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책을 읽을 때마다 자주 불편하다. 최근일수록, 인기가 있다는 책일수록 더 하다. 

요즘 출간되는 대부분의 역사 책이 역사를 기술하는 게 아니라, 역사를 이용한다는 인상이다. 이들에게 역사는 그저 자신의 주의 주장을 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역사는 확실히 재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틀로 역사를 제대로 해석해내는 이들은 분명 있다. 그러나 이는 극소수다. 대부분은 한갓된 자신의 상상력으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역사를 만드는 게 현실이다.

“이들은 모든 것을 망친다. 그들은 고기를 미리 씹어서  우리에게 주고, 역사에 대해 스스로 판결하고, 역사를 자기들의 선입견에 따라 왜곡한다.”

몽테뉴의 말이다. “나는 아주 단순하거나 아주 고급한 역사가를 높이 평가한다“고 몽테뉴는 말한다. 역사의 원재료만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그 원료를 가지고 올바른 요리를 마련하는 역사가들을 가리키면서다.

몽테뉴가 프루아사르같은 연대기 기록자나 역사적 인물의 맥락을 전하는 플루타르쿠스를 좋아하는 이유고, 위에서 인용한 것처럼 어중간한 이들에 대해 혹평을 하는 까닭이다.

책은 무엇 때문에 읽는가? 독서의 효용은 무엇인가?

동서고금을 통하여 늘 제기되는 물음이다. 그 답은 거의 언제나 정해져 있다. 책을 읽는 이유 가운데 으뜸은 생각을 자극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애용이 독자를 자극해서 답하도록,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설픈 이들은 독자의 생각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작자의 한갓되고 왜곡된 생각을 강제하고 그 생각에 가두게 할 뿐이다. 소설이나 자기 계발서라면 모를까, 역사 책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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