 있는 게 아닌가싶다 태어나는 순간 늙고 병들어 죽게 될 일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하고,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사람의 일생을 생노병사 네 글자로 요약하면서 무려 세 글자를 저렇듯 언밸런스하게 배치한 것도 어쩌면 그걸 강조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잊지 말라는 의미의.

그나저나, 역시 병원은 체질에 안 맞는다 기껏 하고 있는 얘기라는 게 이런 것이니 말이다
퇴원하겠다는 어머니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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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테츠 2009/12/07 10:3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얼마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향년 88세셨습니다. 조문오신 분들이 문상한 후에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저희 부모님에게 "그간 수고했습니다. 수발 드시느라"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호상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손인 저도 언젠간 한국엘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더군요. 하지만 아버지는 또 조금더 계셔주셨으면 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시원섭섭한 그런 게 묻어났습니다.

    민혁님의 어머님이 장수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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